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안경을 파는 상점이 있었으면 좋겠어.
비겁한 겁쟁이가 되어 너의 마음을 훔쳐볼 생각은 없어.
다만 아주 조금만 용기를 내서 네게 그 안경을 선물하고 싶어.
네게 그 안경을 씌워 주고 싶어.
아주 성능이 좋은 보청기를 파는 상점이 있었으면 좋겠어.
너의 이야기를 몰래 엿들을 생각 따윈 없어.
다만 네가 조금만 더 내게 귀 기울여 쥤으면 해.
내 뛰는 이 심장소리를 들어줬으면 해.
오늘 한 상점에 들어가 봤어. 그리고 얘기했지.
"안경과 성능 좋은 보청기가 필요해요."
"아, 그리고 저기 있는 [용기를 주는 약] 라벨이 붙어있는 병도 한병 주세요"
주인은 거절했어.
저희 상점에서는 겁쟁이에겐 아무것도 팔지 않습니다.
나오는 길에 상점의 간판을 다시 보았지.
[겁쟁이를 위한 상점]
겁쟁이를 위한 상점에 들어간 순간 난 스스로 겁쟁이임을 인정한 꼴이 되어 버렸어.
하지만 겁쟁이를 위한 상점에서는 겁쟁이에겐 아무것도 팔지 않아.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