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깎인다.
말 한마디에,
예기치 못한 오해에,
가까운 사람의 무심한 표정에
마음이 스치듯 베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점점 작아지는 듯했다.
조금만 더 깎이면 사라질까 두려워,
애써 둥근 척,
괜찮은 척하며 버티곤 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깎임이 단순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나를 조금씩 다듬고 있는 건 아닐까.
거칠고 모난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오히려 더 단단한 모양을 갖추어 가는 건 아닐까.
만약 깎임이 아니라 조각이라면,
내 안의 상처는 모두 의미가 된다.
그 흔적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앞으로의 나를 빚어낼 테니까.
그래서 이제는 두렵지 않다.
흔들리는 순간조차도
조금 더 아름다운 나로 남게 할
조각이 될 거라 믿는다.
깎임이 아니라 조각이길.
내가 겪는 모든 순간이,
나를 지워내는 게 아니라 완성해 가는 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