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 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앞선 두 편에서는 모든 타인에 대한 사랑을 얘기했다면, 이제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얼마 전 친구들을 만나서 술 한 잔 하다가 사주 얘기가 나와서, 친구가 어플로 사주를 봐줬다. 거기서 나온 내용을 제미나이에 넣으니 딱 정리를 해주더라.
제미나이: 너는 사주에 여자가 없다! 근데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겁나 까다롭다! 그래서 에너지가 많이 쓰인다!
유료 구독을 끊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쭉 읽어보니 맞는 말들이라 일단 내버려두었다. (다음에 더 심한 말을 하면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겠다.)
내가 연을 맺는 과정이 까다로웠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앞선 두 편에서 말했듯, 인연을 맺는 방법과 이유를 잘 몰랐다. 그래서 관심이 생기는 사람이 나타나도 한 번 인연을 맺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우선 친해지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우선 그 사람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생각을 하고, 뒤에 행동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나는 이 속도가 디폴트 값이었기에 만약 상대방 쪽에서 다가오는 속도가 빠르다면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에 대해 어떤 걸 안다고 이렇게 빠르게 다가오지...?'
여기서 '애초에 네가 그 사람한테 관심이 없었겠지!"라고 말하면 크게 할 말은 없다. 맞는 말이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다가왔으면 뭔가 달랐지 않을까 생각하곤 한다.
그렇게 엄청난 고난과 역경을 시간들을 지나 인연에 다다르면 이제 다른 고민의 연속이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생각할까. 왜 이렇게 말할까. 왜 이렇게 행동할까.
그럼 나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생기고, 내 가치관과 다른 누군가를 대하는 것이 꽤나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을 100% 이해해 보려 노력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나는 나를 100% 몰라. 그러면 '남'이 나를 100% 알고 말을 했어도, 나는 그 사실을 알 수 없겠네?"
내가 나를 100% 알 수 없는 것처럼, 나는 그 사람을 100%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평생 너를 100% 이해할 수 없어, 그리고 너도 평생 나를 100% 이해할 수 없어."
"그렇겠지만, 그래도 나는 너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거야"
난 아직 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대 마음에 이르는 그 길을 찾고 있어
그대의 슬픈 마음을 환히 비춰줄 수 있는
변하지 않을 사랑이 되는 길을 찾고 있어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대 마음에 다다르는 길
찾을 수 있을까 언제나 멀리 있는 그대
기다려줘
기다려줘
내가 그대를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줘
기다려줘
내가 그대를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줘, 가수: 김광석, 작곡: 김창기, 작사: 김창기, 김광석 1, (1989.09.20.).
내 마음도 완벽히 알지 못하는 인간이, 하물며 타인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나는. 아직, 그리고 평생, 그대를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매 순간 그대의 마음에 이르기 위한 길을 찾으려 노력할 거예요."
라고 하며 '기다려줘'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지금까지 내가 이해한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