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뜻밖의 여정> 프리퀄
작년 6월, 번아웃이 왔습니다. 도망치듯 이곳에 휴지기를 선언했지요. 그러나 어딘가 글을 쏟을 곳이 필요했어요. 그곳이 스레드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퇴고의 전후 뒷면의 이야기랍니다.
스레드 1년. 지금은 이제 비공개계정으로 바꾸었어요. 이제 감정에 관한 글을 바로 꺼내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브런치에는 <서랍>이라는 기능이 있으니 비공개된 곳에서 조용히 쓰고 다듬고 있지요. 정원이가 태어나고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2024년 여름까지 전혀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24년 10월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였어요. 스레드를 시작한 것은 2025년 6월이었습니다.
위기감을 느꼈던 것은 그해 가을 사이버대 토론 수업에서 제가 말을 버벅거린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였어요. 언제부턴가 긴 문장의 글을 전혀 쓰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문장 한 마디 뱉는 것도 버퍼링이 있었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대로 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당시에는 책에도 썼지만 '제가' 노력을 하면 괜찮을 거란 낙관이 있었습니다. 기적이 아닌, 사람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흔들려도 믿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계속 주저 앉고 일어나고 주저 앉고 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써나갔어요. 수용전념 부모교육에서 배운 것을 <글>의 형태로 쏟았습니다.
1년 반 전 처음 글을 쓸 때는 정원이 이야기를 한편 쓸 때마다 몸살을 앓았거든요. 그러다 브런치에 한 달에 한 편 사실 위주의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책에 수록된 몇 편ㅡ주로 5장은 그때 쓴 기록입니다. SNS는 당연하게도 감히ㅡ시도하지도 못했습니다.
6월, 브런치에서 도망쳐서 도착한 스레드에서는 글을 있는 그대로 써도 브런치보다 덜 부담됐었어요. 익명이었기 때문일까요? 매일 글을 뱉어냈습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글이었지요.
그러나 한달 반 쯤 지났을 때 공모전 서류에 붙었습니다. 결국 <정원, 뜻밖의 여정>이 나왔고요. 책은 고르고 고른 제 지향점이자 살아온 궤적이었습니다. 결국 가장 날것의 내가 드러났습니다.
익명의 안전망은 부서졌습니다. 스레드에 쏟아낸 글과 책의 글의 결은 좀 달랐습니다. 출간 뒤에는 그 간극에서 오는 내적 흔들림이 있었어요.
그 이유는 <정원 뜻밖의 여정>을 퇴고하면서 의식적으로 말을 골랐거든요. 스레드에서 브런치로, 브런치에서 한글 파일로 옮길 때마다 정제되고 깎여나갔습니다. 책을 퇴고하는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부분도 있어요. 어떤 문장은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갖고 오기도 했습니다.
송지영 작가님 리뷰에서도 책에는 감정어가 거의 없다고 하셨었죠.
해산 작가님의 오마이뉴스 책 리뷰 기사에서도 사회의속도를 고려해 말을 고르고 고른 노력이라 해주셨어요.
맞습니다. 고심끝에 골라낸 문장들입니다. 한꺼번에 다 쏟을 수 없는 이야기였거든요.
포도송이 인자 작가님은 책이 출간되면 한동안 우울감이 온다며 괜찮다고 위로해주셨어요.
고추장와플 송영인 작가님은 여기서라도 다 쓰라고 늘 지지해주셨습니다.
이제 하이리 이현정 작가님과 또 새로운 꿈의 조각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얼굴 한 번 못뵈었지만 <글을 통해, 책을 통해> 우리는 만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임솔아 작가님께 가장 크게 배운 것은 글에 임하는 자세였습니다. 감정을 걷어내기로 결심한 것도 덕분이었지요. 그래서 퇴고직후 가장 만족감이 컸습니다. 지난 1년동안 정원이와의 1막을 잘 정리한 듯 했거든요.
전 인생정원사 선우가 되었지요.
1월 30일 책은 출간되었습니다.
2월 12일 정원이의 태풍이 3주간 왔습니다.
3월 시작과 동시에 정원이의 등교거부가 왔어요. 태풍이 사라지지 않은 채로 개학했거든요.
4월에는 등교거부를 위해 조정한 약물의 부작용이 왔어요. 또 2주간 태풍이었습니다.
쉼없이 이어지는 세 번의 태풍을 겪는 동안 저는 또 번아웃과 우울도 함께 왔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니 휘청이고 울면서도 어찌됐든 견뎠습니다.
정원도 새로운 봄을 맞이했습니다.
이제 감정은 저의 몫이 되었습니다.
이제 2막을 앞두고 프리퀄과 에필로그 어디쯤의 번외편을 남깁니다.
다음은 후반부 편집작업과 표지그림, 사진에 대한 이야기 나눌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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