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서 이주배경의 소수자 학생을 만나는 분들 중에는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1) 다문화언어강사: 이주배경의 소수자입니다. 본인들이 이주 경험이 있어서 공감의 깊이가 깊어서인지, 심지어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소수자 학생들이 마음 문을 잘 엽니다.
2) 이중언어강사: 주로 서울의 서남권 지역에 밀집된 중국어권 학생들을 위해, 중국어를 전공했거나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 이중언어강사가 됐습니다. 이분들을 이중언어강사로 부르게 되면서 구별을 위해 종전에 이주배경의 소수자 교육자들을 이제는 다문화언어강사로 바꿔 부르게 됐죠.
3) 한국어강사: 2012년에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과정(KSL)이 개발됐고 한 차례 개정됐습니다. 각 대학, 대학원, 평생교육원, 사이버대학 등에서 한국어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이 학교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4) 통일전담교육사: 북한에서 교사였던 분들이 남한의 학교에서 북한에서 온 아이들을 전담하시고, 교육합니다. 이제는 중국 등 제3국과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들도 맡고 있습니다.
이주 배경의 소수자 학생들이 처음 학교에 진입했을 때 이런 분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각기 강점이 있겠지만, 서울지역의 다문화언어강사 양성 과정에 참여했던 교수자이자, 여러 북한 출신 교사들을 만나고 있는 저는 이주배경의 소수자 학생들에게는 학교 진입 초기에 가장 필요한 분은 소수자 교육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한국에 왔고, 한국어와 한국문화가 낯선 상태에서 어제까지 받던 교육과는 관계 없이 한국의 교육과정으로 교육받아야 하는 상황이 두렵고 내키지 않고 부당하게 느껴집니다. 그때 가장 필요한 것은 유사한 경험을 한 사람의 깊은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들 소수자 교육자들이 점점 줄어 들고 있습니다. 본국에서 교사를 했던 유능한 소수자 교육자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다문화언어강사의 경우 서울 지역 외에는 모두 시간강사여서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되기 때문입니다.
낮은 보수와 복지가 소수자 교육자들을 아이들 곁에 붙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자녀들이 급증했는데요. 다문화언어 강사 양성 기간 동안 러시아어는 소수 언어여서 전국의 다문화언어강사 중에 러시아어가 가능한 다문화언어강사는 손에 꼽습니다. 이런 연유로 특정 밀집 지역의 학교에서는 다문화언어강사 공고를 8,9차까지 내도 러시아어 다문화언어 강사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단위학교에서 발을 동동 구릅니다.
북한출생자들의 수가 급격히 줄었고 이제는 북한 출신 자녀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출생한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관련 현장에서는 이 아이들의 배경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중국어가 가능한 북한 출신 교사나 모국어가 중국어인 소수자 교육자들이 필요합니다.
양성 과정의 재구조화, 충분하고 합리적인 학교 배치, 최소한 적응기간 동안에는 아이들이 선생님을 매일 만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교육 보장, 유능하고 헌신적인 이들을 학교에 남게 할 수 있는 적절한 보수 체게와 복지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