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칼럼니스트 정동현 작가'의 글쓰기 비법
첫 째는 리듬이에요. 프로의 글에는 '리듬'이 있어야 합니다. 글의 첫머리부터 독자를 사로잡아야 해요. 속도감 있는 리듬으로 '글에 점점 빨려든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해요. 음악, 영상, 글 모두 똑같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리듬감을 공유해야 돼요.
둘째는 '타자에 대한 배려'입니다. 아마추어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집중해요. 프로는 다릅니다. 남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써요.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글쓰기를 하는 겁니다.
마지막은 '변화'예요. 독자에게 새로움을 계속 줘야 합니다.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그 스타일만 고집하면 안 돼요. 발전하는 글쓰기를 해야 합니다.
칼럼 기고 초반에 있었던 일인데 대화로 글의 도입부를 시작했더니 한 기자님께서 "글의 첫 문장을 대화로 시작하는 것은 참 게으른 습관입니다."라는 피드백을 보내왔습니다. 글의 도입부를 고민 없이 쓰는 제 태도가 게으르다는 걸 지적한 거죠. 글의 도입부를 '몇 년 전일이다', '내가 고등학교 때~'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지 않는 겁니다. 안일한 태도로 글을 대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글의 퀄리티가 떨어지면 바로 교체될 수 있거든요.
지금까지 쓴 음식 칼럼 중 '맛있다'라는 표현은 딱 한 번 썼어요. 단순한 말을 '얼마나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가'가 글쓰기의 핵심이니까요. 좋은 것을 '좋다'라고 쓰지 않고 다르게 보여줘야죠. 다르게 표현하려면 다양한 글을 읽어야 합니다. 저는 글을 마무리하는 법을 배우고 싶을 땐 시집을 펼칩니다. 여운을 남기는 스킬을 배울 수 있죠. 글에 낯선 뉘앙스를 주고 싶으면 영어로 된 음식 칼럼을 읽어요. 어떤 식으로 음식을 표현했는지, 주변의 경관은 어떤 문장으로 썼는지 살펴봅니다. 특히 외국 칼럼을 읽고 글을 쓰면 마치 번역한 것 같은 느낌이 나는데 글에 신선함을 줄 수 있어요.
칼럼을 쓸 때 독자가 글에서 이탈하지 않는 글을 쓰려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이 탄탄해야 합니다. 글의 서두에 문제를 던졌다면 결말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돼요. 완결성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음식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칼럼을 쓰는 게 아니에요. 독자에게 음식과 관련된 추억, 느낌,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글을 씁니다. 초보 푸드 칼럼니스트가 자주 빠지는 함정은 분자요리나 고급 스시처럼 사람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음식만 소재로 삼는 거예요. 하지만 대중은 김치찌개, 짬뽕처럼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 관련 글을 더 선호합니다. 평범한 음식을 먹었을 때 내가 어떤 기억을 느꼈는지, 그 감정을 되살리려고 푸드 칼럼을 읽으니까요.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4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