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나의 위치를 다지는 시간
회사에 입사해서 지난 5년 간의 나의 회사 생활을 돌아보면 사회 경험이 없는 내가 회사라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고, 통신이라는 새로운 지식들을 회사에서 배워나갔던 시기였다.
입사 당시 우리 회사에서 주로 취급하고 있던 제품들은 유선 선로들을 위한 동 관련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동케이블을 연결해주는 커넥터나, 전화국의 전송속도를 높여 전송 품질을 향상시켜주는 IDC타입의 단자류 등 동 관련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처음에는 통신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졌는데, 일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들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통신이라는 주요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일들이라고 생각하니까 자부심도 같이 가지게 되었던 때였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인 통신 제품들. 2004년도는 동선로 제품에서 광선로 제품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였다.
통신의 흐름이 동선로에서 광선로로 넘어가면서 광 관련 제품들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우리 회사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연구소를 개설하고 관련 제품들을 연구, 개발하게 되었고, 개발한 제품들이 하나둘씩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성장해 가던 시기였다.
입사 5년 차 대리 위치에 있었던 나.
이제는 회사에서 나의 업무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나의 위치를 다져가야 할 시기였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통신 시장에서 우리 회사가 살 길은 그 시대에 맞게 제품을 개발하여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주는 것이었고, 그것이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우리 회사의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던 시기였다.
나도 회사에서 나의 자리를 찾아 내가 하는 업무에서는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게 되어, 외부 고객이 나를 찾도록 고객 대응에도 많은 노력을 했었다. 각양각색의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겪게 된다.
회사에도 신입사원들이 하나 둘 들어오게 되면서 내가 신입 때 겪었던 일들을 똑 같이 반복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을 때가 많았다. 사람이 너무 욕심이 많아서 그런 걸까??
신입사원을 신입사원으로 봐주면 될 것인데, 어느 조직이나 있듯이 텃새라는 것을 왜 이리 부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타깃이 되는 직원이 꼭 있다. 내가 입사했을 때는 동기 중에서 내가 타깃이 되어서 알게 모르게 갈굼을 당했는데, 다른 신입사원들이 들어오니까 그중에서 또 타깃을 삼는 직원이 있었다. 참 어이없는 현실이다.
그런 후배가 안쓰러워 옆에서 보듬어 주고 챙겨주면 또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버릇만 나빠지게 한다고 나 역시 같은 취급을 당했으니까. 직원들 사이의 알력..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에서 오래된 선임이니까 모든 행동이나 원칙이 자기가 맞다 그러니 너희는 여기에 맞게 따라야 한다는 일방적인 요구들 너무 치사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반하면 하는 얘기가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는 것이지. 절이 떠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비아냥 거리고. 회사에서는 이런 나의 푸념을 맘 놓고 얘기할 상대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하지만 뒤에선 다른 화살로 나에게 되돌아 오는 현실은 알게 되면서 난 이때부터 귀를 막고 나의 일만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우선 내 업무가 먼저였다. 다른 사람들이 험담을 하든 말든 내가 바르게 행동하고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나중에 제자리를 찾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앞만 보고 일을 했던 대리 시절. 참 일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시기였다.
지금 과거를 되돌아보면 나도 나를 배척하는 직원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생각해봤어야 했는데,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었다. 내가 피해자인양 너무 자만하게 생활했고, 그래서 주위 소리에 귀를 막고 일에만 열중했던 것 같다. 업무에서 성과를 내어서 그것으로 대신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고 했다. 그것이 최선이 아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의 행동이 너무 아마추어였었다.
사회생활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대인관계이다. 일이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보다 조직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 상대방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까지 나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때는 어렸고,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다. 사회생활에서 넘어져있는 사람에게 손을 먼저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내가 스스로 일어나야 하고, 그 사람들과 옆에 서기 위해서 용기를 내야 하는 것도 본인 자신이다.
인생의 모든 흐름은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