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러의 부상
오늘 흥미로운 영상을 하나 봤다. (링크)
앞으로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에이전시(Agency)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정보 비대칭이 있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에이전시는 매물 정보, 법적 문제 등 수요자들이 잘 모르는 전문적인 정보를 가진 전문가들이 공급자들과 대신 협상을 진행하고 그 수수료를 챙겼다.
광고 에이전시는 광고주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들로 하여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게 브랜드의 방향성을 설계하고 이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 제안 및 실행함으로써 매체 집행에 따른 수수료를 챙긴다.
그리고 지금, 광고주들이 생각하는 '매력적'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창의성 있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광고들이 많았었다. 미성년 때는 박웅현, 이원흥 CW의 광고를, 광고학도 시절에는 웰콤 김태형 CW 작품을 공부했고, 돌고래 유괴단의 광고를 보며 꿈을 키웠다.
그때는 광고가 멋졌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카피를 쓰는, 감 좋은 광고를 만드는 그런 광고인이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현시대 광고주들은 더 이상 '멋있는 광고'가 아닌, '성과를 내는 광고'를 원하고 있다.
광고주들은 더 이상 ‘멋진 광고’를 원치 않는다. 사람들이 반응하고, 매출로 연결되고, 재방문하는 광고를 원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 비중이 폭증하면서 광고와 매출의 상관관계가 핵심 지표가 됐다. WPP는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고객사의 70% 이상이 퍼포먼스 마케팅 등에서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라고 분석했다.
한국경제. 안재광. (2025. 07. 06.). 광고시장 '최상위 포식자' 된 AI… 세계 1위 대행사 집어삼켰다
'멋진 광고'라고 말하는 크리에이티브 캠페인의 비중은 10년 만에 60% -> 20%로 급락했다. 대비하여 퍼포먼스 마케팅은 15% -> 30%로 2배 상승하였고, 커머스 또한 10% -> 25%로 2.5배 상승하였다.
이 시대 광고의 근간(根幹)은 멋진 광고를 만들어서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서 매출을 창출하는 것이다.
다시 처음 영상으로 돌아가서, AGI가 모든 Agency를 대체한다면 광고 Agency에서는 과연 어떤 역할이 먼저 대체가 될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데이터와 관련된 업무들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니어 관리자 급을 제외한다면 모두 AG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해관계로 쉽지는 않겠지만, 프로그래매틱 바잉이 투명하게 상용화가 된다면, 그리고 AGI가 효율적으로 24시간 동안 바잉 및 세팅&관리를 할 수 있다면 주니어 급의 자리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상황에서 무얼 할 수 있는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봤다.
최근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스토리텔러'라는 직함으로 채용하는 공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링크드인에 따르면 마케팅 분야에서 약 5만여 건,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만여 건 이상의 채용 공고에 '스토리텔러'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24년 11월 ~ 25년 11월까지 1년간 링크드인 채용 공고 중 '스토리텔러'라는 단어가 포함된 건수는 이전에 비해 두 배 증가했다.
Companies Are Desperately Seeking 'Storytellers', The Wall Street Journal (Katie Deighton 著)
AI 콘텐츠들의 증가는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준다. 그들은 아직 진정성을 가진, 인간적인, 공감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한다.
광고주는 즉각적인 성과와 매출을 원하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크리에이티브적인 것을 완전히 내려놓지는 않는다. 대신 브랜드의 서사를 만들고, 스토리를 설계하는 기획을 원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광고 Agency들은 AGI 도입과 더불어 스토리텔러라는 직함으로 공고를 낼 것이다. (찾아보니 아직은 없는듯하다. 하지만 추후에는 카피라이터, AP 직함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광고 Agency에서 AGI에 대체되지 않으면서, 성과와 매출을 만들 수 있고, 동시에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통해 멋진 광고를 만들 수 있는 포지션은 앞으로 스토리텔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광고인들은,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한 자신만의 날을 벼려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