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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이 크는 나무 Jul 17. 2020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_ 재레드 다이아몬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지금 전세계는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많이 변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는 큰 위기와 변화에 마주하고 있다. 현재 이런 위기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위기, 선택,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대변동'을 리뷰하고자 한다.



대변동의 저자 제래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인류사와 문명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대가로, 총균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 등 문명 시리즈의 책으로 잘 알려진 분이다. 인류문화학자, 생리학자, 언어학자 등 수 많은 수식어들이 따라다니고 있으며, 총.균.쇠는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서점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익한 책이기도 하다..


재레도 다이아몬드 교수의 이번 책 대변동에서는 무엇이 위기인지 정의를 하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12개의 핵심 요인을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개인 차원의 위기 인식 및 해결방안을 국가의 위기에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사례로 7개의 국가의 위기과정과 해결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위기 상황을 맞게 된다.


위기란? ‘일반적인 대처법과 문제 해결법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을 말하며, 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닥치면 더 나은 대처법을 찾거나 부적절한 대처법을 시도해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이런 과정은 보통 6주 이내에 이루어지며, 여기서 단기적 위기치료 요법인 ‘울타기 세우기’ 설명하고 있다.


울타리 세우기는 “내 문제는 이 울타리 안쪽에 있어! 바깥쪽에 있는 것들은 모두 정상이고 전혀 문제가 없어!”라고 생각하며,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할 듯 하지만, 그런 변화는 애초부터 불가능하고 선택적인 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라는 심리요법을 말한다.



개인의 위기


저자는 개인차원의 위기극복 사례를 보스턴 나이트클럽 화재사건과 자신의 진로 문제에서의 위기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나에게는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대형 사건사고는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살다보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위기라고 할 수 있나?라는 의문감이 들었다.


하지만 위기는 사람마다 느끼는 체감이 다르고,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그것이 위기였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자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했다.


저자는 책에서 위기를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지점을 포착하고,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일반화를 시도하고 있다. 보스턴 나이트클럽 화재는 개인적 위기이자 희생자가 너무 많아 사회적으로도 새로운 해결책의 필요성이 제기된 위기였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첫 위기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캠브리지에서 생리학으로 대학원과정을 밟던 중 과학자로서의 진로에 대한 회의였다고 한다. 공부를 계속해 나갈 지에 의혹이 깊어졌고, 통역사가 되겠다고 부모님께 털어 놓게된다. 묵묵히 듣고 있던 아버지는 반년 정도 더 연구하다가 그 때도 아니라면 포기해도 늦지 않을 거라는 조언을 해줬고, 그는 순순히 아버지의 말을 따르게 되고, 케임브리지로 돌아와 쓸개 연구를 다시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는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얻어 박사학위를 끝내고 하버드와 UCLA에서 생리학자로서 교수직을 얻게 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자신의 위기상황을 선택적 변화를 통해서 성공으로 이끈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나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처음 위기 상태에 빠지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지는 일종의 공백상태와 마비상태에 빠지게 된다. 아무 생각도 안나고 정신이 멍한 상태가 한동안 지속되고, 판단이 흐려지게 된다.


그럼 이런 위기 상태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책에서 이런 위기 상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12가지 핵심요소를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앞에서 말한 ‘울타리 세우기’가 핵심이다. 실제로 잘못된 것을 구체적으로 찾아내서 문제를 명확히 하여, 변해야 할 것과 계속 고수해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 이 외에도 도움 요청, 정직한 자기 평가, 인내, 유연한 성격, 개인의 핵심가치 등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개인의 위기 극복 방법이 국가에게도 해당된다고 말하고 있다. 국가도 국가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기 평가와 울타기 세우기를 통해 제도와 정책에서 변화가 필요한 것과 변할 필요가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이 12가지 요인의 핵심은 현재의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평가해서, 새롭게 닥친 위기 상황에서 내가 고수해야 할 부분과 바꿔야 할 부분을 가려내서, 선택적 변화를 취하는 것.




국가의 위기


또한 저자는 개인의 위기를 국가의 위기로 확장을 해서 논증을 한다. 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이 7개 국가의 사례를 가지고 위기와 대처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 격변을 맞은 핀란드와 일본,국내의 정치적 타협이 결렬돼 위기에 처한 칠레와 인도네시아, 점진적으로 누적된 비폭발적 위기에 시달린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세계적 차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현재진행형 위기 등이다.


일본은 근대화 과정과 2차 세계대전 두 번의 위기를 경험했다. 1853년 페리 제도의 강압에 문호를 개방한 일본의 경우 봉건제도를 포기하고 헌법과 내각제, 금융제도, 새로운 교육제도를 받아들이는 선택적 변화를 통해 독립을 지키고 열강에 진입했다. 제2차 세계이후의 위기에서도 군사강국과 천황제의 신성을 버리고 민주주의와 새로운 헌법을 택함으로써 수출경제를 발전시켰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일본이 처한 현재의 위기 상황, 이를테면 정부 부채와 인구감소, 자원 관리,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 등을 지적하면서,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과거의 성공경험과 실패와 패배를 딛고 일어서는 인내심과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현재 직면한 위기는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미국 위기의 성격이 전후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위기라는 점을 지적한다. 경제적 불평등 심화, 정치적 타협의 실종, 시민의 품격 같은 사회적 자본의 쇠퇴, 공공투자의 감소와 고급노동 인력의 경쟁 우위 상실 등이다.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문화적 이점에도 위기가 진행중인 미국에 대해 저자는 무엇보다 위기진단과 자기평가가 없는 점을 우려한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쪽을 탓하는 습관, 문제를 바로 잡으려 하지 않고 자기 보호에 급급한 태도와 오만함 등이 진짜 위기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미국이 자초한 문제를 현명하게 풀기는 커녕 이 점을 헛되이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지적하는 미국 위기 해결의 관건은 울타리를 제대로 세우느냐다. 미국에서 제대로 기능하는 부문과 그렇지 않은 부문을 구분하고, 울타리 내에서 위기를 재촉하는 부문을 바꿔나가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7개 나라의 예는 우리의 과거, 현재 위기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저자의 위기탈출의 핵심은 ‘울타리 세우기’와 ‘선택적 변화’로 모아진다. 한국 사회도 냉정한 자기 평가를 해 볼 때인듯 하다.


