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울타리

나만의 별

by 이은 Lien


<별>

밤 하늘 별 하나
내가 품은 작은 별
멀어질수록
더욱 빛나는 나만의 별
그 곁에 별 하나
함께 걷는 별 하나

by 이은




한 여자가 있습니다.
상처받기 싫어서
거절당하는 고통이 두려워서
자기 안의 불안을 감추기 위해서
아무도 함부로 다가올 수 없도록
자신의 마음 주위에 울타리를 세우고

살고 있습니다.

벽돌로 점점 더 높게
가시덩굴로 점점 더 단단하게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자신도 나가지 못하게
문 하나 없는 울타리를 세우고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만든 울타리 안에서

여자는 행복했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시간에 맞춰 움직이고, 마음만 먹으면 자기 뜻대로 모두 할 수 있고, 자기가 세운 규칙대로 움직이는 예측가능한 세상, 낯선 것이 없어서 편안한 세상 속에서의 삶은 만족스러웠습니다.

때론 혼자라는 외로움에
바깥세상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관계 맺음의 두려움으로
다시 그 자리에 있습니다.
가끔 용기 내어 한 발 내디뎌보기도 하지만 언제나 상처 가득한 세상에 혼자가 괜찮다고 외롭지 않다고 자신을 다독이며 내가 누리는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며 그 자리에 있습니다.

어느 날 더 커다란 울타리로
자신의 것을 품어주고 그 안에서의 삶을 그대로 누리게 해주는 누군가를 만나 함께하지만 여전히 여자는 자신의 것을 허물지 못합니다.
계속해서 더 단단하게 더 높게 세우고 자신만의 법을 정해 아이들마저 그 안에 꽁꽁 묶어두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여자의 법은 잘 지켜졌고 울타리 속 세상은 변화 없이 평온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은 자신의 세상을 가꾸어 나가고 바깥세상과 비교하며 여자의 울타리를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이며 나의 방식이 틀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아이들 앞에서 여자는 한없이 작아졌습니다.

지금껏 잘못 살아온 걸까?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자기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세상 안에서 여자는 마음 둘 곳 하나 없었고 불안함과 두려움에 한없이 흔들리는 자신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거울 앞에 앉은 여자는
서랍 속 오래된 노트 하나를 꺼내어 봅니다. 관계 속 자신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의 나,
변화가 두려워 용기 내지 못하고 울타리 안에 자신을 꽁꽁 묶어두기만 했던 그 시절의 나와 마주하게 됩니다.

자신이 세운 울타리가 나를 지키는 동시에 오랫동안 나를 가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이들만큼은 자신처럼 살지 않기를,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과 깊고 풍요로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를, 변화무쌍한 세상에 주저앉기보다 용기 내어 살아가기를 여자는 희망합니다.

울타리를 허물어 문을 내고
쉴 곳을 내어주며
스스로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모습을
따스하고 다정한 눈길로 바라봐주며
더 큰 울타리로 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자신부터 용기 내어야 한다는 것을 과거의 나를 내려놓고 다시 나를 찾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더 큰 울타리로 아이들을 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자는 여전히 두렵습니다.
나를 내려놓는 일과 새로운 나를 찾는 일은 변화를 기본값으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자기 안에 아직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와 마주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삶을 용기 내어 살아가고 있나에게 "괜찮아. 오늘도 충분히 잘했어." 토닥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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