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업무 활력을 높이도록 회의 일정 짜는 법'
대부분의 사무직 근로자에게 회의는 여전한 숙제다. 그동안 회의와 관련해 수행된 대부분의 연구와 일반적인 조언은 회의의 효율성을 어떻게 높일지 또는 회의 시간을 어떻게 줄일지 등에 초점을 맞춰왔다. 반면 회의 일정을 잡고 준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스케줄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직장에서의 에너지와 생산성에 도움이 되기도, 방해가 되기도 하므로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주니어 분석가 팀을 이끄는 선임 데이터 전문가 테일러는 주간 일정을 체크하다 목요일에 공급업체 담당자, 다른 부서의 선임 전문가와 회의가 잡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마침 팀원들과도 미팅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목요일에 잡힌 두 회의에 더해 같은 날 팀원들과 회의를 해야 할까, 아니면 금요일로 일정을 잡아야 할까?
2. 노련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개발팀 관리자인 민리는 이번주에 두 개의 회의를 소화해야 한다. 회요일에는 예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회의인 전략위원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예정이다. 다음날에는 익숙하고 비교적 쉬운 업무인 신입 인턴 오리엔테이션 세션을 맡는다. 이 두 가지 회의와 함께 민리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와 거의 완료돼 몇 가지 최종 손질만 필요한 두 가지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 작업도 직접 수행해야 한다. 화요일에 어려운 프로젝트를 몰아 처리하고 수요일에 쉬운 프로젝트를 처리해야 할까, 아니면 계획을 바꿔야 할까?
테일러와 민리의 접근 방식은 굉장히 일반적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회의 일정을 압축해 시간을 절약하거나, 집중적인 개별 작업을 하는 날에 중요한 회의도 몰아서 해 어려운 숙제를 빨리 끝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전략은 특히 근무일 에너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좋은 선택이 아니다.
필자들은 기술 회사 및 지적 업무와 관련한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정규직 지식 근로자 400여 명의 일일 업무 활동을 추적하는 두 가지 연구를 수행했다. 근무일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회의, 개별 업무, 기타 활동과 에너지 수준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상사로부터 근로자들의 작업 성과와 창의력을 포함한 성과에 대한 평가도 받았다.
그 결과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지식 근로자의 에너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회의에 소요되는 총시간이 아니라 개별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 대비 회의 시간이 차지하는 상대적인 비율이다. 연구 결과, 지식 근로자가 개별 업무에 비해 회의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그날의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 짧은 산책, 가벼운 대화, 간단한 독서 등 작은 휴식 활동에 참여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기적인 에너지 보충에 필수적인 이런 휴식 활동의 부재는 업무에 해를 끼친다. 이렇게 손상된 에너지는 결국 지식 근로자의 업무 수행능력, 창의성, 직장 내 직무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회의와 개별 작업을 적절히 구성하면 근무시간 동안 '압력 상보 효과(pressure compleme ntary effect'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압박감이 높은 개별 작업과 압박감이 낮은 회의, 또는 반대로 압박감이 낮은 개별 작업과 압박감이 높은 회의와 같이 두 가지 상호보완적인 구성을 하면 개인의 에너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호보완적 효과는 지식 근로자가 아직 하루의 업무에 지치지 않았을 때, 특히 오후보다는 오전에 가장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 회의에 소요되는 총시간뿐만 아니라 하루 중 개별 업무 시간 대비 회의 시간이 차지하는 상대적 비율을 따져라. 회의와 개별 업무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면 근무시간 내내 필수적인 휴식과 에너지 보충이 가능하다. 회의를 한꺼번에 몰아 처리하면 다른 날에는 여유롭게 일을 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하루에 많은 회의로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회의와 개별 업무가 서로 업무 강도와 휴식을 보완할 수 있도록 근무일을 설계하라. 업무 강도가 높은 회의와 낮은 개별 작업을 함께 진행하거나 반대로 업무 강도가 낮은 회의와 업무 강도가 높은 개별 작업을 조합하는 것이 좋다. 같은 수준의 압박감을 주는 활동을 한 기간에 몰아넣기보다는 어려운 작업과 회의를 다른 날 또는 하루 중 다른 시간대에 분산하라.
3) 근무일 스케줄링을 할 때 전체적으로 접근하라. 회의나 개별 작업을 단순히 편의상 캘린더에 맞추기보다는 근무일 구조에 미칠 수 있는 더 큰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일정을 짜는 것은 단순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근무일의 업무 배치 패턴을 변화시킴으로써 잠재적으로 에너지와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염두에 두라.
다음 질문은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유용하다.
이 일정이 특정 날짜의 회의와 개별 업무 시간 간의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회의를 하루 중 특정 시간에 추가하면 개인 업무 시간이 지나치게 줄어들어 필요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희생하게 되는가?
이 일정으로 인해 하루에 압박이 심한 회의와 업무가 연달아 발생하나? 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내 일정에서 회의나 작업을 배치하는 데 있어 고강도 업무와 저강도 업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혼합할 수 있는 더 좋은 위치가 있나?
지식 근로자에게 회의 관리는 단순히 회의 효과와 시간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일상적인 일정관리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개별 업무와 회의를 배치할 때는 시간배분과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모두 고려해한다. 이런 측면을 염두에 두면 미묘한 스케줄링의 함정을 피하고 예상치 못한 에너지와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di/category_id/6_1/article_no/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