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막연하게 꿈꿔왔던 '하루'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았다.
8:10 AM
여유롭게 일어나 따뜻한 물 한잔으로 시작하는 하루.
간단히 몸을 풀고 (강아지와) 가벼운 러닝을 한다.
집에 돌아와 씻고 컴퓨터를 킨다.
10:00 AM
나는 작가이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필요한 답장을 한 뒤 본격적인 일을 시작한다.
글을 쓴다.
12:10 PM
... 바쁘게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됐다.
오늘 점심은 파스타를 먹는다.
면을 삶고
베이컨, 마늘, 양파를 볶고
소스를 섞으며 마무리.
점심을 먹은 뒤에 휴식과 가벼운 산책으로 소화를 시킨다.
1:30 PM
이제 오후시간이다.
최근 흥미롭게 읽고 있는 책을 꺼내 읽는다.
작가로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는 것도 일의 일부이다.
책을 읽다가 영감이 떠올랐다.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 새로운 글을 쓰기 시작했다.
4:30 PM
벌써 배우자가 퇴근할 시간이다.
오늘은 함께 수영을 하기로 했다.
작업을 슬슬 마무리하고, 가볍게 외출 준비를 했다.
6:30 PM
즐겁게 운동을 마친 뒤,
서로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저녁 식사를 했다.
7:30 PM
요즘 취미로 함께 만들고 있는 게임이 있다.
오늘은 전체적인 UI를 손볼 예정이다.
+ 게임 등 쉬는 시간도 갖는다.
9:30 PM
숙면을 위해 폰을 내려놓고 함께 책을 읽는다.
오늘 읽을 책은 돈키호테이다.
읽다가 인상 깊거나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이야기도 한다.
11:00 PM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뒤돌아본다.
오늘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음에,
그리고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런 하루를 보내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았다.
꿈같은 하루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을 생각해 봤다.
1. 작가, 혹은 적어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직업
가끔 출근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재택을 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
출퇴근 스트레스 없이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고 싶다.
누군가가 정해준 하루가 아닌, 내 리듬에 맞는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 등 프리랜서나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
2. 나와 잘 맞는 배우자
정말 운이 좋게도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과 결혼하면 잘 맞는 배우자가 생긴다.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아마 가능할 듯.
위 시간표를 다시 보고, 머릿속으로 상상도 해봤지만 필요한 건 이게 다였다.
더 생각해 보자면 함께할 강아지 정도?
2번은 내가 직업을 갖고 자리를 잡는다면 결혼할 예정이고
... 음, 결국엔 1번만 해결하면 됐다.
쉬운 일이다.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어떻게 하면 대부분을 집에서 일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이를 위해 노력을 하면 된다.
하지만 그것은 불안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삶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 누구도 삶을 정해주지도, 만들어주지도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변하지 않는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움직여야 한다.
20대 후반, 많이 혼란스러운 나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시기.
얼마 전에 작은 회사에 합격해서 다음 달부터 출근하게 됐다.
직무는 내가 원하던 것이었지만,
이 일을 계속하면 내가 꿈꾸는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운 좋게 '출근하는 삶'이 괜찮을지 실험해 볼 기회가 생겼기에 한 번 나아가보고자 한다.
내게 안 맞을 수도,
내가 만족하지 않을 수도 있다.
처음 해보는 직장 생활이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해보고자 한다.
정말 아니라면, 다시 돌아가면 된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담대히 나아가자.
내가 가는 곳이 곧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