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의 인사이트 : 나를 위해 일하라
브랜드란 본래 특정 생산자나 판매자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분하는 데 쓰이는 명칭입니다. 목장주를 구분하기 위해 가축에게 찍는 낙인에서 유래했죠. 애초부터 브랜드의 본질은 '구별 짓기'인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쏟아지다 보니 고객 입장에선 각각이 어떻게 다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시장에 남아있다 해도 존재감이 충분하지 않은 브랜드는 쉽게 대체됩니다.
코모디티(commodity)란, 꼭 그것이라야 할 이유가 없어 고객이 다른 것으로 바꿔 사도 될만한 브랜드를 말합니다. 거칠게 말해 브랜딩의 중요한 목표는 그 브랜드가 코모디티가 되지 않게 하는 거예요. 여타의 것들과 구분되며 고유의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는 가격경쟁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런데 이 코모디티는 브랜드 세계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를 갖지 못하면 상품이든 사람이든 코모디티가 되니까요.
일하는 사람이 코모디티가 된다는 건 퍼포먼스 면에서 다른 사람과 구별되지 않으니 이왕이면 연봉 낮은 사람으로 대체되는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 일을 꼭 맡아야 하는' 혹은 '우리 회사엔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란 뜻이기도 하고요. 무서운 얘깁니다. 제 경험상 입사 3~5년쯤까지는 연차와 퍼포먼스가 비례하는 듯해요. 신입사원보다는 대리가 일을 잘하고 대리보다는 과장의 성과가 낫습니다. 하지만 부장보다 나은 과장, 과장보다 일 잘하는 대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퍼포먼스가 연차에 비례하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연봉은 대게 부장이 과장보다, 과장이 대리보다 높죠. 이런 경우 경영자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그분들도 가성비란 걸 고려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평소에 취하는 태도 중엔 자신을 브랜드로 여기고 만들어가는 데 방해가 되는 게 있습니다. '중간' 혹은 '평균'에 숨는 태도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전통적으로 '중간만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많습니다. 튀지 않는 중간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죠. 하지만 중간과 평균은 위험합니다. 성큼 다가온 AI시대, AI는 평균부터 대체합니다.
다시 '코모디티'로 돌아와서 이야기한다면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자신만의 고유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챗GPT 등 하루가 다르게 일상에 침투하는 AI를 보고 있자니 더더욱 그래야 하고 그것이야말로 승부처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자신에게 고유한 뭔가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어서 찾아내고 만들어보기를 바랍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4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