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7_김경민
날씨가 무척이나 습하고 덥습니다
그렇다고 날씨 탓을 하기에는
그대도 알다시피 무리가 큽니다
어쩌면 날씨 또한 고난의 시대로
원치 않게 동참한 것일 테니까요
책(마지막)이 출간되고 3년이 지났습니다
통상 4년에 걸쳐 출간을 해왔기에,
그래서 작년부터 힘들었던 것입니다
계약된 소설이 완결되었지만
출판경기로 파기되었음을
그대도 알 것입니다
여기저기 투고도 하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을 당했습니다
원고에 대한 자부심이 컸기에
분하고 창피했습니다
지금도 원고에 대한 애착은 넘칩니다
다만 유행에 뒤떨어지다보니
한복을 입고 경經을 왼 격이었습니다(여전히 그럴 것이라고 존심存心만 세우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자꾸만 걱정을 합니다
부담이 아니라 관심이란 것도 압니다
나는 사실 그 아이를 서랍에 넣었습니다
요즘은 책들이 많이 출간됩니다
주위에서 신간 소식을 자주 접합니다
이제는 출간도 능력의 시대인 것입니다
그들을 동색同色으로 보지 못한 좁은 마음이
나를 더 닦달하고 작게 만들었음을
부끄럽게 고백해 봅니다
아무른 습작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행로가 고민이기도 하지만
그건 아주 가끔일 뿐입니다
괜찮으냐고 그대는 물으십니까?
아닙니다, 아직은 괜찮지 않습니다
자존심을 버리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타자의 시선 또한 그렇습니다
한데 용기는 이미 가졌습니다
별 건 없습니다, 나를 믿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얼마나 잘 버티는지 그대가 보아주십시오
+ [그대에게 6]은 퇴고 중에 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_김경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