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가를 시작했으면 언젠가는 그 시작에 대한 끝이 오기 마련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나이를 먹고 때가 되면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그리고 학교를 입학하게 되면 1년 2년 3년.. 시간이 지나 졸업을 하게 된다. 직장도 마찬가지이다. 입사를 하게 되면 타의든 자의든 아니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 정년퇴직을 하든 언젠가는 회사와 이별을 하게 된다. 우리는 보통 사람들이고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면 같은 사이클을 겪게 된다.
겪게되는 과정은 다를 수 있지만 그 종착역은 비슷비슷 하다. 우리가 태어나서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그러나 삶과 죽음이 아닌 우리들의 일상적인 생활은 시작과 끝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시작을 했으면 언젠가는 끝을 맞이하겠지만 그 끝은 새로운 시작점를 말해주기도 한다.
우리가 중학교를 졸업하면 그것이 끝이 아니다.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직장도 입사를 했으면 퇴사가 있다. 자의든 타의든 퇴사를 하게 되면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과정만 다를뿐이지 이렇게 돌고 도는 것이 인생살이이다. 이 과정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는 나의 숙제이고 몫이다.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것 중에 하나가 정년퇴임 후 무기력해져서 건강이 나빠지거나 단기간에 확 늙은 분들 이야기이다. 또한 반대의 경우도 있다. 선자는 이제 모든 게 끝나서 인생이 허무하고 무료하게 느끼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이제 시간도 여유로우니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할 시간이라 생각한다.
이래서 인생이 재미있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작은 생각의 차이가 나와 주변을 변화시킨다.
난 영원한 실패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듯 사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그 현재의 시간이 지나면 과거가 되고, 예전에 내가 꿈꿔왔던 미래의 시간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조금 주춤하고 웅크리고 있다고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이 시간이 있기에 내가 앞으로 살아갈 미래가 있는 것이니까. 이렇게 고뇌하고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이 시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예전에는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그 한발짝을 떼기가 참 힘들었다. 머리속에 너무 많은 생각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실패하면 어쩌지..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나를 먼저 생각을 해야하는데 외부에 너무 신경을 썼다.
어느 순간 나이도 먹고 여러가지 경험들이 쌓이다보니 예전에 두려워서 망설여졌던 일들이 이제는 먼저 해보자로 바뀌게 되었다. 모든 기준을 나로 생각하니까 모든일들이 쉽게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남들이 왜하냐고 했던 일들도 지금은 경험해봐서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런 작은 시작들이 쌓여가고 있다. 끝을 맺어가고 있는 일들도 있고, 끝이라고 생각했던 일들도 생각을 바꾸니 작은 시작점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이 설레고 기대가 된다. 나의 가까운 미래에 이런 일들로 한바탕 크게 웃고 싶다.
끝은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