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기업가가 되는가?

책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by 최성아

1. 지금의 논리와 시스템을 허무는 사람


기업가 정신을 정의하는 다양한 설명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개념을 좋아한다. 나는 과거 소셜 네트워크에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안된다고 느끼는가? 되게 하라! 지금 그런 것이 없는가? 있게 하라! 규칙이 걸림돌인가? 룰을 새로 만들어라! 장애물에 부딪혔는가? 시도하고 시도하고 포기하지 마라! 한계를 경험했는가? 더 높은 비전을 보라! 속도를 내고 생각한 대로 행동하라. 이것이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은 기존의 권위와 시스템 속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이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기존 시스템의 근본 원리를 재정의하고 현존하는 시스템은 임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하고 상황과 시간에 따라 곧 파괴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벽에 갇혀 있는 현재의 세상 그 너머에 있을 더 좋은 세상을 상상하는 사람들이다. 합법적으로 무너뜨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찾는 사람들이다.



2. 자신만의 이타적 사명을 가진 사람


진정한 사업은 이타주의에 기반한다. 사업은 이웃의 필요와 고통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웃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구체적은 것을 시도하는 것이 사업이다.

고객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한다.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자신의 필요를 채워주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속고 싶어 하거나 스스로를 희생하거나 자신의 돈을 기부할 의사는 전혀 없다. 즉 고객은 기업이 고객에게 돈보다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해야 그 기업의 고객이 된다. 거꾸로 말하면 가치 있는 것을 만들면 기업은 고객을 확보하고 성공할 수 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긴 하지만 기업의 이익은 목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즉 이익은 경영의 목표가 아니라 결과다. 실리콘밸리 최대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의 CEO 샘 알트만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훌륭한 기업은 항상 사명 중심적입니다. 회사가 중요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 없이 큰 조직이 한 곳을 향해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또 훌륭한 설립 철학 없이 기업의 사명은 생기지 않습니다. 사명 중심적인 회사의 장점은 조직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그 일에 헌신할 수 있게 합니다."

사명감은 쉬운 일보다 어려운 일에 도전할 때 더 강해 진다. 직관을 거스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결국 성공적인 기업 경영에 대한 증명할 수 없는 두 명제가 남는다. 경영은 탐욕과 이기심을 충족시키는 도구인가? 이타주의에 기반한 가치 창조의 도구인가? 모든 창업가들 앞에 성공으로 이끌 것 같은 두 갈래의 길이 있다. 이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믿으며 그것을 따라 선택하고 길을 걷는 것은 전적으로 창업가의 몫이다.



3. 4가지의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


나는 사업 모델도 보지만 창업 팀의 경험과 태도, 사고방식 그리고 그 근간이 되는 가치관과 믿음도 관심 있기 살핀다. 기업가 정신은 관념적인 현상이 아니라 행동을 유발하는 가치관에 뿌리를 둔다. 나는 기업가 정신의 요소를 들라고 한다면 현상보다 가치관 혹은 사고방식으로 정의하고 싶다. 낙관주의, 주도성, 책임감 그리고 결과중심적 사고 등 네 가지 특징을 주목해 볼 수 있겠다.


3-1. 낙관주의

낙관주의자들은 미래가 현재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미래에 베팅하는 사람들이다. 사회와 경제가 변화하며 미래에는 더 발전하고 좋아질 것으로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돈과 지식과 인생을 현재의 안정보다 미래의 혁신에 베팅한다.


3-2. 주도성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금융기관에 맡기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 주도적 자세다. 자신의 재능을 다른 사람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쓰기보다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자 하는 것이 주도적 자세다. 경기의 흐름에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경기의 흐름과 시장 트렌드를 거스르고 넘어설 수 있다는 믿음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주도성의 태도 이면에는 과정의 고통, 두려움, 실패를 이기는 용기가 담겨있다.


3-3. 책임감

창업가는 룰과 심판을 핑계하지 않는 프로 운동선수와 같다. 축구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해 패배한 팀의 주전 공격수가 인터뷰에서 '상대편 선수가 몰래 옷을 잡아서, 태클을 걸어서, 심판이 편파적이어서 골을 넣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 선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몰래 옷을 잡기도 하고 심한 태클로 집중 마크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골을 넣는 사람이 진짜 프로 선수다. 창업가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사업을 경영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자신이 할 일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작은 일에서부터 미래의 비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달성할 책임을 기꺼이 어깨에 짊어지는 정신이 기업가에게 필요한 책임감이다. 실패했을 때 환경과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능력과 판단의 책임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사람이야말로 작은 실패로부터 배우며 그것을 딛고 큰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3-4. 결과중심적 사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은 '좋은 일을 한다'는 선한 의도만으로 인정받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멋지게 그려진 계획과 바람을 설명하면서 자기만족에 취하거나, 이런저런 일을 시도하는 것 자체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작더라도 분명한 결과를 손에 얻지 못하면 결코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다. 기업가는 수필가가 아니다. 몽상가도 아니다. 기업가는 행동하는 사람이고 행동의 결과를 손에 넣어야만 만족하는 사람이다. 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경영자는 어떤 결정, 어떠한 행동의 경우도 사업의 경제적 성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경영자는 자신의 사업에서 경제적인 성과를 달성함으로써 비로소 그 존재와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업이 경제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없으면 그것은 경영자에게는 치명적인 것이다."



4. 두려움과 게으름과 관료화를 이겨내는 사람


생각했는가? 생각대로 바로 실행했는가? 한두 달이 지났는데 여전히 말과 생각 그리고 준비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가? 실행력과 속도는 스타트업의 생명이다. 실행력의 첫째 요소는 '구현 능력'이다. 상상을 현실로, 가상의 것을 손에 잡히는 어떤 것으로,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천상의 이미지를 이 땅의 제품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창의력과 열정은 입 근처에서 놀 것이 아니라 손근처에서 놀아야 한다. 실행력의 둘째 요소는 '사람들을 움직이고 설득해 지지자로 만드는 능력'이다. 자신의 사업 비전, 재품과 서비스를 인정받는 능력이다. 사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평가와 지원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설득하고 지지자로 만드는 능력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포함된다. 단지 공교한 말솜씨로만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발견하고 사업보다 의미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창업가의 이야기는 최고의 마케팅이 된다. 실행력의 셋째 요소는 '딜레마의 상황, 불가능의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만드는 능력'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 것이 '문제 해결 능력'이다.


두려움은 추진력을 떨어트린다. 두려움을 극복하며 회색 지대를 드나든 창업자가 안 되는 것을 되게 한다. 안 되는 일을 안된다고 말하고 회피하는 것은 직장인들의 권리일 수 있지만 창업자에게는 변명이 된다.

게으른 창업가는 추진력이 생길 수가 없다. 게으름에 굴복한 창업가는 조직을 자신과 똑같이 물들인다. 중요한데 결정하지 못하거나, 결정은 했는데 조직에서 실행이 안되고 있는가? '관료화된 조직'의 증상이다. 오늘 이야기한 것이 내일 고객의 손에 들졌는가? 반대로 홈페이지에 틀린 단어를 발견했는데 며칠 동안 혹은 몇 달 동안 고쳐지지 않고 있는가? 스타트업의 생명력은 실행력과 속도다. 두려움과 게으름과 관료화를 이겨내 달리는 창업가가 성장 속도의 시원한 바람을 얼굴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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