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불황을 이기는 힘, 자포스에서 배워라>

세계 유일의 기업문화와 고객관리 전략

by 최성아

2009년 7월, '아마존, 온라인 신발업체 자포스 인수'라는 뉴스가 발표됐을 때, 미국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앞으로 아마존을 이길 수 있는 기업은 자포스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면, 자포스는 IT의 힘과 맨파워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자포스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다. 객관적인 정의를 하자면, 자포스는 신발과 의류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하지만 자포스는 스스로를 '서비스 컴퍼니'라고 부른다. 신발이나 옷 같은 물건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자포스는 직원 개개인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추구하는 회사이며, 2009년 글로벌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23위를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자포스의 가장 큰 특징은 '행복을 창조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경영자는 누구나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한다.


웃음이 넘치는 즐거운 직장을 만들고 싶다.

직원 고객, 경영자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이런 회사를 꿈꾸며 만들고 싶어 하는 CEO라면 '자포스'에 흥미를 느낄 것이다.


131045_274054_2216.jpeg 출처 : https://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1045



1. 직원과 고객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 그것이 회사를 장기적 번영으로 이끄는 최강의 전략이라 확신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자포스 CEO인 토니 셰이는 이것을 일명 '행복의 배달'이라 불렀다. 자포스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콜센터나 고객센터라는 명칭 대신 '컨택센터(Contact Center)'라 부르는 부서가 있다. 이곳은 전화뿐만 아니라 메일, 라이브 채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객과 접촉한다. 그런데 자포스의 컨택센터는 매뉴얼이 없다. 즉, 고객을 대하는 직원이 인간 대 인간으로 고객과 마주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과 상황에 따라 서비스의 '내용'은 달라진다. 그리고 이것은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잊기 어려운 체험'을 제공하게 한다.


2. 그런 면에서 자포스는 다르다. 자포스에게 서비스는 파는 물건이다. 그래서 서비스를 비용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자포스에 있어 '서비스'는 오히려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의 충성도를 쌓기 위한 투자인 것이다. 이것은 자포스가 보통의 유통회사처럼 상품을 꼭 파아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자포스가 진짜 팔고자 하는 것은 '고객의 감동 체험'이고, 순간의 이익을 올리는 것보다 그것이 훨씬 중요하다 믿는다.


3. 오늘날 고객이 요구하는 것은 체험의 커스터마이즈다. 수많은 고객 중 하나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대해주기를 바라는 감정적인 욕구가 등장한 것이다. 문제는 시스템의 힘만으로는 이런 감정적 욕구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구조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것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구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구조와 사람이라는 두 요소를 갖추었을 때 비로소 고객에게 궁극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4.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자포스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자포스는 '직원과 고객'을 가장 귀중한 재산으로 여긴다. 직원 개개인의 가치를 북돋워주고,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감동 서비스를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 그것이 자포스가 추구하는 목표이자 최대의 과제이다.


5. 조직으로서의 강점과 직원의 개인 가치를 모두 살리기 위해서는 회사와 직원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때문에 회사와 직원 간의 가치관 공유가 없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 가치관은 기업문화로 바꿔 말할 수 있다. 경영자와 직원 모두가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가능해질 때 '조직'의 강점을 살리면서 '개인의 가치'도 살리는 회사가 될 수 있다.


6.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의미, 다시 말해 삶의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시대에는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회사는 이익을 넘어선 목표, 즉 '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 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포스, 구글, 아마존 같이 IT버블과 닷컴 신화 붕괴를 넘어 살아남은 기업들은 '기술'과 '사람'이라는 극단적인 두 요소의 균형을 잘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최첨단 기술에 얽매이기보다는, 같은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7. 자포스에는 10가지 핵심가치가 있다. 직원에 있어 핵심가치는, 근무시간에는 입고 있다가 집에 가면 벗어버리는 유니폼이 아니다. 오히려 직원들의 사내 활동과 더불어 사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그에 맞는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준다.


