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이든 던져만 줘도 잘 읽히는 글을 술술 풀어내는 작가들을 참 많이 만나고 있다. 감상문이든, 정보글이든, 일기든, 감상적인 글이든 본인의 색깔에 글의 컨셉을 녹여 툭툭 만들어낸다. 그 능력과 모습이 신기한데, 내게는 없는 것 같아 부러우면서도 괜히 조금 위축되는 것 같다.
요새 계속해서 여행 관련 컨텐츠를 작성하고 있다. 전문 에디터는 못 될 글솜씨이나 좋게 봐주신 클라이언트 덕분에 부쩍 글 연습을 하고 있다. 신변잡기는 아무 생각 없이 생각나는대로 자연스럽게 감정과 생각을 풀어가는 글이라 편한데, 상업적으로 활용될 글은 분명한 목적이 있어 조금 더 어렵게 다가온다. 목적 없는 글-일기-만 써온 내겐 조금 낯설고 벅찬 상대가 아닐 수 없어 조금 숨이 차던 참이다.
니즈에 맞게 글을 쓰며 "키워드"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퇴고의 필요성도. 오늘 중으로 보내드리기로 했던 원고도 몇 번이나 갈아 엎다가 보내느라 급박하게 준비됐는데, 퇴고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조사가 잘못된 것을 한 개 발견했다. 나름대로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보낸 건데, 제 3자-그것도 초등학교 선생님-인 친구가 집어냈다. 믿고 맡겨준 일인데 이렇게 자잘한 실수를 내다니, 5분 더 늦게 보내면 될 걸 뭐 그리 급하다고 후딱 보내버렸는지.
책을 읽으며 마음이라도 내려놓아야 진득하고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