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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이 크는 나무 Jan 19.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중국몽

월급루팡 표류기 12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2022 2 4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다. 중국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간소하고 안전하고 멋진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재차 밝히고 있는 중이다.


중국은 성공적인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하여 자국 거주 관중만 받을 계획이고, 대회 관람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필수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순조로운 올림픽 개최 준비와는 관계없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선수만 보내고 공식 대표단은 불참) 중국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한편 중국은 스포츠를 정치화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201041449001)


이러한 복잡한 정치 상황을 돌아보면 올림픽이 그저 단순한 스포츠 행사일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독일의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 일본의 1964년 도쿄 하계올림픽, 한국의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등이 개최국의 경제부흥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국력의 과시의 장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신흥 강국들이 자신들의 국력을 과시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얼마나 올림픽을 유용하게 활용하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치적 이유로 인하여 올림픽을 보이콧한 역사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1980년 구소련의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한국 포함)들이 선수단을 보내지 않자, 그다음 올림픽인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에는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국가(북한 포함)들이 대거 보이콧을 감행한 역사가 있었다. 심지어 1972년 독일의 뮌헨 올림픽에서는 팔레스타인의 ‘검은 구월단’이 선수촌을 습격하여 이스라엘 선수단을 살해하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모든 상황들은 스포츠를 정치화하지 말자는 대의론과 달리 스포츠가 정치의 무대로 활용되는 극적인 일화들이었다.


현재 중국은 시진핑의 3연임을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 중국공산당은 제20차 전국 대표 대회를 개최한다. 중국은 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를 통해서 차기 지도부를 정하고 있다. 현재 시진핑(69세) 국가 주석이 주창하는 ‘중국몽(中國夢)’, 즉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올해 재집권이 무척이나 중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중국은 제19기 제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서 1945년 마오쩌둥과 81년 덩샤오핑에 이어 세 번째 ‘역사 결의’라는 것을 통과시켰다. 중국 정치에 있어서 시주석이 앞서 말한 거대한 두 지도자의 반열에 들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보면 올 하반기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향한 중국의 정치적 노선은 명확해 보인다.

한편 세계 최강국 미국의 정치적인 이벤트도 올 하반기 계획되어 있다. 그것은 미국의 중간선거(상원, 하원, 지방선거가 대통령 재임기의 중간에 열리도록 제도적으로 맞춰놓은 선거)가 2022년 11월 8일에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국인 미·중의 정치 일정을 살펴보면 두 국가가 타협할 수 있는 여지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양자대결에서 밀리는 지도자는 국내 정치에 있어서 정치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열리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단순히 정치행사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정치 리더십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힘의 과시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이에 따른 불가피한 갈등은 명확해 보인다. 여기에 더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또한 걱정되는 현재의 국제정치 상황을 돌이켜보자면, 2022년은 매우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갈등 구도에서 중국 견제를 우선시하는 현재의 미국 외교정책을 감안한다면 러시아가 모종의 이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1969년 닉슨 독트린을 통하여 중국을 포섭하고 구소련을 봉쇄하는 정책을 펼쳤다. 전통적인 영미의 외교정책 중의 하나는 “Balance of Power”이다. 1969년 소련을 봉쇄하기 위하여 미국은 중국과 손을 잡았는데, 지금은 미국이 러시아와 손을 잡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사다난한 2022년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 시발점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포츠가 정치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다. 비록 단순한 스포츠 행사라 할 수 있지만 모든 국제 갈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경기보다 더 화끈한 경쟁의 장이 시작되는 자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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