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에 대한 이해와 배려

회사에서 나의 위치를 다지는 시간

by 꿈이 크는 나무


여자들이 직장 생활하면 가장 힘든 부분이 결혼을 하면서 가정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다.

나에게도 육아에 대한 부담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내가 지금까지 두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배려가 있어서였다.


우리 회사는 여직원들에게 임신과 육아에 대한 배려로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주는 제도가 있었다. 출근 시간 10시, 퇴근시간 5시.. 아니면 출근 10시 30분, 퇴근 5시 30분.. 하루의 업무시간에서 2-3시간씩 조정을 해주었다. 지금 내가 이 자리까지 와 있는 것은 워킹맘에 대한 회사의 따뜻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주위의 친구들이나 업체들에게 이런 탄력적인 근무시간을 이야기하면 정말 좋은 회사라고 칭찬을 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 좋은 제도이다. 결혼 당시 나의 출퇴근 시간은 왕복 3시간 가까이 걸렸다. 아침에 사람이 가득한 지하철은 정말 말 그대로 지옥철이었다. 내가 일반적인 몸 상태일 때는 이런 출퇴근은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들처럼 당연히 받아들였고,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임신 중에 만원인 지하철은 정말 많이 힘들었다. 나도 나지만 사람들에게 치여서 혹시 뱃속에 아이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고, 무거운 몸으로 1시간 넘게 서서 출퇴근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너무 힘들어서 결국은 회사에 양해를 구해서 출퇴근 시간 조정을 신청했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피크 시간을 피해서 출퇴근을 하게 되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제도를 보고는 몇몇의 남직원들은 역차별이라고 말을 하곤 했다. 여직원들만 너무 편의를 봐주는 것이 아니냐는 항의를 관리팀 팀장에게 자주 했던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한 다리 거쳐서 듣는 나의 입장에서는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이 참 무정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본인 와이프가 직장에서 임신이나 육아문제로 탄력적 근무를 한다고 하면 그 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를 할 것인가??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이해가 될 문제인데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려 한다.


우리 서로를 이해해주면 안될까요?


그렇게 말하는 몇몇 남직원들에게 나도 할 말은 많았다. 내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면 나도 급여 부분에서는 그 시간을 차감하여 받고 있고, 그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주어진 업무시간에서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로 인해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했다. 업무시간에 마무리를 하지 못하면 야근도 했고, 주중에 끝내지 못한 업무가 있으면 주말에 출근해서 그 일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그런 노력들은 보지도 않고 단지 눈앞에 보이는 사실로 판단하고 쉽게 불평불만을 한다.

그렇게 얘기하자면 대부분의 남직원들은 담배를 피운다(요즘은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 남직원들이 담배를 피웠다.)

업무시간에 아무렇지도 않게 나가서 담배를 피우면서 20-30분 우습게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데 나 같은 여직원들은 어떠한가. 점심시간이나 하루에 한두 번 커피 가지러 가는 시간외에는 자리를 지키고 업무를 한다.


남직원 여직원 편을 가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같은 직원끼리 서로 이해해주자는 이야기다. 서로 조금씩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이해가 될 일들을 너무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쉽게 한 마디씩 던지는 말들이 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상처가 된다. 그리고 그 직원들도 집에 가서도 본인 와이프, 아이들 위하듯이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도 똑같이 집에 돌아가서는 한 가정의 아내이고 엄마라는 사실을 알아 달라는 것뿐이다.



우리는 남직원 여직원이 아니고 같은 직원들이다. 같은 회사에 소속되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조직에서 주어진 업무를 함께 해나가는 동료이다. 한 가정의 아빠이고, 엄마이고, 자녀들이다. 그냥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일 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동료이다. 여직원이라고 봐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특수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직원에 대한 이해를 배려를 조금은 해주자는 이야기다.


우리가 하루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생활하는 직장 동료. 내가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는 그 직원이 나의 아내가 될 수도 있고, 나의 동생이나 가족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워킹맘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 우리나라가 OECD 가입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1.24명으로 꼴찌라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아무런 제도적인 개선이나 지원 없이 결혼을 빨리 해라, 아이를 많이 낳아라 하지만 현실을 살고 있는 나 같은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런 말들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현실은 직장 생활하면서 아이를 맘 편히 맡길 곳이 없어서 전전긍긍하고 있고, 아이의 교육 문제로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으니까.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혼자 의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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