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들키고 싶은 마음

by 이은 Lien
우리 딸 주머니 꼬깃꼬깃 시
<아픈 손가락>

햇살은 네게 더디 닿고
비는 너에게 먼저 스며드네
붉게 물든 멍
눈물 젖은 꼭 쥔 손가락
내 심장 걸린다

by 이은






들켰네!
자습 시간 공부하기 싫어
공부하는 척 끄적인 시
가슴속에 감춰둔 네 마음이구나.

조잘조잘 웃음을 주는 너
노래하며 춤추는 걸 좋아하는 너
일곱 살 아이처럼 해맑은 너
그 모습 속에 숨겨둔 네 마음이구나.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하는 것 같아도

어느새 마음속에

너만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었구나.



우리 딸,


많이 표현해주지 못해 미안해

많이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

네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 미안해

너를 생각하면 늘 미안한 마음뿐이구나.


네가 힘들다고 말할 때

먼저 판단하고, 먼저 답을 정해버려

네 마음을 놓쳐버린 순간

엄마라는 이름이 왜 이리 어려운지
나는 뒤돌아 서서 울컥한단다.



고마운 내 딸,


가끔은 툭 던지는 농담 한마디로
엄마의 무거운 마음을 풀어주는 ,

힘들어 지쳐 쉬고 있을 때

고사리 손 마사지로 엄마를 위로하는 너,

엄마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이 머리 엄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

"엄마는 웜톤이니까 오렌지색이 잘 어울려."

"엄마! 내 스타일이야! 완전 잘 생겼지?"

친구처럼 다가와 이런저런 얘기를 건네주는 너,
같이 웃는 순간들이 참 고마워!

사춘기라는 이름으로 너도 낯선 길을 걸어가고 있지.
앞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고,
스스로도 감당하기 힘든 마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밀려올 거야.
엄마가 그 모든 걸 다 대신해 줄 수는 없지만,
너의 곁에서 끝까지 함께 걸어줄 수는 있단다.



사랑하는 딸,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늘 서툴고 부족하지만

너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단다.
너를 이해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그럼에도 엄마 곁에 늘 친구처럼 있어줘서 고마워.


너라는 선물이 있어 내 삶은 반짝이고 있단다.


사랑해


가을의 시작과 함께

들키고 싶은 마음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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