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삶으로서의 교육 Feb 20. 2020

'교사, 교육의 중심에 서다'

2016. 2. 20의 기록과 4년 후

2016년 2월 20일에 무엇을 하셨나요~

저는 '교사, 교육의 중심에 서다'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     


1     

15년 겨울, 그해 유난히 한 탈북아동청소년 생활공동체의 송년회 모임 자리에 가고 싶더라고요.      

그해는 자꾸 오라고 해 주셔서 못 이기는 척 가게 됐습니다.      


그날 그 모임자리에서  C 선생님을 처음 뵀습니다.      

그런데 자주 뵀던 분이었습니다. 하하하하~     


당시 저는 수업시간에, 남한산초등학교 영상을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그 영상은 최웅집 교장 선생님 시절에, 서길원 보평초 교장 선생님께서 전 남한산초 교사로 인터뷰하시고, 안순억, 김영주, 김우석, 황영동, 박미경, 이윤진 선생님도 나오셨던 영상입니다.      

수년간 매 학기마다 6-8번은 봤던 터라, 친숙했죠.      


영상에는 남한산초 졸업생의 현재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 인터뷰도 담겼는데, C 선생님이 남한산초 졸업생의 현재 고등학교 담임교사로 나오셨어요. ^^
수업에서 이 영상을 보여줄 때, 그 고등학교 나온 예비교사들이, 선생님이 등장하시면 너무 반가워하며, '와~ C  선생님이다'라고 외치는 걸 몇 번 경험했기에, 좋은 선생님이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하하하, 그런데 그 송년회 모임 옆자리에서 뵌 겁니다.      


2     

덕분에 낯을 가리는 성향이지만, 그날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중, 선생님께서 '좋은교사운동'이라는 교사단체에 2년간 상근으로 근무하게 되셨다는 걸 알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홈페이지부터, 지난 세월의 월간 좋은교사까지 이것저것 살펴봤습니다.      

왜냐면, 그즈음의 제게는, 교사의 연대와 공동체에 대한 오래 묵은 고민이 있었거든요.      

그 와중에, 교총과 전교조 외에, 교사단체라는 신선한 세계를 보게 된 겁니다.      


3     

해가 바뀌자, 좋은교사운동에서 '이거다~' 싶은 기획 하나가 눈을 번쩍 뜨게 했습니다.      

그 기획의 주제는,

 "교사, 교육의 중심에 서다."      

2016년 2월 20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이어지는 큰 기획이었습니다.      

직감적으로, 제 깊어지는 고민에 답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담당자가 C 선생님으로 돼 있어서, 교사가 아닌데도 참석할 수 있는지 여쭤보고, 일찌감치 신청하고 그날을 기다렸습니다.      


4     

그런데 막상 전날 저녁이 되자, 걱정이 됐습니다.      

교사도 아닌데 교사모임에 가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라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점심시간도 있던데 그 시간에는 어디 가서 시간을 보내고 와야 하나 하는 아주 신경 쓰이는 고민도 하게 됐고요.       

그런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이메일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함께 수업했던 한 예비교사에게서 온, 중등교사 임용 소식을 알려주는 반갑고 고마운 이메일이었습니다.      

'교사, 교육의 중심에 서다'라는 주제의 자리에 꼭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을 북돋워주기에 충분했습니다~      


5     

당일.     

쑥스러움과 낯섦 속에 맨 뒷좌석에 앉아,  종일 여러 강연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했습니다.      

쉬는 시간에, H 선생님도 뵙고, C 선생님도 뵙고, 그렇게 오전 시간이 지났습니다.      

점심시간에 이동하려는데, '오~~~!'      

전날 이메일을 준 바로 그 선생님을 만난 겁니다. 연수원 동기와 참석했더라고요. 덕분에 점심을 함께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6     

그날 C 선생님과 여러 분들이 뒷 모임자리에 초청해주셨는데, 저녁 선약이 있어서, 가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또 그날 K 선생님을 처음 뵙고, 저녁 선약 시간이 촉박할 때까지, 그 추운 날 서서, 한 시간은 이야기한 것 같아요. K 선생님 열정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였지요. 이후로 이런저런 일로 뵙게 되면서 더욱 그 열정을 잘 알게 됐고요.       


7     

그날. C 회장님 강연을 통해, 실천교육교사모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광장에 가입했고요.      

실천교사 선생님들과의 연결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8     

'교사, 교육의 중심에 서다'라는 기획 덕분에 두 교사단체에 가입하고,  교사 강연자를 눈여겨보고,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요.      

이런저런 모임자리에도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계속 참여했습니다.      

교원양성교육 교육자로 참여하면서도 그동안 너무 몰랐던 것을 배우고 예비교사들에게 돌려주고자, 또 교육자로서의 내 고민이 저분들 고민과 다르지 않다는 걸 혼자 확인하며 위로받을 수 있어서, 모임 자리에 갈 때마다 민망하고 쑥스러운 것은 참을 수 있었습니다.      


9     

왜 교사단체에 가입했는지, 그간의 내적 사정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아래는 2016년 2월 20일에 쓴 일기입니다.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찌감치 신청하고 기다렸다.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 얽힌 문제들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현장에서부터 교사 운동을 일으켜 풀 방법이 있을까 오래 고민했고, 뭐라도 해 보고자 하는 우리 선생님들의 열정을 그대로 두기에도 너무 아까워, 교사 중심의 모임 발기부터 고민하던 차였다.  
기대 이상이다. 좋은 기획 덕분에, 다양한 실천운동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어디까지 보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정리할 수 있었다.
더불어 헤쳐 나가야 할 것들도 너무 많아 내 역량과 건강 문제가 잠시 스쳤다. 연구자로서, 그리고 조금씩 교사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가고 있는 내가, 어떻게 연대하고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지도 잠깐 고민했다.
그러나 이 밤에 마지막으로 내리는 결론은 매우 단순하다. 그냥 시작하자.


10

그러면, 여기까지 오게 된, 그 오랜 고민에 답을 찾았냐고요?      

지난 4년간 대답을 너무 많이 찾았습니다. 하나하나 풀어보려고요.      

또 아직도 찾지 못해 고민 중인 것도 있고요. 그것에도 언젠가 대답을 찾을 날이 오겠죠~

작가의 이전글 오늘 처음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