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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으로서의 교육 Mar 20. 2020

마음이 통하는 순간

# 과거의 오늘

2019. 3. 20 마음이 통하는 순간

오늘 한 반의 수업에서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모든 학생들과 눈빛이 교환되면서 그 눈빛을 타고 말들이 학생들에게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어제의 우울을 딛고 기운이 납니다.  

1
수업 준비할 때뿐 아니라,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도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 나눌 수업 내용에서 주요 메시지에 집중한 마음 상태로 강의실에 들어가려고 노력합니다.
보고픈 이를 만난 것처럼 웃으면서요.


2
수업 중에 학생들의 컨디션에 맞춰야 하나, 내 페이스로 끌고 와야 하나, 분기점에서 줄다리기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때는 쉬는 시간을 앞당기기도 합니다. 한 템포 쉬고 나면 지난밤 '달린 흔적'을 좀 몰아낼 수 있더라고요. 또 어떤 때는 학생들 컨디션을 적당히 무시하고, 목소리 완급을 조절하거나, 학생들 곁으로 가서 이야기를 합니다.


3
수업 내용을 나눌 때, 그 말과 그 포인트에 도달하게끔 하기 위해, 말을 놓았다 잡았다, 마음을 놓았다 잡았다 하면서 밀당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면, 평소 다른 연령 대의 성인들과의 관계에서는 종종 긴장을 유발하는 제가, 20대의 청춘들 앞에서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변하는 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4
제가 수업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몰입이 이뤄지는 순간입니다. 이 때다 싶을 때, 한 호흡 적절히 기다리면, 몰입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딱 반 호흡을 못 참아서 고조되던 열기를 깰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호흡이 잘 맞는 반과는 매 차시 한 번씩 그런 순간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집중해서 다 쏟고 나오면, 몸의 진은 다 빠지지만, 마음은 말할 수 없이 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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