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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이 크는 나무 Apr 05. 2018

자연을 노래하다~봄의 칸타빌레_박재홍 선생님

내가 만난 사람들 _ 인터뷰 3.

세상에는 다양한 풍경이 있다. 내가 매일 접하는 일상도 있겠지만 잠깐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나를 반겨주는 대자연과 지금까지는 잊고 살았던 나의 작은 꿈들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정답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노신의 고향에 나오는 글귀처럼 본래 땅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처럼 내 인생에서 어떤 길을 찾아 여행을 떠날지는 나의 선택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에서 이번에 찾아간 분은 자연을 벗 삼아 문학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대자연을 노래하는 시인 박재홍 선생님이다. 박재홍 선생님의 이력은 좀 특이했다. 공대를 졸업하고 현대기아자동차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31년을 재직한 자동차 전문가이다. 문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그가 시를 쓰고, 수필을 쓰고, 소설을 쓴다.


어떻게 보면 생소해 보일 수 있는 그런 그가 말하는 문학은 무엇이고, 어떤 생각을 가지며 세상을 살아왔는지 [내가 만난 사람들]에서 그와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31년간의 연구원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퇴직 후 문학과 함께 세상과 소통하는 '봄의 칸타빌레'의 저자 박재홍 선생님을 지금부터 만나보겠다.

[자연을 노래하다~봄의 칸타빌레의 저자 박재홍 선생님]


이번에 봄을 주제로 한 시집이 출간되었다. 곧 여름, 가을, 겨울 버전도 계절에 맞게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1. 정해(靜海) 박재홍 선생님 소개.


 -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 현대기아자동차연구소 수석연구원 31년 재직

 - 수상 : [한강 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2017), [신문예] 시 부문 신인상 수상(2017)

 - 현재 : [신문예] 수석부회장, [아태 문협] 부이사장, [한강 문학] 이사, [현대시인협회] 회원, [효도 실버신문] 편집 자문위원

 - 저서 : 시집 [봄의 칸타빌레], [윤동주 100주년 기념집], [2017 마음에 평안을 주는 시]에 작품 수록 外

     


2.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은 무엇인가요?


- 문학은 삶을 관조하여 그것을 표현한 언어예술이다.

- 문학은 감정을 다스리는 언어를 탐구하여 자기만의 언어로 만든 집이다.

   


3. 선생님께서는 공대를 졸업하셨고, 현대자동차 연구원으로 오랜 기간 근무를 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문학을 시작하시게 되셨나요?


자기가 학문하고 접한 분야가 어떤 분야이든지 자신의 정서나 사상을 사유의 힘을 빌려서 언어로 표현한다면 그것이 곧 문학이 되는 것이다. 나는 천성적으로 조용하고 감수성이 예민하고 사색하는 습성이 있다. 글쓰기와 그림과 조각과 음악을 좋아했고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 신앙 속에 자라나면서 성경을 애독하고 인간과 신에 대하여, 우주에 대하여 혹은 형이상학적인 문제에 관하여 관심이 많았다. 인문학 서적들을 탐독하기를 즐겨했다. 고전들을 탐독하고 시를 애독하고 베껴 쓰고 끄적이다 보니 어느덧 내가 문학인이 되어 버렸다.     



4.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한국 문학이 나아가야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좋은 질문이면서 어려운 질문이다. 문단의 여러 행사들을 가보면 평생을 문학을 하면서 살아오신 문단의 원로 선생님들께서 “문학이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가끔씩 듣는다. 오늘날 순수문학, 참여문학 등 문학의 장르에 관하여 얘기들을 하고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문학으로 뭘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내면세계에 더욱 솔직하고 충실하여 삶의 가치들과 생명의 존엄성 등 내재화된 영혼의 소리들을, 미세한 울림들을 글로써 표현해 내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문학의 방향은

첫 번째 문학이 대중들의 소통의 도구로써 더 충실해져야 한다.

둘째 시대적인 문화를 견인해야 한다, 다른 문화 예술 장르와 융, 복합으로 시대정신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첨단과학시대를 이끌어 가는 사상과 가치를 표현해야 하며 가치 지향성을 잃으면 안 된다.

넷째 작가들은 예전보다 다방면에 걸쳐서 더 많이 읽고 사색하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다섯째 작가들의 삶을 제고해야 할 때이다

여섯째 결국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삶의 모순과 고뇌를 직시하여 결국 창조 원형체로의 정신 회복을 지향해야 한다.     



