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을 산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단어 "엄마, 아빠"
아직은 어머니, 아버지라는 단어가 나에게는 많이 어색하다. 출가한 지금까지도 난 엄마, 아빠라는 단어가 친근하고 좋다.
엄마, 아빠를 생각하면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있는데도 '사랑해요~ 고마워요~' 이 한마디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나의 딸들에게는 수시로 '사랑해'하면서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면서도 정작 나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부모님에게는 애정표현이 인색하다.
지금까지 무엇이든지 당연하게만 받아왔기 때문에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내가 먼저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부끄러워서 잘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무뚝뚝한 집안 분위기인 것 같기도 하다.
부모님이 언제까지 우리 곁에 계실지는 모르겠다. 살아 계시는 동안에라도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뵙고 꼭 안아드려야겠다. 따뜻한 안부 전화 한 통으로도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는데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 쉬운 일조차 하지 않는다. 지금 내 모습이다--;.
요즘은 뒤늦게 철이 들었는지 이런 애정표현을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노력해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경사가 대부분이어서 결혼식이나 돌잔치가 대부분이었는데, 언제부턴가는 장례식장을 더 자주 가게 된다. 나도 나이를 먹었고 내 주변도 나와 함께 그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하고 이별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나는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나간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 것 같다.
몇 년 전에 건강하시던 친구의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신 적이 있었다. 그 전날까지 안부를 묻고 즐겁게 통화하셨던 분이 그렇게 되셔서 친구가 많이 힘들어했다. 아버지와 헤어질 거라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운명은 갑자기 다가왔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언제든지 떠나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이나기 시작한게 그때부터였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어느 순간 변한다면 나는 많이 당황하고 힘들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다시 예전의 평범함으로 돌아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후회 없이 보내야 한다.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도 막상 겪게 되면 힘든데, 아무런 준비 없이 찾아오는 일들은 오죽하랴. 그래서 난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참고만 있지 않고,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속앓이 하지 않고, 당당하게 표출할 것이다. 그래야 지금 현재를 살 수 있고 내일을 살 수 있다. 그래서 난 지금 전화를 한다. 후회하면서 살고 싶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