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사람으로 살아왔다. 웃은 적은 있었지만 마음이 따뜻했던 기억은 없고, 눈물은 많았지만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은 기억은 없다. 누구보다 잘 버텼고, 누구보다 묵묵히 견뎠지만 그 시간 속에 어디에도 행복했다라는 말은 남아있지 않았다.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근데 난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내게 남은 것은 습관처럼 몸에 밴 고독뿐이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길을 걷고, 혼자 여행도 다녔다. 처음엔 괜찮은 척했고, 나중엔 그냥 아무렇지 않아졌다. 그러다 문득, 왜 나는 늘 혼자일까 생각했다.
누군가와 함께이고 싶은 마음, 내 마음을 털어놓고 싶은 욕구는 언제나 마음속 어딘가에 있었다. 그걸 꺼내면 이상할까 봐, 꺼낸다고 달라질 것도 없을까 봐, 나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사실, 곁에 누군가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나와 함께 걷던 사람도 있었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려 했던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마음을 내놓지 못했다. 내가 스스로 나를 가둔 채 마음 밖에서만 사람들을 맞이했던 탓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때 느꼈던 ‘고립된 나’의 감각만이 또렷하게 남는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든다. 나는 어떤 비극적인 일을 겪은 것도 아니고, 누구보다 무난하게 살아온 것 같은데 왜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까. 불행하지 않다는 건 분명 감사한 일이지만, 그 감사함 속에서도 무언가 빠져 있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아마도, 그 평범한 하루 속에서 진짜 나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감정을 조용히 눌러두고 살아온 나는 기쁨도 슬픔도 흐릿하게 지나쳤다. 결국은 아무 장면도 남기지 못한 채 그저 하루를 넘기기 바빴다.
그리고 이제야 묻게 된다. 나는 왜 그때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지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늘 혼자였고, 그것이 익숙한 듯 살아왔지만, 익숙하다는 말이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나도 빛나고 싶다. 혼자서도 나다운 모습으로, 밝게 빛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