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책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by 최성아

1. 오늘 할 일을 지금 결정하고 당장 시작하라


스타트업 창업자가 이야기하는 거창한 미래의 비전에 대해 두세 번 질문으로 파고들면 금방 바닥이 보인다. 비전을 구체화하는 전략과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장식된 황금 마차라도 말없이는 혼자 달릴 수 없듯이 전략계획 역시 지금 당장 첫발을 디디며 실행할 계획 없이는 전시물에 불과하다. 기업가는 미래를 예측해 베팅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의 실행으로 미래를 바꾸는 사람이다. 전략계획은 미래에 실행할 일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게으른 회피'를 멋지게 포장한 것이다. 전략계획의 중요한 조건은 바로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늘 할 일'을 '지금 결정'하고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 회식에서 고기 열 점 대신 다섯 점만 먹기로 하고 바로 실행하는 것이 바로 전략계획이다. 내일 할 일을 오늘 계획하는 것은 전략계획이 아니라 공상에 불과하다. 전략계획과 공상을 구분하라.



2. 생각과 행동 사이의 불일치를 인지하라


어떤 기업의 회장에게 시간 사용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배분하고 일하느냐고 질문했더니 "고객, 회사내부, 지역사회에 각각 30%씩 사용한다"라고 답해왔다. 회장이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한 분야는 회사와 거래하는 친분 있는 지인들의 부탁과 질의를 처리하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순간이 아닐까. 인간의 감각 가운데 가장 불확실한 감각은 시간 감각이다. 항상 바쁘고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지력을 개발하고 시간관리를 조정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시간 감각뿐 아니라 생각과 행동사이에도 심각한 불일치가 있는데, 정작 그 불일치가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 스스로는 잘 모른다. 사람이건 조직이건 진정성을 평가할 때 그가 하는 말이나 글로 평가하지 말고 그가 하는 행동과 결정으로 평가해야 한다.



3. 'What'이 아닌 'How'에 집중하라


"혁신은 무엇(What)에 대한 혁신이 아닙니다. 혁신의 90%는 어떻게(How)에 대한 혁신입니다. 내가 전에 했던 일을 전보다 낫게 하는 사람, 그 사람이 혁신가입니다. 인터넷의 앞선 트렌드를 아는 것, 다 필요 없습니다. 내가 맡고 있는 일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확실히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그것에 부합할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해 실행하는 것, 거기서 회사의 승부가 가려집니다."


2010년 초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이 한 말이다. 깊이 생각한 흔적과 경영의 내공이 담겨있다. 네이버가 잘되는 이유가 보인다. '창의, 혁신'하면 뭔가 신기한 것, 새로운 것, 참신한 것, 거창한 것을 쉽게 오해한다. 창의는 온갖 잡음 속에서 원리를 이해하고 기본 위에 서는 것에서 시작한다. '혁신'은 그 기본을 지금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이다. 이미 형성된 시장, 즉 흘러가고 있는 물줄기를 조금 바꾸는 것이다.

'What'에 대한 혁신, 즉 지금 있는 것을 부정하고 뒤집어엎은 후에 새로운 '무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How'에 대한 혁신, 즉 지금 있는 것을 '어떻게'더 잘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혁신이다. 비즈니스 모델 역시 기존에 있는 사업과 고객 그리고 제품과 서비스에서 고객의 필요에 따라 조금 좋게 만드는 것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창의와 혁신'을 원하는가? 지금 하던 일을 더 열심히, 깊이 들여다봐라. 창의와 혁신을 과대 포장하는 사람들에게 현혹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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