https://youtu.be/ePOMBGlUknY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 급작스레 격변을 맞다 : 핀란드와 일본


핀란드는 1939년 국경을 맞댄 소련으로부터 대대적인 공격을 받았고, 일본은 개항을 요구하는 미국 함대의 침략을 받아 새로운 환경에 대처해야 했다. 핀란드는 소련과의 전쟁 이후 저자가 제시한 12가지 핵심 요인 중 7번째 요인인 정직한 자기평가를 통해 생존을 위해서라면 소련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했다. 민주주의 원칙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소련과 실용적 관계를 유지했던 정책은 10번째 요인인 유연한 대응이 작용한 결과였다.


일본이 서구 열강의 압력을 견디기 위해 시도한 선택적 서구화는 3번째 요인인 울타기 세우기의 일환이었다. 전통 가치 중 무엇을 유지하고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 선을 분명히 했고, 이를 통해 5번째 요인인 일본 상황에 가장 적합한 본보기를 찾아낼 수 있었다.



국내의 정치적 타협이 결렬되며 위기에 처하다 : 칠레와 인도네시아


칠레와 인도네시아는 심각한 경제적 혼란을 맞닥뜨리면서 위기에 빠졌다. 국가가 위기 상황이라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1번째 요인인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정치적 분열은 심화되었고 이는 결국 군사 쿠데타로 이어졌다.


두 국가의 선택적 변화에는 지도자의 가치관이 큰 영향을 미쳤다.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는 3번째 요인인 대대적인 울타리 세우기를 통해 신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독재자 수하르토는 ‘신질서’라는 새로운 통치 원칙을 세워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고 국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두 국가는 현재 평화적 시위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고 민주주의로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점진적으로 누적된 비폭발적 위기에 시달리다 :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재편된 세계질서 속에서 위기를 맞았다. 당시 독일에서는 나치 시대의 유산, 동독과 서독의 정치적 분할 등 여러 문제가 동시에 발발했다. 12번째 요인인 지정학적 제약이 극심했던 독일은 과거 적대적이었던 이웃 국가들과의 화해가 위기 해결의 핵심이라고 파악했다. 이는 독일이 패전국이라는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2번째 요인으로서 위기의 책임을 수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판단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전쟁 이후 새로운 사회 구성원을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에 부딪혔다. 영 연방의 일원이라는 자아상, 즉 11번째 요인인 핵심 가치를 고수하는 것이 변화된 환경에서는 실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리적으로 먼 영국이 아니라 아시아계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 6번째 요인인 국가 정체성을 다듬어나가고 있다.



국가적 차원을 넘어 세계적 차원으로, 현재진행형 위기 : 일본과 미국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지적한 현대 일본의 위기는 급감하는 출산율로 인한 인구 문제다. 낮은 출산율, 여성의 역할, 인구 고령화는 노동 활동이 가능한 인구 규모의 축소라는 측면에서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한국 및 중국과 관련한 과거사 문제도 일본이 미래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시급한 위기다. 지나치게 많은 정부 부채와 자연 자원의 관리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일본은 자원 빈곤국임에도 원양어업과 포경업에 대한 규제를 앞장서 반대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방식의 자원 활용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미국은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20년 동안 미국은 정치적 타협에 실패해 연방 정부의 셧다운을 초래하거나 필리버스터를 강행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것이다. 일본은 낮은 출산율, 여성의 역할, 인구 고령화, 한국 및 중국과 관련한 과거사 문제 등을 위기이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그 밖의 전세계적 위기 요인


전 세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로 핵무기 폭발, 기후변화, 자원 고갈, 생활 수준 불평등 등을 꼽았다


이런 위기들은 개인 또는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만은 아니다. 현재 우리라도 정치 양극화, 남북 문제, 계층 불평등 문제, 경제 불황 등 많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가적 위기는 지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신작을 오랫동안 기다려 온 독자들도 있지만, 해외 일각에서는 다양한 혹평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서평에서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이 많고, 일반화의 오류를 저질렀다”고 긴 분량을 할애해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저자는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문제를 다룬 장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토머스 팁 오닐 하원의장 시절을 셧다운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타협 정치의 모범사례로 꼽았지만, 실제 이 기간에는 셧다운이 8번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또 프레임에 맞춰 설명하기 위해 인종·젠더·관용·평등 등 다양한 갈등과 변수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분석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는 있다. 현실주의 감각을 결여한 이상론으로 사회의 복잡 다난한 현상인 역사를 결과론적으로 단순화하여 설명하고 있고, 비교역사론적인 관점에서 아무리 비교하고 거기서 교훈을 이끌어 낸다고 해도 그 결론은 당시 현실과는 크게 다를 수 있다. 즉, 그 당시의 역사적인 결정은 말그대로 우연일 수도 있고, 즉흥적인 사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단순화하여 바라볼 필요는 있다. 항상 진실된 이야기만이 진리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600페이지 분량의 책이라서 일반인들은 선뜻 읽을 엄두가 안날 수도 있는데,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닥치게 된다. 그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평가하느냐에 따라서 위기가 기회가 되기도 한다.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점검해보고, 울타리 세우기를 해서 선택적 변화를 취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책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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