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소비자는 양질의 경험보다 함께하는 경험을 선택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때론 타인과 함께, 때론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어떤 경험은 함께하는 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컨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영화 관람객의 90%는 다른 사람과 함께 방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독서나 그림 그리기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데 더 적합한 경험도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스스로 결정하지만 기업의 선택이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한 줄에 좌석이 2개씩 있는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나 1인용 바 좌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처럼 기업은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소비자가 다른 사람과 함께 또는 홀로 있도록 독려한다.
이런 결정은 고객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질이 떨어지도라도 친구나 연인과 함께 경험하는 것과 양질의 서비스를 받되 따로 떨어져서 경험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면?
최근 소비자 심리학 저널에 게재된 필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는 '동반자와 물리적으로 가까이하기 위해' 저품질 서비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요가 수업처럼 상호작용의 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이나 긴 휴가를 함께 보내기 위해 비행기를 탈 때처럼 나중에 함께할 시간이 많은 것을 알면서도 함께 한다. 심지어 기업이 1인을 위한 서비스임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소중한 사람과 물리적으로 함께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만족도가 낮은 경험을 선택하거나 질 높은 경험을 건너뛸 정도로 함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소비자 불만족, 매출 감소, 비즈니스 기회 활용 부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우리는 연구를 통해 마케터가 필요시 소비자가 동반자와 떨어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몇 가지 전략을 발굴했다.
먼저 우리는 사람들이 혼자 하는 경험이 더 즐거워도 함께하는 경험을 선택할 것이라는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에 게재된 인터랙티브 연극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리뷰를 분석했다. 이 연극은 뉴욕에서만 할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이다. 참여자들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재현한 여러 개의 극장식 방을 돌아다니게 된다. 제작자는 혼자일 때 최적화된 경험을 누릴 수 있기에 관객이 정숙해야 하고, 각자의 속도에 맞춰 걸어야 하며, 파트너와 함께 있으면 관객과 배우 사이에 장벽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뒤풀이는 체험 종료 후 내부 바에서 안내를 받았음에도 관객들이 대놓고 동반자와 함께 다닌 건수가 분석했던 312건의 리뷰 중 45건이나 됐다. 그뿐 아니라 동반자와 함께 다닌 방문객은 따로 다닌 방문객보다 해당 체험에 대한 트립어드바이저 평점을 약 25% 낮게 줬다.
다음으로 우리는 소비자들이 파트너와 함께하는 시간을 경험의 질보다 우선시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실험실과 온라인 환경에서 일련의 실험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텍사스 A&M 메이스 경영대학원 행동연구실에서 학생들에게 다른 참가자와 초콜릿을 몇 개씩 나눌지 선택하도록 요청했다. 초콜릿은 1인당 1개씩 2개를 받아 함께 먹거나 1인당 2개씩 4개를 받아 따로 먹을 수 있었다. 나눠 먹을 사람이 낯선 사람이 아닌 새로운 친구라고 안내한 경우 더 많은 사람이 초콜릿을 함께 먹되 적게 먹는 옵션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궁극적으로 사람들은 아는 사람과 함께한 경험을 기억하고 싶어 하며 물리적 근접성이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하더라도 경험의 질이 낮으면 즐거움이 덜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 활동을 함께한 기억 자체가 소중하기 때문에 여전히 즐거움이 덜한 경험을 선택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에리카 J. 부스비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누군가와 경험을 할 때는 그 경험이 처음부터 긍정적일 때만 즐거움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마케터와 고객 경험 관리자는 딜레마에 빠진다. 고객들이 1인 활동을 독려하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품이나 서비스가 마음에 든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활동 중 부분적이라도 소비자 혼자 참여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면 소비자의 보다 질 높은 경험 선택을 장려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동반자가 동일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 혜택 받길 꺼리는 소비자 성향을 고려해 수혜자의 동반자에게도 같은 혜택을 제공하면 특별 대우에 대한 사람들의 수용도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예컨대 여행을 자주 하는 승객의 배우자에게 TSA 프리체크 패스를 추가로 제공하는 식이다. 그러나 금전적, 공간적 제약 때문에 고객의 전반적인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무료 혜택이나 할인 혜택을 늘 제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를 들어 비행기에 인접한 일등석 좌석 2개가 없을 수 있다. 이렇게 연석이 없을 때 함께 여행하는 두 생각에게 무료 일등석 승급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
파트너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것이 반드시 즐거움을 극대화하지 않는 이런 상황에서는 '활동의 기능적인 측면을 제시'해 서로 떨어져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비행은 가족 휴가 기간 동안 함께하는 많은 활동 중 하나다. 이때 비행을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을 위한 실용적 활동임을 강조하면 여행자들은 보다 나은 경험을 위해 떨어져 앉도록 독려할 수 있다. 즉 항공사는 떨어져 있는 일등석 좌석 두 개를 커플에게 제공할 때 "업그레이드해 드립니다!"라고만 안내하지 말고 "비행시간 동안 충분히 쉬어두세요.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모험이 시작되니까요"라고 덧붙일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소비자가 일부 경험은 함께하되 일부 시간은 각자의 관심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다. 필자들의 연구를 참고한다면 마케터는 소비자들이 사회적 유대라는 측면을 일부 유지하면서 즐거운 '나 홀로 경험'을 활용하도록 독려하고, 이를 통해 질이 낮은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발생하는 고객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필자들의 연구 결과는 특히 교육이나 자기 관리처럼 물리적 근접성이 반드시 즐거움을 극대화하지는 않는 활동에 유의미하다. 소비자들이 함께하는 공유 경험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고 고객에게 더 큰 행복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di/category_id/3_1/article_no/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