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에서 구속까지, 정해진 항로를 탈출하는 법
우연찮게 부자를 만나 했던 경험을 공유하니, 다들 좋은 기운을 받아 부자가 되면 좋겠다. G는 주식으로 확실히 거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돌이켜보면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교훈이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누군가는 이미 G의 고객일 수도 있다. 그러면 안심해라. 축하한다.
형 G와의 인연은 대학원에서 시작됐다. 그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주식으로 성공한 사람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난다. IMF 때 3천만 원으로 시작해서 크게 잃고, 재기했다고 했다.
2000년대 중반, 나와 만났을 땐 이미 200억 원대 부자였다. 학생 때라 G가 말해준 종목에 투자할 여력은 없었다. 물론, 돈이 있어도 안 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버틸 인내심도 없고, 무엇보다 안목이 없었다.
G가 추천한 종목은 모두 크게 올랐다. 정말 좋은 기업이라 말하던 회사엔, G 스스로 졸업 후 직접 입사했다. 현재 그 기업은 국민 모두가 아는 초우량주가 되었다. 퇴사 후에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투자회사를 차렸다. 혹자는 G가 못 해도 지금은 1,000억은 가졌을 거라 말한다.
G를 만나기 전의 나는 부자가 되고 싶어도, 존경하진 않았다. 능력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만 있었다. 돈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었기에 부자가 됐다고는 인정하기 싫었다. 운이 좋거나, 부모를 잘 만난 거라며, 현실을 외면했다.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반은 맞았다. 겉은 같았으니까.
학생 시절의 G가 경제를 말할 때면, 석학이 앉아있는 것 같았다. 의사처럼 한국 경제에 청진기를 대고 진단했다. 해박한 지식. 사건과 사실의 맥을 뚫는 통찰력.
‘이 사람. 내 상대가 아니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나 스스로 서민인 이유를 깨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G의 얼굴엔 항상 여유가 있었다. 그 여유와 내면의 행복을 한 번쯤은 갖고 싶었다. 하지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은 절망의 손을 잡고 왔다. G가 되기 위해 지식을 채워도, 통찰을 흉내 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뒤늦게 알았다. 주식은 머리와 큰 상관이 없었다. 머리는 남의 돈을 모시기 위해 설득할 때나 필요하다. 혼자 떵떵거리며 사는 정도에 만족한다면, 똑똑할 필요까진 없었다. 머리는 투자한 기업의 대표가 잘 쓰면 된다. 개인투자자에게는 두뇌보다, 마음 다스리기가 수백 배 중요하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인재’들과 진검승부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애널리스트가 될 생각도 없고, 투자회사를 차리지도 않을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시장을 단순히 ‘욕망의 노예가 모인 장터’로 보면 된다. 욕망을 다스리는 자가 승자가 된다.
나는 G에게 두 가지를 배웠다.
첫째, 스스로 노력해야 부자가 된다. 여기엔 종목 발굴도 포함된다.
둘째, 자신의 그릇만큼만 돈이 모인다. 나를 비롯한 G 주변 사람이 바로 그 증거다. G의 자산은 계속 커졌지만, 주변에 부자 된 사람은 없었다. 베일에 싸인 특별한 비밀을 찾는 이들에겐 보석도 짱돌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민은 부자가 숟갈로 돈을 떠서 먹여줘도, 뱉어낸다.
부자와 서민은 다르다.
사고방식, 행동양식, 습관 등에서 차이가 난다. 부자가 되려면, 그들을 연구해야 한다. 처음엔 무작정 따라 한다. 익숙해지면 몸에 맞게 개선한다. 다행히 부자의 면면을 파헤친 책이 많다. 예를 들어 부자는 본업에 충실하고, 인맥관리가 철저하다.
부자와 서민의 차이를 ‘돈’의 측면으로 한정해보면, 부자의 핵심능력은 두 가지다. 부를 키우는 능력. 부를 유지하는 능력. 둘 다 잘하면 거부가 된다. 유지하는 법만 전수해도, 삼대를 간다. 그래서 부자들은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경제교육을 철저히 한다.
백억 대 이상 부자 둘의 예를 들었다. 하나는 부를 만들었고, 하나는 상속받은 부를 잘 유지했다. 부자의 비밀을 모두 엿보긴 어려웠을 테지만, 무언가 다르다는 힌트는 얻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 반공교육 끝물을 탔다. 만화 각시탈에선, 북한군이 늑대로 나왔다. 부자에 대한 시각도 그랬다. ‘부자 하면 졸부’였다. 흥청망청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사람. 그러나 살면서 본 부자들은 다 이유가 있었다. 부를 스스로 일구었든, 받았든 간에.
나는 한 때 포커를 좋아했다. 원정도 많이 다녔다. 우스운 얘기지만, 수백 억을 주식 증여받은 재벌그룹 아들 J도, 포커판이 끝나면 ‘형. 개평 좀 주세요.’ 했다.
그거 얼마라고 달라고 한다고? 돈 관념은 더 투철하다. 그래야 부자다.
서민들은 말한다.
‘있는 놈들이 더 하네. 더해.’
부자가 되고 싶다면, 제대로 질문할 필요가 있다.
‘있는 놈들이 더한 것인가? 아니면, 없는 내가 너무한 것인가?’
읽을만하셨나요? 다음 주엔 '부자의 5법칙'이 연재됩니다. 라이킷, 구독 감사합니다. 계신 곳으로 좋은 기운 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