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동안의 이야기 - 여전히 평생의 숙제 '다이어트'
<작가의 서랍>에 육아 초기에 쓰다 말고 마무리를 짓지 못한 글들이 여럿 있다. 대부분 아기가 자는 짜투리 시간에 모바일로 끄적인 것이기에 끝을 맺지 못했다. 그 중의 한 글을 최근 경험을 덧붙일까한다. 평생의 숙제 - 다이어트!
임신 초기 몸무게 변화는 별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변기에 붙어 있는 토토토덧의 5개월을 보내며 입으로 힙겹게 들어간 것은 물론 위액까지 탈탈 하루 대여섯번 게우고 나면 그렇게 된다. 이쯤되서 했던 태아를 위한 영양분 걱정은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7개월차부터 완전히 회복한 ㅂ 먹성은 급격히 내 몸을 48kg에서 74kg로 만들었고 수박을 많이 먹어서인지 남들보다 더 남산만한 배는 쌍둥이로 오해할만 했다.
그 후 출산 3개월이 지나 25kg 늘어난 몸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걸, 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됐다. 도대체 연예인들은 출산 50일 후에 짠 하며 그 전과 다름없는 완벽함을 어찌 선보이는 건지, 토덧 해방에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며 넋놓고 먹었던 내 자신에 후회스러웠다. 출산 딱 4개월 후부터 내 생애 '첫' 다이어트라는 걸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이 '처음'이라는 게 상당히 큰 문제였다. 내 체질에 대해, 어떤 스타일의 다이어트가 맞는지도, 내 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막막했다. 독박 육아와 살림을 '해내야'하기에 굶는 다이어트는 얼토당토한 행동이었다. 문제는 한달에 마지막 주 한 번씩, 3개월간 3번 결혼식을 가야하는 상황, 맞는 옷이 하나도!!! 없다.
다이어트 시작 4개월이 지난 현재, 결론부터 말하면 여전히 수많은 원피스의 지퍼는 등에서 멈춰있고 모든 청바지는 허벅지에 걸려 있다. 니트나 티셔츠는 전엔 없던 것같은 몸체를 부각시키고 자켓은 이상할만치 꽉 껴 보기 얹짢다. 바자회나 헌 옷 기부라도 할까보다.
그런데 하나도 안빠졌냐고? 노노. 일단 74kg였던 몸무게는 출산 직후 60kg가 됐고 산후조리원에서 집에 오니 3개월동안 64kg를 유지했다. 그땐 사람들이 너무 살이 많이 쪘다고 걱정했지만 난 모유수유 중이며 아가를 키우려면 튼튼해야한다며 오히려 당당하고 훗날 48kg로 돌아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더구나 우리집에는 전신 거울이 없다.(아뿔사!)그리하여 64kg에서 시작한 내 다이어트는 지금의 55kg를 만들었지만 몸무게가 문제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3kg만 더 빼면 원피스 지퍼가 올라갈까.
# 출산 후 바로 다이어트 가능할까
뼈시리는 시리는 소리가 들린다. 출산 후 바로 다이어트 무리다. 물론 체질적으로 살이 안찌는 분들, 육아하다보니 그냥 빠지던데요 분들, 모유수유하니 쑥쑥 너무 빠져서 걱정이에요 분들.. 부럽다. 육아 도우미 이모님이 그러시던데, 출산 후에는 골고루 영양가있게 하루 한번은 꼭 생선을, 채소 샐러드와 미역국은 기본, 잘 챙겨먹어야 골병안든단다.
위에 글이 바로 신생아 엄마 시절 썼던 글. 세어보면 벌써 1년이 지난 글이다. 지금 보니 놀랍게도 체중은 1도 줄지 않았다. 그래서 내 배가 아직도 출렁거렸구나..! (깨달음..) 변명을 하자면 육아의 삶이 생각보다 너무 바쁘고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 운동할 시간이 없다. 아니 시간이 아니라 여유가, 체력이 없다. 지금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 목요일마다 문화센터 필라테스를 끊었다. 다른 글에도 언급했지만 아이가 수시로 때때로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결국 문화센터에 수강료를 기부한 셈.
얼마 전 시댁 식구들이 어머니 생신을 맞아 가족 사진을 찍는다고 원피스와 청바지 2가지 버전을 준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시누이들이 원피스의 컬러 통일을 원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컬러 이전에 맞는 옷을 찾는 게 빠를 거라고 생각했다. 출산 전 회사 다닐 때 입던 옷들이라 옷 자체는 모두 이쁘니깐 :-/
맞을 만한 원피스를 모두 챙겨 갔지만 아이와 남편을 모두 챙겨야하기에 탈의실에서 원피스를 골라 입을 여력이 없었다. 가장 무난할 것 같은 원피스를 입었다. 포토그래퍼 분께서 원피스가 왜이렇게 꽉껴요-! 라고 말씀하시는데 민망하기보다는 이 상황이 우스웠다. 재밌었다. 속으로 생각했다. '맞는게 어디야.'
사진은 다 예쁘게 나왔다. 보름달 같은 내 얼굴은 시댁 식구들과 다른 분위기를 풍풍 풍기며 누가봐도 이 집 며느리구나...!를 느끼게 했지만 만족스러웠다. 더이상 날씬하지도, 갸름하지도 않은 얼굴이었지만 웃는 모습이 여전히 아름다고 아이와 함께하는 남편과 내게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다이어트는 해야할 것 같다. 이 생에 나도 '몸짱' 이란 걸 해볼 수 있는 날이 올까...? 흐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