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 이사'의 브랜딩 이야기
브랜딩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법은 "꾸준함과 진정성"입니다. 상투적인 답변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2006년 새해 첫날부터 출근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지금 생각하는 현대카드가 아니었어요. 모든 디자인은 외주 업체에 의뢰하던 상황이었는데 제가 브랜드기획팀 밑에 디자인 파트장으로 갔습니다. 저 빼고 아무도 없었고 그 당시만 해도 층마다 있던 흡연실이 제 자리 바로 앞자리였어요. 제가 들어오고부터 인하우스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디자이너를 뽑았고, 그렇게 디자인 파트에서 팀, 디자인실까지 갔어요.
2012년도 6월에 이직 결정을 했는데, 당시 현대카드가 막 디자인으로 주목받던 때였어요. 저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안주해서 꾸준히 올라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디자인 불모지에서 내 브랜딩, 디자인 역량을 꽃피워 보자라는 생각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마침 대신증권도 50주년을 맞아 CI도 바꾼 상태였고, 이후 바로 합류했습니다. 디자인이라는 게 브랜딩의 한 요소잖아요. 그 안에 마케팅도 있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채널도 있고, 공간도 있고. 카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영역을 조금 더 확장해보고 싶었습니다.
대신증권에 처음 와서 맡은 건 MTS 리뉴얼, 굿즈 만들기, 신사옥 공간 기획, 유튜브 채널, 블로그 운영 등 많았습니다. 그런데 뭘 디자인하고 브랜딩 했느냐보다는 왜 했느냐가 중요하죠. 그래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게 브랜드 정의를 다시 내리는 거였어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다 다르더라고요. 사실 로고가 브랜드의 전부가 될 수 없고, 유튜브 채널도 마찬가지죠. 그런 요소들이 다 모여서 브랜드가 되는 건데 그걸 전체적으로 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저는 가치 있는 콘텐츠, 경험도 삶의 큰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내 삶의 자신이 금융에만 국한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다양한 일을 하지만, 그릇은 똑같습니다. 삶의 가치를 만들어 준다는 브랜드 정의에 다 담기는 것들이죠. 증권사에서 브랜드가 뭐가 중요하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든 업계가 그렇듯 상품이 절대적 우위에 있는 게 아니라면 그 회사가 갖고 있는 긍정적 이미지가 선택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첫 번째 목표는 주식 초보자들이 '어느 증권사 써야 해?' 했을 때 그중 대신증권이 낄 수 있는 정도만 돼도 성공적이다 했어요.
이직하면서도 경영진들에게 이야기를 해줬어요. 브랜딩이 광고, 행사 몇 번 잘했다고 되는 게 아니다. 현대카드도 10년 넘게 꾸준히 디자인, 브랜딩 해왔기 때문에 최근 들어 조명받고 있는 거다. 경영진도 여기에 공감을 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투자가 있으면 더 빨리 갈 수 있겠지만, 향후 10년 안에는 제가 그리는 긍정적인 브랜드가 돼있지 않을까 싶어요. 뭘 하든 사실 순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루트로 들어와도 소비자에게 공감을 줄 콘텐츠가 충분하다면 '지금처럼 꾸준히, 진정성 있게 하면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12년째 계약직이다 보니 매년 저한테 하는 얘기가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 안 된다'는 거죠. 매년 성과를 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내가 회사에서 어느 정도 가치고 퍼포먼스를 내는지는 자기 자신이 정말 잘 알거든요. '나 이제 감 떨어졌구나, 끝났구나'싶을 때쯤이면 그만두지 않을까 싶어요. 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은퇴하는 게 목표입니다. 커리어 정점을 찍는 것보다 천천히 꾸준히 가고 싶어요.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5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