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글로벌 기업이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면'
겉으로 보기에는 해외 비즈니스 확장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 보인다. 오늘날 모든 기업은 단 몇 초 만에 세계 여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모바일 앱을 출시하거나 디지털 광고를 구매함으로써 원하는 국가에 있는 고객을 타기팅 할 수 있다. 온라인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의 등장으로 기업은 초기부터 여러 국가에 동시 진출하는 것이 쉬워졌다. 이로 인해 사업초기부터 곧바로 전 세계에 진출하는 '글로벌 네이티브' 기업이 생겨났다.
아마존이나 엣시(Etsy)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출시할 수 있는 실물 제품이 아니어도 비즈니스 초기 단계에 가능한 일찍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드레센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의 파트너들은 글로벌 진출에 걸리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디폴트 글로벌(default global)' 기업이라는 새로운 물결에 대해 글을 썼다. 디폴트 글로벌 기업은 몇 개의 해외시장에 진출하기까지 통상 5년이 걸리는 '디폴트 로컬(default local)'기업과 대조를 이룬다. 디폴트 글로벌 기업은 비즈니스 3년 차에 진출한 시장 수가 디폴트 로컬 기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또한 스트라이프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한 기술 기업의 89%가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기업이 되기 전에 해외진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을 구축하는 일은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미묘하고 복잡해졌다. 과거에는 기업이 보다 통제된 방식으로 의도에 따라 한 번에 한 시장에만 확장하는 것이 가능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글로벌 성장이 훨씬 더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접근 방식에는 위험이 따른다. 한 시장의 고객이 다른 시장의 고객보다 더 적은 가치를 제공받아 차별받는다고 느낀 고객은 그 제품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 이는 고객에게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비즈니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공을 거두고 있더라도 이제는 기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다양한 국가의 고객이나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평한 조직(GEO, Globally Equitable Organization)으로 운영되는 회사를 구축해야 한다.
필자는 글로벌 기술 회사인 허브스폿(HobSpot)에서 8년 동안 해외 진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속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을 향한 뚜렷한 변화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중요한 트렌드가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 과거에는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은 주로 새로운 시장의 매출이나 고객 수를 포함하는 정략적인 지표를 가지고 성공 여부를 엄격하게 따졌다.
오늘날 글로벌이 새로운 기본값이 되면서 단순히 세계 여러 지역 간의 매출 점유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새로운 평가 기준은 고객 지향적이다. 기업들은 다른 지역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매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최고의 글로벌 기업들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각 시장의 현지 고객들은 지리적 제약 없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우리의 비즈니스를 이용할 수 있을까?
디지털 시대에는 지역에 따라 고객 경험을 조정하지 않아도 글로벌 진출을 하기가 쉽다. 그러나 기업이 충분한 차별화를 하지 못하면 현지 고객과 진정한 관계를 구축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현지 경험을 공평하게 제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동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실수하는 부분은 '글로벌 레버리지'라는 이름으로 모든 시장에 쿠키 커터식의 일률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지화를 통해 고객에게 주려는 가치를 다르게 정의하고 도출하더라도, 모든 시장의 고객은 동일하게 만족할 수 있다.
스타벅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전 세계 모든 매장에서 비슷한 품질의 아메리카노, 카페라테를 주문할 수 있다. 하지만 루쿠마 과일이 재배되는 페루의 고객은 스타벅스에서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특별히 개발된 메뉴인 루쿠마 크렘 프라푸치노를 주문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실제 제품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도 현지에 맞게 조정한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글로벌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계절, 휴일, 현지 전통에 따라 국가별로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을 맞춤화한다.
아래 표는 기업이 전 세계 신규 시장에 진출할 때 공평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정 사례를 보여준다.
대부분 글로벌 기업, 특히 디지털 및 소프트웨어 제품을 파는 기업들은 전 세계 모든 시장에서 항상 한꺼번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낀다. 이는 자연스러운 경향이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각 현지 시장에 불균형적인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 '모든 시장에서 모든 것'을 하는 대신 선택적으로 현지화하려는 진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새로운 현지 시장에 가장 적합한 전략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접근 방식도 다르더라도 동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정으로 고객에게 공평한 경험을 제공하려면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언어를 포용하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글로벌 마인드를 가능한 한 빨리 구축하도록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직책에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직원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GEO의 일원으로서 같은 방향을 볼 수 있다.
회사에서 새로운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때 다음 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접근 방식이 공평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 프로젝트 : 이 프로젝트가 한 시장의 고객 니즈를 중심으로 설계됐는가, 아니면 여러 지역을 포괄하는 프로젝트인가?
- 언어적 포용성 :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 시장 고객의 언어 및 문해력 요구 사항을 고려했나?
- 운영상 적합성 : 계획을 실행할 때 현지 팀과의 마찰을 방지할 수 있도록 계획에 지역적 차이를 고려했나?
- 균형성 : 리소스, 특히 자금과 인력이 우선순위 시장을 지원하도록 조정돼 있나?
- 공감 : 현지 시장의 고객 및 리더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요구를 진정으로 고려하고 있는가?
이 다섯 가지 간단한 원칙을 리더십 팀의 사고방식의 중심에 두는 습관을 들인다면 자연스럽게 전 세계 고객에게 공평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di/category_id/7_1/article_no/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