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독글3. 사고와 통제, 돈과 취향에 대하여

새독글 : 새벽 독서와 글쓰기

by 라잎디

책 : 넛지 -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일시 : 2025년 8월 26일 새벽 5시 40분~6시 20분


오랜만에 글쓰기를 한다. 휴가와 겹치니 글쓰기 습관도 무너지는 것 같아 걱정했는데,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으며 다시 자극을 받는다. 아무튼 써 내려가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되지 않을까? 넛지를 읽는데 인문학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글을 읽는 게 생각보다 어렵고, 소설은 속독을 하려면 하겠는데 이건 어려웠다. 계속 곱씹어봐야 하고, 다시 문장을 천천히 돌이켜봐야 하고, 독서를 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아직 나는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근데 사실 이것은 나의 취미다. 잘해야 하는 걸까? 아니다. 내가 충분히 즐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게 취미라는 것의 영역이다. 즐기면서 조금씩 내가 가지를 키워가며 늘릴 수 있는 역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조급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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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를 읽고>

넛지의 내용에서 인간의 사고 시스템에는 자동시스템과 숙고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내가 최근에 숙고 시스템을 사용하기도 전에 자동시스템으로 무언가에 홀려 급히 결정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시간이 좀 남는다고 다이소에 갔다가 카라멜을 사서 회사 서랍에 넣어뒀다. 당이 땡기면 먹겠다는 명목이었으나, 결국 나는 당이 땡기지 않아도 그냥 눈앞에 있으니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아토피에도 다이어트에도 혈당에도 무조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가끔은 이렇게 나를 절제하는 것이 어렵다. 아주 명확하게 또 하나의 예시가 있다. 집 앞에 있는 쌀과자 가게에서도 흔들린다. 퇴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기 직전에 보이는 쌀과자 가게는 길 건너기 직전부터 고민을 하다가 결국 길을 건너자마자 홀린 듯이 들어간다. 조금만 먹겠다는 나의 의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가게에 들어간 이상 나는 오늘 저녁에 이것을 먹을 것이고,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양조절이 되지 않아 순삭 해버릴 것이니. 그래서 나에게는 숙고 시스템을 더욱 잘 활용하는 힘을 키우거나, 아예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자취를 하는 나에게는 내가 사들이는 모든 것이 내가 먹어야 하는 음식이 된다. 조금만 생각하면 이 또한 나에게 좋지 않은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데 그것을 참는 것이 더 어렵다. 왜 우리는 항상 결과를 알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일까?

흥분과 냉정사이의 간극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흥분의 영향을 받을 때 욕망과 행동이 얼마나 다르게 바뀌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술을 통제하는가? 통제하겠다고 생각한 날들 중 제대로 통제한 날은 사실 없었다. 특히 술을 시키면 아주 시원한 상태로 서빙되는 외부 음식점이나 술집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술은 사실 당류 섭취를 통제하는 것보다 어렵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대화에 어울리는 술을 마시고 기분 좋게 끝내는 일이란 정말 어려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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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에 대하여>

술 얘기가 나오니 어제 최강록 셰프의 책을 독서노트로 정리하다가 좋았던 문장을 꺼내본다.


내가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은 아무래도 소주다.(빨간색 뚜껑). 그 식당에 있는 새로운 술, 안 마셔본 술을 경험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결국은 소주였다. 식탁에 밑반찬이 깔리면 나는 혼자 탐색에 빠져든다. 식탁 위 반찬 접시들이 지도 속 섬처럼 보인다. … 정작 음식이 나왔을 때 아껴 마시는 한이 있어도. 누가 주량을 물어봐도 “소주 한 병을 재밌게 먹습니다.”라고 한다. 밥이랑 먹을 때 밥알이 소주 안에서 돌아다니는 느낌이 재미있을 뿐이다. <요리를 한다는 것 - 최강록>

소주 한 병을 재미있게 먹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더 마시면 대화도 잊고 맛있는 음식도 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술을 마시지 않을 때 섭취하는 음식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


이 부분에서 계속 의문이 든다. 우리는 왜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하는가?


아마 인간이기 때문이겠지. 통제를 하지 않아서 잃게 될 것들에 대해 생각할 줄 알고, 통제를 했을 때 내게 얻게 되는 것들을 생각할 줄 아는 마시멜로우 실험을 통해 볼 수 있던 그런 것. 어른이 되니 통제할 것들이 더 많아진다. 어른이 되면 좋을 줄 알았는데..!



<돈 그리고 취향에 대하여>

책을 읽다가 돈에 대한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나를 위한 여유금을 빼놓는가? 이제야 겨우 수입의 30%를 투자에 쓰라는 말을 실행하고 있다. 아직 내게 투자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돈을 그냥 아껴 쓰고, 안 쓰고, 특히 물건을 사는 데 있어서는 이 모든 것들이 곧 쓰레기 가 될 것이며, 안 입는 옷들은 쓰레기 섬을 만들 정도로 세계에 많다는 생각. 근데 그러한 생각을 하다 보니 나는 어느새 스타일, 내 취향의 무언가라는 것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쓰였다. 내 취향, 내게 어울리는 것을 사고 쓸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 돈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해 보고, 돈을 향한 나의 가치관을 정립해가고 싶다.



새벽 글쓰기. 시간을 제한해 놓고 마구마구 글을 쓰니 정신이 없다. 다음부터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엉성하다. 많이 엉성한데, 글쓰기 근육을 키우며 성장해서 후에 (아주 먼 훗날이라도 상관없다) 이 글을 읽으며 지금 시절을 생각하고 웃을 수 있도록 계속 기록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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