8. 자포스에는 입사를 하게 되면 4주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자포스 트레이닝의 핵심은 집단 토론과 개개인의 마음을 통해 자포스 문화가 어떤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천을 통해 '자포스의 서비스 정신'을 배우게 된다. 4주 과정 중 2주간은 컨택센터에서 전화를 받으며 직접 고객을 상대하게 된다. 자포스에서는 고객 서비스가 특정 부서의 업무가 아니라, 회사의 존재 이유라고 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9. 이렇게 트레이닝이 끝나고 나면 신입사원을 위한 특별한 또 다른 배려가 있다. 컨택센터에 배치된 직원들에게는 다시 3주간의 '부화 기간'이 있다. 혼자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멘토라 불리는 코치에게 자포스만의 전화 응대법에 대해 자세히 지도를 받는다. 더불어 '앰버서더'도 붙는다. 앰버서더는 멘토와는 다른 역할을 하고 있는데 멘토는 고객 응대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지만, 앰버서더는 신입사원이 자포스 문화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앰버서더의 역할은 업무에만 한정되지 않고, 신입사원이 안고 있는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10. 자포스는 '파이프 라인(Pipeline)'이란 이름의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은 5년에서 7년 정도 근무한 직원들의 리더십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더불어 직원들이 자신의 적성과 가장 잘 맞는 업무를 찾을 수 있도록 사내의 부서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새로운 것을 계속 배울 수 있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유능한 직원이 새로운 경력 관리는 모색하기 위해 다른 직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11. 자포스에는 상근 코치인 닥터 빅(Dr. Vik)이 있다. 닥터 빅은 자포스의 직원과 각 부서가 다음 레벨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이때 받는 코칭은 전액 무료다. 신입사원들은 닥터 빅과 함께 '30일 목표(Goal)'를 수입하도록 장려한다. 이때 면담은 한 사람당 30분간 진행되는데 인생에 있어서의 목표와 일에 있어서의 목표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면담이 끝나면 각자 30일 동안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 목표를 달성한 직원에게는 표창장이 수여되며 전체 직원들 앞에서 닥터 빅이 주는 인증서가 낭독되고 축하의 박수를 받는다. 신입사원들은 목표 달성의 기쁨, 지속적인 습관의 향상, 승자의 문화를 가슴에 새기며 자포니언이 된다.


12. 자포스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각종 지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온갖 지표를 재고 측정하고, 또 측정한다. 다만 그저 '수치'라는 것만 강조할 뿐 그에 의존하지 않는다. 컨택센터에는 전날 누계, 월간 누계, 전년 같은 날의 기록들을 비교 대조한 자료들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전화, 메일, 실시간 채팅 등을 통해 하루에 응대한 문의 건수와 고객의 평균 대기시간, 총 매출액과 컨택센터의 매출 그리고 컨택센터 매출이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 한 직원당 달성한 매출액 등을 모든 직원이 공유하도록 한다. 더불어 컨택센터 부서에서는 NPS(고객 충성도) 조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13. 자포스 컨택센터 내에는 '리소스 데스크(Resource Desk)'라는 팀이 있다. 리소스 데스크는 컨택센터 직원을 지원하기 위한 부서다. 리소스 데스크의 목적은 단 하나, 컨택센터 직원의 보좌에 만전을 기해 고객을 감탄 체험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서비스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에서 서비스는 업무가 아니다. 기업의 존재 의의고, 직원이 살아가는 자세이며, 마음속에 깊이 각인된 그 기업의 성장 DNA다.


14. 자포스는 고객이나 직원, 즉 사람이 미디어라 생각한다. 기업의 가장 귀중한 자산인 '사람'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이런 자포스의 관점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입소문 마케팅을 이끌고, 직원의 연대감을 강화시켜 자발적인 브랜드 전도사가 된다.


15. 일하기 좋은 기업은 임직원들 간에 두터운 신뢰가 형성되어 있으며, 자신들이 하는 일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직원들이 재미나게 일한다. 직원도 행복하고 고객도 행복하고 회사도 행복하려면 가장 먼저 직원이 행복해야 한다. 기업은 직원 개인의 자아실현을 지원하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회사가 지향하는 목표와 직원 자신의 목표가 일치해야 한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나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고 회사에도 공헌할 수 있다고 직원이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때, 그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XL.jpeg 출처 : 예스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