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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CK e Y Mar 27. 2021

마음에도 바람이 지나는 길 만들기

보이지 않는 곳을 정돈하라


SBS 나의 판타집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옥집을 체험하는 배우 엄현경님의 편을 보게 되었다. 멍때릴 시간이 많지 않아 TV는 잘 켜지 않는데 밀린 다림질을 하며 벗삼고자 리모컨을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한옥의 편안함을 좋아하고 동경하기에 눈길이 머물렀다. 다림질하며 곁눈질로 한옥의 풍경을 스그머니 훔치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의 연이 닿는 기분이었다. 특히 마지막이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하신 집주인이 나와 한 이야기가 마음 속 깊이 박힌다. 


"이 집에 사시던 할머님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바람이 지나다닐 길을 항상 만들어라. 보이지 않는 곳을 정돈하라 라고 하셨다. 살아보니 알겠더라."


"집 뒤에 낙엽이 쌓이고 그걸 내버려 두면 습기가 생긴다. 보이지 않는 곳을 더 신경 쓰고 가꿔야 편안하게 쓸 수 있다는 의미였다"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집의 의미가 더 커졌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집의 상태나 가구 배치만으로도 가족 구성원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집이 삶에 어느정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 집을 갖고 내 집을 가꿔나가며 우리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이 되다보니 손길이 닿지 않는 저 구탱이까지 마음길이 닿아 있다. 작은 집은 우리 가족의 마음과 같아서 구탱이 하나하나 정돈된 모습으로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보이지 않는 곳을 정돈하라, 그리고 바람이 지나다닐 길을 항상 만들어라."라는 말 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마음이 따뜻하게 물드는 것 같다. 집은 곧 마음이고 집이든 마음이든 바르게 정돈하고 선선한 바람이 지나갈 여유를 내주어야 집에도, 내 마음 속에도 거미가 줄을 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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