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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이 크는 나무 May 11. 2020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올해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제대로 봄을 느껴보지도 못하고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아이들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요즘 내가 아이들과 집에서 틈틈이 하고 있는 것이 집콕 독서다. 


그냥 무심코 제목이 좋아서 집어 든 책인데, 한 편의 동화를 읽는 느낌이랄까? 많은 생각을 안겨주면서 그림과 함께 즐기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 더글라스 케네디의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다. 표지도 산뜻해서 요즘같이 코로나 19로 답답한 마음이 들 때 가볍게 쉽게 읽기에 좋다.


제목처럼 오로르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11살의 평범한 아이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로르를 자폐아라고 부르며, 장애인이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엄마는 오로르를 햇살이라고 부르고 오로르의 아빠는 공주라고 부른다. 오로르는 누가 뭐라고 부르든 상관하지 않는다.


오로르는 엄마와 세 살 많은 언니 에밀리와 함께 산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한 뒤 오로르는 엄마와 언니와 함께 파리를 떠나 퐁트네라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파리와 1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엄마는 위로를 했지만 언니 에밀리는 익숙했던 전부와 멀리 떨어져야 하는 것이 싫어서 펑펑 울었다.


오로르의 엄마는 은행 지점장이다. 오로르 엄마는 늘 즐거운 표정으로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날 직장에서 일어났던 멋진 일들을 오로르에게 들려준다. 오로르는 소리를 내어 말을 하지 못해 태블릿에 글을 써서 대화를 한다. 오로르는 빠르게 타자를 치고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을 한다. 오로르는 언제나 행복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순수하고 착한 아이이다.


오로르는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주 적다. 엄마, 아빠도 모른다. 오로르가 태블릿으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조지안느 선생님의 철저한 가르침으로 오로르는 태블릿으로 능숙하게 대화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오로르는 조지안느 선생님에게 자신이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가 있었다.


오로르의 아빠는 작가다. 아빠는 늦게 일어나고, 파자마 차림으로 종일 집에 있거나 카페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글을 썼다. 그런 오로르의 아빠와 엄마는 많이 싸웠다. 결국 엄마는 은행원을 만나고, 아빠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클로에를 만났다.


오로르는 아빠와 같이 있는 시간을 정말 좋아한다. 아빠는 오로르에게 신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오로르는 아빠와 엄마 집을 오가며 살고 있으며 '참깨 세상'에도 살고 있다. 참깨 세상에는 오로르의 단짝 친구 오브가 살고 있다. 오로르와 오브는 자전거를 타고 참깨 세상 곳곳을 다닌다.


참깨 세상에서는 모두가 아무 걱정이 없다.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얘들도 없고, 엄마 아빠는 행복하게 함께 지낸다. 그리고 참깨 세상에서는 오로르는 다른 사람들처럼 말을 할 수가 있다. 오브는 오로르가 사는 세상을 '힘든 세상'이라고 부른다. 힘든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은 오로르 단 한 사람뿐이다.


오브가 그랬다. "힘든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나름대로 외로워. 그래서 '친구'라는 개념이 생긴 거야. 친구는 그냥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야.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주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 본문 37P


동네에는 언니 에밀리를 찌질이 땅꼬마라고 놀리며, 오로르는 바보 동생이라고 놀리는 잔혹이들 일당들이 있다. 그리고 잔혹이들은 에밀리의 단짝 친구 루시를 뚱뚱하다고 코끼리라고 놀려댄다. 루시는 잔혹이들의 괴롭힘으로 늘 자신감이 없고, 자기 자신을 싫어한다. 루시의 엄마도 자기 딸을 너무 많이 먹는다고 뚱보, 쓰레기통이라고 부른다. 루시의 엄마는 미용사인데, 빼빼 말랐고, 늘 담배를 손에 들고 산다. 


하지만 루시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수학을 무지 잘한다. 루시는 괴롭거나 힘들 때도 수학 문제를 풀면서 위로를 받는다. 


언니 에밀리의 생일을 맞아 오로르네 가족은 친구 루시와 함께 '괴물 나라'에 간다. 괴물 나라 정문에는 온통 흉터투성이에다가 얼굴에 한쪽 눈을 감고 있는 콰지모토가 안내자로 있다. 과지모토를 보고 에밀리가 비명을 지르자 과지모토는 "나는 괴물이 아니야! 나는 평범해. 외모가 다를 뿐이야."라고 말을 한다. 에밀리는 바로 사과하고 콰지모토는 오로르와 가족들 모두를 놀이기구로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오로르와 가족들은 괴물 나라에서 신화 속 인물인 메두사를 여섯 번이나 만나게 되는 놀이기구도 타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세이렌의 안내를 받아 수영장에 도착한다. 물 한가운데서 불을 뿜는 용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그때 '잔혹이들'이 나타났다.


