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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수 변화에 따른 식비 변화

우리 집 심리적 마지노선은 100만 원

by 생활효율연구소

몇 개월 째 식비가 100만 원을 넘고 있다.


아이들이 0,2살로 아직 1인분도 안 먹는데 이래도 되나. 찾아보니 살림고수는 50만 원으로 4인가족 식비를 해결하신다. 아마도 살림력 상위 1% 분들이시지 않을까. 다행히 1,894 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한 자료가 있어 이 기준으로 판단해 보기로 했다.


2024년 한국노총 표준생계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이 자료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외식비를 '음식숙박비'로 합친 것이다. 우리 집 가계부에선 집밥비와 외식비를 합쳐서 식비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식비 120만 원 대의 4인가구 I은 자녀가 초중학생이고, 140만 원 대의 4인가구II는 자녀가 성인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합쳐서 1인분도 안 먹으니 3인 가구의 100만 원을 기준으로 하면 적당해 보인다. 여기에 음식숙박비 36만 원이 따로 잡혀있으니, 집밥과 외식비 합쳐서 100 ~ 140만 원 정도면 표준 예산인가 보다.


우리 집 식비를 점검하기 위해 시계열 그래프로 그려봤다. 가족이 늘며 식비가 늘어나는 게 보인다.


글쓴이의 2018 ~ 2024 월별 식비 변화

가구수 변화에 따른 식비 특이사항은 다음과 같다.


■ 1인가구 시절 (2018년 1월 ~ 2021년 3월)


식비 20 ~ 50만 원 정도에 데이트비로 따로 쓴 20만 원 정도 더하면 보통 40~70만 원 정도 먹는 데 쓴 것 같다. 물가가 오른 2024 표준생계비와 비교하면 (단신 여성 집밥비 31.5만 원 + 음식숙박비 27.8 만원) 많이 쓴 편인듯하다. 그땐 먹는 게 남는 거라고 생각했다. 머쓱.


식대 지원이 없는 회사라 아끼고 싶을 땐 도시락을 쌌다. 집밥은 주말에 카레, 볶음밥, 덮밥용 반찬 등을 잔뜩 만들어서 일주일 내내 먹는 편이었다. 이렇게 아낀 돈은 외식비로 탕진했다.



■ 2인가구 시절 (2021년 4월 ~ 2022년 1월)


함께 먹은 집밥, 배달비로 평균 63만 원 정도 썼다. 2024 표준 생계비 (2인 가구 식비 77만 원 + 음식 숙박비 38만 원)와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코로나 기간이라 재택에 외식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원래 나가는 걸 귀찮아하고, 집밥을 좋아해서 나름 행복했다. 외식을 안 하는 대신 식재료에 투자했다. 200ml에 3만 원인 참기름 같은 거.



■ 3인가구 시절 (2022년 2월 ~ 2023년 12월)


첫째 낳고 100일 동안은 월 100만 원 넘게 쓰다가, 5개월 차부터 2인가구일 때랑 비슷한 식비를 썼다.


출산 직후엔 먹을 것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조리원을 취소한 비용을 내 몸 챙기고, 실내 환경 개선하는 데 쓰기로 했기에, 매일 한우를 먹어도 된다고 자기 합리화를 했었다. 매우 행복했기에 둘째 낳고도 똑같이 집에서 산후조리했다.


첫째는 11개월까지 모유위주로 수유해서, 분유에 총 26.8만 원 썼다. 이유식 재료는 평소 우리가 먹던 재료 조금 떼어주는 정도라 식비가 크게 늘지 않았다.


20241203_분유비.JPG 모유, 분유 수유 비중에 따른 분유값 비교


■ 4인가구 시절 (2024년 1월 ~ 현재)


둘째 낳고 5개월은 월평균 130만 원씩 썼다. 이후 식비는 100만 원 전후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둘째는 처음부터 혼합수유하다가 100일 지나고부터 분유만 먹였다. 먹성이 좋아서 분유값만 113.5만 원 썼다. 다음 주면 분유를 떼서 기쁘다. 첫째도 0.5인분은 먹고, 요리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서 식재료보다 데우기만 하면 되는 식품을 많이 사다 보니 지출이 늘었다. 아이들이 좀 더 자라서 요리할 여유가 생기면 식비를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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