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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으로서의 교육 Oct 26. 2024

마음을 이어 온 15-16년

2024년 10월 26일을 기념하여

1

2009년 교육과정 수업에서 만났습니다.

2학년이지만 이미 충분히 마음 밭이 좋은 예비교사라고 느꼈습니다. 그 후로 스승의 날마다 연락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2

몇 년 지나서 만남을 약속하고 만났습니다.

그날 황토골에서 식사를 하며 잊을 수 없는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 부족한 수업이 교대 생활에서 오아시스 같았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동안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계기로 인해 의전원을 목표로 학사 편입을 했다는 것도요. 이후로 종종 만남을 가졌습니다.


3

의전원 진학을 위한 추천서를 부탁받았습니다. 다른 훌륭한 분께 받으라고 했지만 꼭 받고 싶다고 해서 의전원 추천서를 써 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추천서를 쓴 그곳은 아니었지만 좋은 의전원에 합격했고 인턴 레지던트 거치는 동안 종종 만남과 교제를 지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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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서로 속한 영역도 달랐지만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을 감동적으로 느꼈던 순간이 있습니다.

처음 만들어봤다면서 손수 만든 초콜릿을 이쁘게 포장해서 내밀며, 저와의 대화를 위해 그즈음에 제가 출간한 논문을 읽고 와서 대화를 나누고자 하더라고요. 그 마음 씀씀이에 놀랐고 감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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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에서 레지던트를 할 때의 이야기들도 정말 이런 의사 선생님들만 계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또 전문의가 되기까지 얼마나 고생하며 사는지를 특히 야근 후 휴일에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간접적이나마 이해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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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그날 우리의 연결을 이야기할 때, 아직도 생생하게 2009년의 제 모습이 떠오른다고 어제일처럼 묘사해 주는데 다시금 깜짝 놀랐고 감동했습니다.

오늘 날짜를 일찌감치 일정표에 넣어 두었습니다.

결혼 전에 한번 만나려고 했는데 여러 일이 많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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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자로 학부에서 수강했던 과목의 담당 교수님이셨던 노어노문학과 교수님을 모신 것도, 축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으면서 행복해하는 모습도, 감동과 떨림의 순간에도 주변을 세심히 챙기며 너그럽고 여유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도, 계속 미소가 지어지고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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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시간강사와 이런 관계를 맺는 일을 저라면 못할 것 같은데요. 그 한 수업에서의 만남과 관계를 소중히 여겨주고 오랜 세월 꾸준히 관계를 이어 준 것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진심으로 고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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