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만큼 힘들었다.
숨이 막히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단 한 번도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미치도록 잘 살고 싶었다.
진짜로. 잘.
그런데,
그게 도무지 안 됐다.
아무리 애를 써도
‘어떻게’ 잘 살아야 할지 모르겠는 거다.
그래서
도망치듯 절로 향했다.
사람도, 일도, 나 자신도
그냥, 다 견딜 수가 없었다.
어디든 멀리 사라지고 싶었다.
그곳은 참 고요했다.
휴대폰도 쓰지 못했고,
나를 아는 사람도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
이상하게
그게 그렇게 편했다.
해방된 느낌이랄까.
내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는 곳.
그런 곳에서,
오랜만에 조금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러다 스님과 차를 마시며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아무 이유도 없이.
입을 열어 처음으로 한 말은
“제가 너무 싫어요.”
그 한마디에
참았던 게 다 터져버렸다.
그렇게까지 오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누구 앞에서 그렇게까지 울어본 건
정말 처음이었다.
가족도, 친구도 아닌,
낯선 스님 앞에서.
그렇게 한참을 울고 있는데
스님이 따라 나오라고 했다.
말없이, 산 속을 걷기 시작했다.
그저 묵묵히, 걷기만 했다.
산 깊숙한 암자까지 올랐다가
내려 오는 길.
스님이 말씀하셨다.
“이름을 크게 외쳐보세요.”
근데 그게, 진짜
왜인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 이름인데
차마 부르지 못했다.
또 그냥, 눈물만 쏟아졌다.
스님은 가만히 기다려주셨고.
내가 내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는
산을 내려가지 못한다고 하셨다.
한참을 울다가
겨우,
내 이름을 외쳤다.
그 순간,
덜덜 떨리던 손.
가슴이 아려오던 그 느낌.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보세요.”
와.
그 말이 그렇게 어려운 말일 줄은 몰랐다.
사랑한다.
그 말 한 마디를 꺼내기까지
또 한참을 울었다.
겨우겨우 입을 떼고 나서
내려오는 길.
조금 알 것 같았다.
내가 나를 싫어했던 게 아니라,
사실은
너무 사랑해서,
너무 잘 살기를 바랐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던 거구나.
그래서
죽을만큼 힘들었지만,
죽고 싶지는 않았던 거구나.
나중에 마음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면서 알게 됐다.
‘자기 이름을 불러보는 것’
‘셀프 토크’
‘자기 연민’
그런 것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돌이켜보면
그게 처음이었다.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본 것.
그전에는
그럴 여유도, 용기도 없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여,
지금 사는 게 너무 버겁다면,
자신의 이름을 한번 불러보면 어떨까.
그리고
사랑한다고,
한 번 말해보면 어떨까.
어색하고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힘들수록
그만큼 나를 돌보지 않았다는 뜻일지 모른다.
그러니
그 말이,
조금 더 깊이 스며들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