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을 수 없는 마음
<간절하고 다정한 마음으로>
텅 빈 하늘을 바라본다
그저 바라본다
어딘지 알 수 없는
아무도 없는 그곳을
어느새 훌쩍 커버린 너를
그저 바라본다
by 이은
"엄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
"공부하러 왔는데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아.
일주일 남았는데 공부 한 건 하나도 없고....
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자신이 없어."
가슴이 먹먹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얼마나 답답할까...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고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러고 있는 게 맞아? 하며 불안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이 싫어지고 미안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가만히 서 있는 아이가 눈앞에 아른 거린다.
"어디야?"
"학교..."
(가긴 갔구나.)
"그럴 땐 장소를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야. 학원 수업 가는 날이니까 되든 안되든 가서 앉아 있어 봐."
(아... 눌렀어야 했는데...)
엄마의 말공부, 사춘기 부모 지침서 읽었던 책들을 떠올려 보지만 내 머릿 속도 하얗기만 하다.
"집으로 올래? 어떻게 하고 싶어?"
"잘 모르겠어...."
"친구를 만나고 오던지...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돌고 올래?"
"잘 모르겠어..."
"우선 집으로 와."
"자전거 조금 타고 들어갈게."
"그래... 전화하면 받고."
"응.."
그저 바라보는 일은 침묵을 견디는 일이다.
수십 번 말하고 싶은 조언을 삼키고, 손을 내밀고 싶다가도 멈추는 일이다. 혼자 방 안에 들어가 문을 닫는 아이의 등을 보며 혹시라도 힘든 건 아닐까 마음이 쓰이지만, 문을 두드리지 않고 기다리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저 바라보는 일,
그건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사랑을 조심스럽게 전하고, 불안과 걱정을 품에 안고도 믿음을 택하는 일이다. 아이가 넘어질까 상처받을까 걱정되면서도 스스로 일어나는 힘을 믿고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임을 아는 일이다.
때론 아이보다 내가 더 흔들린다.
고민 많은 표정, 무심한 말투, 닫힌 방문 하나에도 괜히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지고, 내가 이 아이에게 충분한 부모인지 스스로 묻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불안과 조심스러운 마음들까지도 결국은 사랑이란 걸 아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아이를 바라본다.
멀찍이서 웃고 있는 모습을
가끔은 힘들어하는 표정을
무언가에 몰두한 눈빛을
그저 바라보는 일은
지켜보는 시간 속에서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내 마음도 조금씩 자라난다는 걸, 부모도 아이와 함께 자라는 존재라는 걸 아는 일이다.
괜찮다.
괜찮다.
내게 위로를 건네본다.
오늘도 나는,
말없이 아이를 바라본다.
가장 간절하고 다정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