5. 요즘 인문학이 뜨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인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낮습니다.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할까요?


인문학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여 흔히 중요성은 알지만 그 지식에 접근 내지는 공부와 지식의 활용 측면에서 많이 뒤처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했던 방법을 소개하겠다. 전 세계 유수 대학과 유명인사들이 추천하는 필독 인문학 서적 리스트를 정리하고, 소장 도서를 체크하고 없는 책들은 꾸준히 사서 읽고, 읽은 책들은 체크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리스트 한 책은 제목으로만 790권이 되는데 책으로는 850권 정도 된다. 내가 그 책들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읽었는지 여부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했다. 예를 들어 850권 중에 300권을 읽었다면 나의 인문학 수준은 35.3%이다. 이런 식으로 나 스스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물론 책을 한번 읽었다고 그 내용이 다 자기의 지식으로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극히 일부분만이 자기의 지식으로 된다. 내가 늘 말하는 것 중에 하나가 '겸손하라'는 것인데 인류의 보편적인 생각들을 읽지 못하는 3% 수준의 어린아이가 교만을 떠는 모습을 차마 보기 힘들어서 그런 것이다.


최근에는 Hundreader라는 앱까지 나와 있어서 인문학 도서를 확인 하기도 아주 편리해졌다. 인문학의 범주가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앱이다.

  


6. 선생님의 롤모델이 있으시면 누구시고, 그분이 롤모델이 된 이유는요?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다. 지구 상에 완벽한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잘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못하는 부분도 있다. 선배들의 삶 중에서 잘하는 부분 혹은 공감하는 부분을 존경하며 우러러본다. 어느 일, 개인을 꼭 집어서 나의 롤 모델이다라고 해 본 적은 없다. 단지 존경하는 어른들은 있다. 생각이 난다면 다산 정약용 선생 같은 분이다. 불운한 유배지에서도 백성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목민(牧民)의 길을 열어 가셨던 그분의 생각을 존경한다.     



7. 구독자 분들에게 추천해주실 책들이 있으시면 제목과 추천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칼릴 지브란 [예언자] :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삶의 문제들에 대한 질문을 하고 삶의 태도를 생각해 봄

정약용 [목민심서] : 신중하고 경건한 삶의 방식과 태도를 본받음 (참 선비 정신)

존 캘빈 [기독교강요] : 인간의 근원적인 영적 문제를 정립     



8. 선생님의 인생철학과 추구하시는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현대인들은 낙오와 도태의 불안감에 휩싸여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치곤 한다. 기능 훈육의 제도 하에서 오성이 마비된 동물적 본능과 습성이 강화된 생존 방식만이 진정 필요한 것인지 묻고 싶다. 인간은 거대 우주 질서 체계의 최대 수혜자이다. 공헌자, 기여자, 강화시키는 자, 수호자 내지는 창조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늘 깨어 숙고해야 할 일이다. 이룩된 선은 선을 행함으로써 기쁨으로 확인되어야 한다.


삶의 가치의 고귀함은 그 가치의 인지, 학습, 실행함으로써 기쁨으로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악을 행함으로써 쟁취한 선이라든지 가치를 훼손함으로써 취한 이익의 추구, 그것은 이미 선이 아닌 악이다. 그렇게 취한 욕망의 잔재물은 공익의 합집합으로 창조된 우주에서 어떠한 교집합의 원소도 갖지 못한다. 그것은 불협한 존재의 착취 또는 갈취 물이다. 그 원소는 가슴과 머리에 큰 구멍이 뻥 뚫려 찬바람만 쌩쌩 부는 아무것도 아닌 것 오류이다.


‘나’라는 존재는 우주의 정교하고 은혜로운 자연과 사회 공동체의 큰 틀 안에서 존재하고 있다. 타 개별 원소들의 기여분의 수혜를 여전히 흠뻑 받고 있다. 이제 누군가에게 되돌려줌과 기여와 돌봄의 손길을 조금이라도 펼치며 살아야 한다. ‘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애정 어린 마음의 눈으로 돌아보아야 하고, 사유하며 호흡하여 성찰과 돌봄의 시간에 극히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도덕 체계와 무관한 자연의 유·무기체들로부터 도덕과 유관한 인간이 보고 느끼고 깨닫고 취하여 질서를 부여해 나가야 한다. 다스려 나가야 할 어떤 지혜가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변이 된 시대의 아픔 속에 그 모든 모순과 아픔들과 좌절들을 딛고 꿋꿋이 일어선 사람들이 있다. 뒤틀리고 왜곡된 비시적인 자아를 직시하여 가치의 원형을 갈구했던 수많은 지혜로운 사람들을 따라서 나도 그렇게 나아가기를 소원해 본다     



