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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아 Sep 05. 2023

왜 린 스타트업인가?

책 '린 스타트업 바이블'

1. 왜 린 스타트업인가?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의 벤처기업이다. 스타트업도 기업이니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고객에게 파는 일을 할 것이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시작과 함께 창업자가 생각하는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한다. 짧게는 몇 달, 길면 해를 넘기기도 한다. '이 제품은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나오기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열심히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는다. 고객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창업자의 생각대로 성공적인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기업보다 실패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실패 기업의 경우 시장세분화 정도가 낮고, 마케팅 차별화 노력은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목표 시장이 명확하지 않으면 실패확률이 높다는 것이고, 과도한 마케팅 투자는 한정된 자원의 고갈로 이어져 실패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신중경, 하규수의 논문 <창업실패 요인 분류 및 실패 패턴 분석> (2013)에서는 한국 창업기업의 주요 실패를 '사업 준비 부족형(경영의 어려움 - 기업가 요인)'으로 보았다. 사업 준비 부족형 실패는 사업 타당성 분석이 미흡한 상태에서 창업하여 결국 불완전 제품을 출시했다가 시장에서 실패하게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린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의 가장 큰 위험을 '고객이 원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래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렇게 출발한 린 스타트업은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전략이다. 스타트업이 해야 할 핵심적인 일을 '린(lean)'이 의미하는바처럼 '낭비 없이, 빠르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2. 창업자에게는 해야 할 우선순위를 알려준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대부분의 창업자는 제품을 출시하고 나서 그 반응을 확인하려고 한다. 하지만 제품을 만들고 난 후에 고객가치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적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고개검토를 소홀히 한다. 그러나 린 스타트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고객개발'이다. 고객이 해당 이슈에 대해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창업자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고객개발은 사업 가능성이 있는지를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다. 린 스타트업 전략은 창업자가 해야 할 우선순위를 알려준다. 제품 개발보다 고객 개발이 먼저다.



3. 사업 멘토에게는 멘토링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용어 중 하나가 '멘토(mentor)'다. 먼저 경험해 본 사람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과 도움을 주는 것이 멘토 역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각종 창업 지원 행사에서는 사업 멘토와 창업자 멘티를 연결하여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나은 멘토링 모델을 만들기 위해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첫째, 먼저 창업에 성공한 멘토라 하더라도 그 경험은 일반화하기 어려운 개인적인 경험이다. 창업에 실패한 이유도 수만 가지이지만, 성공한 이유도 다양하다. 창업에 성공한 멘토라 하더라도 멘토링에 있어 체계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둘째, 멘티의 사업 중간중간 문제해결 차원에서 조언을 해줄 수는 있는데, 멘티 기업의 사업 전반을 체계적으로 점검해 줄 어떠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멘토-멘티를 연결할 때 '사업 진행이 잘되도록 잘 좀 봐주세요'가 요구사항이고, 멘토링 보고서를 작성해 달라는 수준이지 구체적인 멘토링 방법이 제시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멘토의 개인적 역량에만 의존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멘토 역할을 할 사람도 방법론에 대한 학습을 할 필요가 있고, 그러한 프로세스 중 한 가지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이 '린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창업기업 혼자서는 '린 스타트업'프로세스를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 필자가 만난 상당수의 스타트업 CEO들이 린 스타트업 방법론을 들어본 적이 있고, 적용해보려고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중간에 포기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우선 린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가이드할 교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멘토다. 멘토의 풍부한 경험과 린 스타트업 프로세스를 통해 창업자들이 핵심을 잘 짚을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4. 인큐베이터/엑셀러레이터에게는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여 초기단계부터 성장을 돕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엑셀러레이터, 창업기획사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겨나고 있다. 각 기관마다 실행 내용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초기단계의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여 스케일업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케일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었을 때부터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검증되면 그다음부터는 홍보, 영업, 프로모션, 자금조달 등 각종 경영 자원들을 투입해서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린 스타트업 전략은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는데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5. 사회적 기업가는 고객가치를 점검할 수 있다


영리 기업과 다르게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진 기업가들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윤을 창출해야 지속가능하다. 지속가능해야 사회적 가치도 실현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가들이 사업을 계속하려면 수익을 내야 하는데 수익을 낸다는 것은 고객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고객이 어떤 불편을 느끼는지,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 방법이 명확해야 한다. 사회적 기업가는 누구보다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고객가치와 사회적 가치, 이 두 개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따라서 고객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린 스타트업이 누구보다 더 필요하다.



6. 신사업 기획자는 기존과 다른 사업일수록 고객을 알아야 한다


기업에서 의미하는 신사업(혹은 신제품)은 몇 가지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존 제품을 새로운 시장에 진출시키는 신사업(시장 개발, Market Development), 기존 시장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신사업(제품 개발, Product Development), 새로운 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는 신사업(다각화, Diversification)으로 말이다. 아무래도 기존 제품이나 기존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 그동안의 경험과 시장 통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제품, 기존 시장이라 하더라도 경쟁강도가 높고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 아예 새로운 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경우라면 실패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 바로 이러한 경우에 사업의 가장 큰 위험부터 검증해 가는 린 스타트업 전략이 필요해진다. 


기업의 신사업 기획자들 역시 린 스타트업 전략에 대해 학습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의 투자 전에 최소의 자원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라면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더라도 많은 자원을 투입하려면 외부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기존 기업은 보유 자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좋은 조건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이는 기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린 스타트업을 진행하며 이 장점을 십분 살리면 훨씬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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