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성아 Nov 17. 2023

관리자 파이프라인 재구성

HBR '관리자 파이프라인 재구성'

관리자들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무엇보다 날로 가속되는 디지털화와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점점 더 다양한 책임을 맡고 있다. 새로운 조사에 따르면 관리자 54%가 업무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 반면 직원 중 절반만 자신들의 관리자가 앞으로 2년 내 팀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나 일론 머스크 같은 일부 리더는 관리자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고 싶어 하지만 일반적인 조직은 스킬과 개발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스킬 숙련도를 높여도 관리 효과는 평균 4% 정도밖에 향상되지 않는다. 다방면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고려해야 하지만, 방금 앞에서 인용한 통계자료의 출처인 리서치 및 자문 회사 가트너의 최신 연구는 관리직에 적임자를 투입하는 것이 기업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치라고 지적한다. 개인 공헌자(individual contributor)로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을 관리자로 승진시키는 것이야말로 조직 관리를 성공적으로 해내는 열쇠다.


출처 : 픽사베이


"너무 많은 관리자가 물건을 사고 잘못 산 것 같아 후회하는 일종의 구매자의 후회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의 저자 중 한 사람인 가트너 HR그룹의 브렌트 카셀 부사장은 말한다. 그와 그의 팀은 전 세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과 관리자 9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거의 100명에 달하는 HR 리더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직원 3명 중 거의 2명이 현재나 미래에 구성원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실제 관리자 5명 중 1명은 선택할 수 있다면 직책을 맡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HR리더 중 조직의 선발 과정이 관리직에 적합한 인재를 배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9%에 불과했다. 이런 괴리를 해결하려면 관리자 파이프라인을 채우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카셀 부사장과 동료들은 말한다.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권고 사항을 제시하고 자신들이 연구한 기업인 WPS 헬스 설루션에서 관리자 파이프라인을 혁신한 방법을 설명한다.



1. 사람들이 스스로 관리직에 자원하게 하라


개인의 뛰어난 성과는 관리자의 스킬을 지녔다고 믿을 만한 예측 변수가 아니다. 최근에 끝난 WPS의 관리자 선발 프로그램 첫해에 관리자들은 유망한 관리자 후보를 뽑았으나 동시에 직원들이 직접 후보자로 자원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개인은 자신이 관리직에 적합한지, 관리직이 장기적인 목표에 부합하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가트너의 스와가탐 바수 수석 이사는 말한다. 또한 승진 결정권자들이 무의식적인 편견에 빠지지 않도록 해서 관리자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할 수 있다. 



2. 엄격한 지원 절차를 보장하라


기업은 관리자들이 관리직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스스로가 심사숙고하게 해야 한다. 많은 기업에서 리더십 역량 모델을 개발하거나 공감능력, 적응성, 진정성 등 관리자가 갖춰야 할 특성을 정의하고 있다. 지원자들이 이런 특성을 갖추고 있는지, 어떻게 갖추었는지를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몇 기업은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WPS를 포함한 다른 기업은 지원자들에게 직장이나 외부에서 관리자로서 바람직한 자질을 어떻게 보였는지 설명하는 글을 쓰게 한다. 탈락한 사람들에게는 나중에 다시 지원할 때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세한 피드백을 전달해야 한다. WPS에서는 이후 지원에 도움이 되는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서면 지원서를 익명처리하므로 다시 지원하는 사람들이 어떤 편견이나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



3. 관리자를 지망하는 직원들에게 가장 어려운 역량을 준비시켜라


선발이 끝나면 조직에서는 자신이 정말 관리자로서 적성이 맞는지 개인이 발견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성과 검토 과정과 같은 직무 메커니즘보다는 급여 형평성, 사회정의 지원, 원격근무 및 해고 등 점점 더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질문을 받았는데 답을 모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는 본인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직원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등을 후보자들이 고민해 보도록 격려해야 한다. 


WPS의 교육은 온라인 모듈과 P2P 방식의 토론, 업무와 관련 없는 쌍방향 소통 훈련 등이 혼합된 형태다. 후보자들에게 부모의 재산을 나누기 위해 형제자매를 만나는 상황 등 회복탄력성을 시험한 경험들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한다. "많은 관리 기술은 정말로 인생 기술입니다." 바수 수석 이사는 설명한다. "관리자가 되는 여정은 직장에서 처음 시작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



4. 이탈을 정상적인 것으로 여겨라


효과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도중에 일부 참가자는 관리자가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다거나 적어도 현재는 그렇다는 사실을 인식할 것이다. WPS에서는 후보자들이 자기 성찰에 일주일을 보낸다. 이때 이들은 관리자의 역할이 기대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지, 그 역할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여전히 관리직을 추구하는지 등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된다. 회사는 여정에서 빠지기로 결정한 후보들에게 낙인을 찍는 대신 축하를 건넨다. 후보 탈퇴에 대한 벌칙은 없으며 처음부터 교육에 선발되지 않은 다른 지원자들처럼 다시 지원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킨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조사 대상 관리자의 절반만이 조직에서 사람들이 보수와 존중 면에서 아무런 불이익 없이 관리자에서 직원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HR 부문과 고위리더들 사이에서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바수 수석 이사는 말한다. "개인으로서 성과를 내는 전문가는 고위관리자 못지않게 기업의 성공에 중요합니다."


가트너의 연구는 관리자와 직원이 성공하기 위해 조직이 취해야 할 새로운 조치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담스러운 절차를 줄이고 관리직에 대한 기대를 재설정해야 한다. 관리자들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단지 기술만이 아닌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야 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우선 누가 그 일에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재고 없이는 의미 있는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없을 것이다. 카셀 부사장은 말한다. 그는 지원 절차를 직원 중심으로 엄격하고 편견 없이 설계해 필요할 때마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준비가 된 미래 리더를 수혈하는 강력하고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category_id/2_1/article_no/2080/page/2


매거진의 이전글 양질의 경험보다 '함께하는 경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