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혁신을 만드는 선택의 기술'
흔히들 혁신은 천재적인 영감이나 신이 개입한 결과라고 믿고 싶어 하지만 진실은 그보다 훨씬 따분하다. 학습과 혁신을 위한 조직 전반의 시스템 구축이든, 인류의 위대한 혁신가들은 그저 현명한 선택을 통해 유레카의 순간에 도달했다. 즉 그들은 큰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몇 가지 하위 문제로 세분화해 이전에 해결했던 방법을 찾아보고 이를 고유한 방식으로 결합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냈다. 필자는 이 방법을 '더 크게 생각하기(Think Bigger)' 방법이라고 부른다. 연구에 따르면 세상을 바꾸는 솔루션을 만드는 프로세스에 선택의 과학을 도입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사회심리학자들은 '선택에 대한 만족도를 극대화하려면 무제한의 선택지를 주지 말라'는 놀라운 진리를 깨닫게 됐다. 필자와 동료들이 연구한 것처럼 선택권을 어느 정도 부여하되 명확한 제약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환경은 원하는 옵션을 자신 있게 선택하도록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1990년대 이후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혁신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선택에 대한 연구를 적용하고 있다. 솔루션을 만들려면 문제를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각각의 큰 문제는 여러 개의 하위 문제로 구성돼 있으므로 다양한 하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선택은 혁신의 원동력이다.
예를 들어 1899년 헨리 포드가 자동차 회사를 설립했을 때 그는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까'라는 큰 문제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그는 문제를 하위 문제로 세분화했다.
- 어떻게 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생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재료비를 줄일 수 있을까?
이런 하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새로운 해결책도 필요 없었다. 그는 이미 존재하는 방법들 중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구조화하면 프로세스에 유용한 제약 조건을 추가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브레인스토밍에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은 본인이나 팀원들이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는 유용하지만 정보가 부족할 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질 낮은 아이디어만 쏟아낼 뿐이다.
초이스 매핑은 선택의 과학에 기반한 활동으로, 상상력이 이끄는 대로 가능한 많은 해결책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먼저 가장 큰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하위 문제로 세분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기증된 장기를 안전하게 운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하위 문제는 다음과 같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기증된 장기를 위생적인 상태로 운송할 수 있을까?
기증된 장기를 적절한 온도에서 보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장기 운송과 관련한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
초이스 맵에 이런 하위문제를 나열한 후에 '선례(precedents)'라고 부르는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다. 선례는 하위 문제가 있는 동일한 영역 안에서 찾을 수도, 전혀 다른 영역에서 찾을 수도 있다. 영역 밖에서는 아래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도 있다.
식품회사는 운송 중 식품의 신선도를 어떻게 유지하나?
부서지기 쉬운 유리 조각품을 배송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인가?
신생아와 함께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제빵사는 웨딩 케이크를 결혼식장까지 어떻게 운송하나?
이런 모든 옵션을 눈앞에 두고 생각에 불을 붙이면 하위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뒤집을 수 있다. 각 하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적절한 방식으로 결합하면 훌륭한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트랜스메딕은 기증자가 이미 사망한 후에도 장기를 기증할 수 있도록 FDA 승인 기기인 '하트 인 어 박스(Heart in a box)'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단순히 장기를 냉동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따뜻한 조건을 재현해 장기의 보관 수명을 연장하는 '관류(perfusion)'기술로 이 솔루션을 찾아냈다.
초이스 맵은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방식으로 사고를 제한함으로써 의사결정의 골디락스 존에 도달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무 아이디어나 브레인스토밍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검증된 솔루션을 수집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음, 이를 조합해 부분의 합보다 더 큰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 마크 드웨인이 한 세기 전에 이미 통찰력 있게 말했듯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수많은 오래된 아이디어를 가져와 일종의 정신적 만화경에 넣을 뿐이다. 여기에 순서를 넣으면 새롭고 흥미로운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조합을 계속 만들어내지만 그 조합은 이미 모든 시대에 걸쳐 사용돼 온 오래된 색유리 조각과 같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di/category_id/5_1/article_no/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