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의 처음을 소개로 시작합니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9월 1일이라니, 기분 좋은 날짜임은 틀림없어요. 노트북 하나 들고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를 즐기기 좋아 제가 아주 좋아하거든요. 간간히 뿌리는 비 덕에 날씨가 많이 선선해져 가는데,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감상에 젖기에 좋은 온도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브런치, 글을 잘 쓰는 분들밖에 없다는 어마무시한 곳에 운 좋게 작가로 받아들여졌네요. 글 나부랭이 몇 개를 등록하고 작가 신청을 한 것이 8월 25일 목요일 저녁 즈음이었는데, 29일 월요일 점심 즈음에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남다른 각오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소소하게 일기나 써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감개무량하게도 붙었습니다. 기획하고 있는 시리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 자체가 그다지 감성적인 편도 아닌데다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명문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탓에 덜컥 겁부터 나네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작가를 꿈꾸다가,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하고 대학교는 공대로 진학하느라 작가의 꿈을 접어두고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한 후 심사를 받는 짧은 시간 동안 향수가 물밀듯 밀려들어오더라고요. 잊고 있던 작가의 꿈이 다시 생각나는 것 같아 가슴 한편이 뿌듯하기도 한데, 여간 부담되는 게 아닙니다. 글재주가 썩 뛰어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글에 대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미천한 재주로 어디 굴러보겠다고 덤볐는데 덜컥 받아들여진 후,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무한히 작아지는 제 모습이 참 초라해 보입니다. 등단을 하고 출간까지 하시는 "진짜 작가님"들부터, 등단은 안 했지만 이미 글재주는 프로를 넘어선 "진짜 작가님"들까지, "가짜 작가"인 제가 껴도 되는 건가 싶더군요.
일단, 브런치에서 받아줬으니 무슨 글이든 열심히 써보려고 합니다.
회사에서 아마추어 에디터로써 일하고 있긴 하지만 상업적 글에 비해 문학적 글은 그 수준이 굉장히 높아서 공부를 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브런치 덕분에 고등학교 이후로 책 한 권 읽지 않은 제가 다시 책을 구입하고 빌리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독후감 이후로 서평 따위 전혀 써본 적이 없는데 서평을 써보겠노라고 다짐까지 하고 있네요.
25살, 아직도 공대에 재학 중인데 마케팅 관련 회사를 다니고 있으며, 오케스트라에서 되지도 않는 플륫 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MSG를 탐하는 미각만큼이나 그림이나 디자인에는 영 둔감해서 주로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글이라고 해봤자 별 시답잖은 글인 게 문제이지만요.
아주 일상적인 느낌을 쓰고, 글을 다듬고, 지금 겪고 있는 모든 일에 대한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가려고 합니다. 베토벤과 시벨리우스, 주페를 연주하고 있어 그들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 역사를 풀어가고, 일상에서 오는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서 올려두기도 하고, 마케팅 이야기를 하고, 직장인과 학생 사이에서 그 둘의 느낌을 동시에 써 내려갈 생각입니다. 워낙 다방면으로 여러 가지 삶의 경험을 겪는 중이라 제 브런치의 카테고리는 딱히 정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운 좋게 시작하게 된 것,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설렙니다. 아주 오랜만에 설레더니, 새삼스럽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P.S.
그간 잠시 올려뒀던 글들은 퇴고를 하기 위해 잠시 발행 취소해두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처럼 수정을 자주 하거나 비공개 처리를 하거나 삭제를 하면 페널티가 생기거나 하는 이상한 작용이 없어서 부담을 가지지 않고 글을 차근차근 곱씹고 수정하려고 합니다. 그냥 올렸었는데, 작가님들의 빛나는 글을 보니 퇴고를 안 하는 것이 정말 멍청한 짓임을 절실하게 깨달았거든요. 퇴고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나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격이 급해서 저장해둔 글을 모조리 올렸었는데 부끄럽더라고요...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