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성아 Sep 04. 2023

아이디어와 사랑에 빠지면 안 됩니다

리멤버·삼쩜삼 연쇄창업가 김범섭 대표의 이야기

1. 서비스의 성공은 창업자가 아닌 고객이 만드는 것입니다


리멤버와 삼쩜삼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창업의 성공을 가르는 포인트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서비스는 제가 성공시킨 게 아닙니다. 고객이 많이 쓰면 그게 성공인 거예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제공하면 성공이 '되는'겁니다. 그걸 찾아가고 발견하는 과정이 창업인 거고요.



2. 창작욕과 고객 니즈를 구분해야 합니다


제가 동료들과 일하며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그건 네 문제고"입니다. 고객의 니즈라고 생각하며 의견을 내지만, 들여다보면 내가 원하는 것일 때가 많습니다. 내 의견, 내 니즈를 서비스에 담는 거예요. 내가 원하는 걸 만들면, 왜 고객이 그걸 돈과 시간을 들여 사용해야 할까요? 내 창작욕과 고객의 니즈를 구분해야 합니다.


진짜 고객의 니즈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제 나름의 팁이 있는데 정말 고객의 문제라면, 이미 고객들이 그걸 나름대로 해결하는 방식을 갖고 있을 거예요. 꼭 정제된 하나의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제가 상상 속에서 만든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고객이 얻을 가치를 정의해야 합니다


서비스가 태어나기 전과 후에 고객이 느끼는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서비스 정체성은 거기서 생깁니다. 그 가치에 서비스 개발, 운영, 마케팅, 모든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삼쩜삼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수치로 환급액을 보는 것도 이 이유입니다. 세금 신고 서비스이지만, 고객에게 중요한 것, 그들이 주목하는 가치는 환급액이거든요. 거기서 방점을 찍었습니다. 서비스 구상 단계에선 실제 환급액이 나오는지 확인하는데 공들였어요. 세무사분과 수동으로 일일이 계산했고,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에야 자동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후에는 고객들이 최대한 많이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교화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관찰해 마케팅에 활용했어요. 고객 피드백 문항에 '지인에게 삼쩜삼을 소개한다면 뭐라고 하시겠느냐'물었어요. 고객이 생각하는 이 서비스를 알 수 있죠. 답변을 받아보니 '공돈' '눈먼 돈'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시길래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4. 반짝 떠오른 아이디어는 성공 확률이 낮습니다


리멤버, 삼쩜삼 외에도 20여 개의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검증하고, 론칭하는 과정을 숱하게 반복하며 알게 된 사실은 반짝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배제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날은 정말로 뭔가 될 거 같아요. 그런데 하루이틀 지날수록 단점만 보이게 됩니다. 


상상과 직관이 아닌,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저는 아이데이션 단계부터 최소 2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준비합니다. 일단 구체화를 시작하면, 아이디어와 점점 사랑에 빠지거든요. 아이디어들을 펼쳐놓고 비교합니다. 기준은 우리가 생각한 문제와 솔루션이 고객에게 확실히 전달되는가입니다. 그리고 아이디어 준비 이후에는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봅니다. 설명을 올려두고, 사전 신청을 받고, 피드백까지 받습니다. 서비스 론칭 전에 우리 타깃을 파악하고, 페르소나 설정에 큰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때 광고 단가도 계산해 봅니다. 충분한 실험을 거쳐 단가 전환율이 목표치 이상 나오면 만들 만한 서비스라 판단합니다. 여기서 반응이 좋지 않으면 론칭하지 않습니다.



5. '안된다' 싶으면 작게라도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저는 단번에 잘될 아이디어를 갖진 못했습니다. 다만, '아니다'싶을 때 방향을 바꾸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방향을 바꿔야 할 때를 어떻게 캐치하느냐고요? 자연스럽게 알면 됩니다. '론칭한 서비스 잘됐느냐'라고 주변에서 물어본다면, 그건 잘 안된 겁니다. 냉정하지만, 명백하죠. 그렇게 생각하면 피벗은 '하는'게 아니라 '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리말하면, '좋은' 피버팅을 위해 너무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미 들려오는 시그널에 충실하게 반응하면 됩니다. 그동안 쏟은 시간과 노력을 돌아보기보다, 작게라도 방향을 바꿔보세요. 끊임없이 테스트해 보세요. 경영자이자 리더로서의 책임감이기도 합니다. 성공하지 못한 서비스를 붙잡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면 안 됩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5419

매거진의 이전글 사업의 본질에 다가서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