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켓랩' 김현우 대표이사의 이야기
제가 1971년생인데요. 71년생 마인드를 갖추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윗사람에게 맞출 줄을 모르는 사람이었죠. 퇴근 시간이면 제일 먼저 일어나서 박차고 나가고, 상사가 타이르면 "할 일이 없어 간다."하고. 아주 욕을 잔뜩 먹을 수밖에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저는 돈욕심이 별로 없었어요. '서른 전에는 절대 돈을 벌지 않겠다'는 게 제 목표였으니까요. 한번 돈 벌기 시작하면 계속 벌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만큼 노는 걸 좋아했습니다.
사실 창업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닙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에 가려했는데 비자가 떨어졌어요. 친척이 가만 보고 있다 창업을 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처음 차린게 종로구 관철동에 연 스티커 사집 숍입니다. 그런데 운이 참 좋았어요. 부스형에서 숍형태로 바뀔 때인데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적어서 폭발적으로 잘 됐죠. 6개월 후부터는 컨설팅 문의도 쏟아졌습니다.
스티커 사진숍 이전인 2003년 '키친 405'라는 홍대에서 나름 유명한 카페를 차렸었어요. 원래는 음식점을 하려 했는데, 건물주가 식당은 안된다고 해서 카페는 괜찮냐니 그렇대요. 2주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청담에 한 카페를 찾아갔습니다. 컨설팅을 받으려 하니 입금부터 하라더라고요. 거기서 기분이 상했어요. 저는 나이도 어리고 말투도 뻣뻣한 데다 커피가 맛이 없다고 타박까지 하니 분위기도 좋을 리가 없었어요. 너무 쓰니까 설탕을 달라고 하니 그분이 놀라면서 그렇게 마시는 게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내 입맛인데 왜 이래라저래라 하지? 반발심이 들었어요. 이럴 바에는 내가 알아서 차려야겠다 싶었어요. 어쨌거나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커피를 잘 몰랐던 거예요. 그분이 내준 건 일본식의 강배전 커피인데, 그저 쓰다고만 생각했으니까요. 2주 동안 장비란 장비는 다 살기세로 했습니다. 기계가 있으니 집이나 매장에서 계속 연습했어요. 지금으로 치면 스페셜티에 가까운 커피를 냈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 후 '옥루몽' '금옥당' 등을 창업하고, 30여 곳 정도의 F&B매장을 컨설팅했어요.
조금 못된 성격 중 하나인데, 제가 계속 창업한 이유는 열받아서 그랬어요. 원체 성실한 성격이 못됩니다. 아주 게으르고, 화가 나지 않으면 잘 움직이지를 않아요. 뭔가를 하겠다는 데 있어 분노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내가 더 잘하겠다.' '이렇게밖에 안되나?'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수제 양갱을 파는 '금옥당'의 경우 일본 양갱을 먹어보고 만든 거예요. 전통이 오랜, 유명한 거라 해서 먹어봤는데 너무 달고 식감도 치아에 들러붙는 게 별로더라고요. '이렇게밖에 못하나? 내가 더 잘 만 들 것 같은데.' 그래서 당도를 줄이고, 재료마다 식감을 달리 한 제품을 만든 거죠.
제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네가 무엇을 좋아한다고 하지 마라. 뭐가 좋다, 싫다 하지 마라." 물론 좋아하는 걸 해서 잘 되는 게 가장 좋은데 그게 쉽지 않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겁니다. 그러면 잘 될 수밖에 없는 요소를 넣을 수 있거든요. 저도 뭔가를 할 때 제 취향과 입맛을 철저히 배제합니다. 전 간이 거의 없다시피 먹거든요. 차가운 거도 안 먹고요. 제 입맛에 맞추면 무조건 잘 안 되는 거예요. 그만큼 제입맛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의 간극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먹여보고 피드백도 많이 받습니다. 또 어릴 적부터 신문을 많이 봤어요. 하루에 2~3부씩 읽었어요. 그게 습관이 돼서 지금도 적게는 3시간, 많게는 6시간 정도 기사를 검색해 봐요. 스포츠란이나 구인구직란까지 다 보다 보니 웬만한 선수들 이름, 연봉은 아는데 직접 경기를 본적은 한 번도 없어요.
매장을 열고 컨설팅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런 의문이 듭니다. '내가 과연 커피를 이해하고 있는 게 맞나?' 그 질문을 계속해서 파고들어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성장을 하려면 전보다 큰 에너지를 가해야 합니다. 물론 힘들지만 그래야 디벨롭이 되니까요. 그러다 보면 그간의 모든 경험과 지식들이 이어지는 때가 와요. 하나의 궤처럼. 이게 제가 일을 배워온 방식입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5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