잔혹이들은 에밀리와 같은 반인데, 다른 사람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이다. 엄마와 에밀리가 멀리서 수영을 하고 있었고, 루시와 오로르 둘이 있을 때 잔혹이들이 다가왔다. 잔혹이들은 수영복 입은 루시를 평소처럼 코끼리라 부르며 괴롭히고, 겁먹은 루시는 잔혹이들을 피해 수영장에서 도망친다. 


오로르가 루시를 재빨리 뒤쫓아 가지만 루시는 사라지고 없었다. 경찰과 어른들은 루시를 찾아 나서지만 한밤중이 되어도 루시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오로르의 엄마는 안절부절못하지 못했다. 오로르는 지금 자신의 신비한 힘을 사용해서 루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루시의 엄마는 다음날까지 루시가 돌아오지 못하면 은행에서 잘리게 만들 거라고 오로르의 엄마를 협박을 했다. 그리고 무책임하고 멍청하고 믿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오로르의 엄마에게 악담을 퍼부었다. 


오로르는 엄마가 루시를 돌보지 못한 자신을 탓할 것을 걱정했다. 그런 엄마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오로르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실종된 루시를 찾아 나선다.




선생님이 말했다.

“오로르, 알아야 할 게 있어. 다른 사람의 행복은 네 책임이 아니야. 네 행복이 남의 책임도 아니고.”

“그래도 행복해지도록 남을 도울 수는 있죠.”


오로르는 참깨 세상의 오브와 함께 다음 날 새벽 괴물 나라로 간다. 그리고 루시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오로르는 여러 단서들을 통해서 숫자방에서 떨고 있는 루시를 찾아낸다. 


루시를 찾고 보름이 지났다. 조지안느 선생님은 오로르와 엄마 앞에서 최고의 멋진 소식을 전한다. 오로르가 다음 학기부터 일반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오로르는 신나서 깡충깡충 뛰었다. 자신의 또래 아이들이랑 어울려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조지안느 선생님은 1년 동안 오로르와 함께 다니면서 오로르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그림자가 되어 도와준다고 했다. 오로르의 엄마 아빠도 함께 기뻐했다.



잔혹이들 일당은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게 왜 나쁜지,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게 왜 아주 못된 일인지 말하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은 자신도 그만큼 겁먹고 있으며  자신의 두려움을 숨기려고 다른 사람을 괴롭힐 때가 많다고 말했다. ' 그리고 루시를 비롯한 여러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루시에게...


루시는 자기를 함부로 대한 사람들 앞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일! 자기가 얼마나 똑똑한지, 세상을 바꾼 공식을 칠판에 쓰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 대부분은 우리가 모든 것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주 거대한 우주에서 우리는 아주아주 작은 입자에 불과하다는 것도요. 본문 P119~120



오로르는 참깨 세상의 친구 오브에게 학교에 다니게 될 거라고 소식을 전했다. 오브는 오로르가 힘든 세상에서 친구들을 사귀면, 자기를 찾아오는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오로르는 오브를 껴안으며 우리는 영원한 친구라고 말한다.


오로르는 루시를 찾아낸 신비한 능력으로 주베 형사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는다. 오로르의 놀라운 능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돕겠다고 한다. 그리고 오로르는 앞으로 펼쳐질 멋진 모험의 기대감으로 오로르는 행복해한다.



우리는 보통 나와 다르다는 것은 틀리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최고이고, 남들처럼 그냥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 그런데 오로르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힘든 세상에서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신의 신비한 능력을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하고 싶어 한다. 


오로르는 자신의 다름은 약점이 아니고, 특별함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오로르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게 하기 위해서 말하는 법을 가르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교육을 한다. 누가 오른 것일까?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잔혹이들 일당들....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서 남들을 괴롭히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 여러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 모여서 지금 이 사회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오로르처럼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고 그 사람을 틀렸다고 규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니까.


쉽게 집어 들었던 책이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오랜만에 일상을 벗어나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다. 우리 아이에게도 읽어보라고 건넨 책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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