9. 일반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저희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고 살아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AI가 사람을 대신하여 소설과 시나리오를 쓰고, 작사 작곡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AI는 지금까지 이미 나왔던 사람들의 글을 수집하여 것을 데이터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창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글과 생각들을 조합하여 흉내 낸 것이다. 언어의 탐구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표현들과 좋은 언어들만 골라서 조합시킨다면 감동은 되겠지만, 우주의 크기만큼 복잡 미묘한 인간의 미세한 감성을 기계가 따라올 수는 없다고 본다.    

 


10. 선생님께서 추구하는 문학세계는 어떻게 되시고, 준비하고 계신 문학작품이 있다면 간단하게 말씀해주세요.


올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계절 초에 시집을 한 권씩 낼 계획이다. 물론 지금까지 써두었던 시들을 계절별로 묶어서 출간하는 것이다. 틈틈이 적어 둔 수필집도 내야 하고, 집필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관해서도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그리고 소설을 쓰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11.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는, 배워 나가야 할 학생이다. 책을 읽고 사색하고 성찰하는 자세로 진지하게 시간 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2. 선생님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오랜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이제 문학에 올인을 했다. 그간 직장에 매어 있다 보니 독서와 글쓰기가 용이하지 않았는데, 지금부터는 독서와 글쓰기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자 한다. 문단 활동도 열심히 해서 한국 문단 발전에 어떤 부분이든지 기여하고 싶다.     



13. 독자 분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인류 역사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살다 갔고 지금도 지구촌에 선조들의 지혜와 어리석음을 똑같이 재생 반복하면서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 아주 중요한 근원적인 의문점에 대하여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성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알고 있는 것,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삶은 모순과 불합리와 부조리가 지구촌의 삶에 가득하여 우리의 가치관이 몹시도 혼돈될 때가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내면적인 영혼의 선한 소리들이 있다. 그러한 소리들을 탐구하고 발굴하고 재생해 내어 글로써 표현한 문학이라는 형태의 소통수단을 가지고 열심히 읽고 또 양분을 취하여 영적으로 풍성한 소통을 이어 나가, 삶을 성찰하고 아름답게 관조하여 승화하시기를 바란다.





봄의 칸타빌레
                                                  박재홍
 겨울이 가면 봄은 옵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오고
 잊고 있어도 봄은 옵니다
 여기저기 꽃들이 피어나
 생명 에너지가 넘쳐흐릅니다
 
 나 좀 보세요
 나도 좀 보세요
 개나리 진달래 복수초 노루귀
 얼굴 내밀며 활짝 웃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들 바라보며 즐거움만- 생각하세요
 우리들 사랑하며 행복만- 생각하세요
 모두 잘 될 거예요
 
 연하디 연한 약한 손으로
 단단한 흙을 밀어 올리는 꽃
 세상은 꽃으로 물들고
 새들도 봄을 맞는데
 하마- 사람이랴
마음 설레게 하는 봄이 왔어요^^


어린 시절 시 속의 아름다운 표현에 매료되어 마음 설레고 행복했던 기억들. 서점에 쪼그리고 앉아 좋아하는 시를 읽고 마냥 즐거워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랬던 내가 현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시험을 위해 문학작품을 읽고 시험을 위한 해석을 배웠다.


박재홍 선생님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문학에 대해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순수했던 그때 시를 읽고 소설을 읽으며 밤 잠을 설치며, 나도 시를 써보겠다고 연습장에 끄적끄적 써 내려가던 아련한 나의 추억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때가 새록새록 떠오르고 그리워진다.


사회에 나와서 내가 했던 글쓰기는 이런 나의 마음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목적을 가진 글쓰기가 전부였다. 제안서를 쓰고, 기획안을 쓰면서 목적 달성을 위한 글쓰기를 하였다. 언젠가부터 인문학을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고 어쩌면 사는데 시간낭비라는 생각에 생존을 위한 독서를 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시절. 내 마음속 깊이 꽁꽁 숨겨놓고 있었던 또 다른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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