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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세정 Nov 02. 2024

구독에 지친 당신[매경이코노미 2282호]

몇 개나 구독하고 계시나요

구독 경제 시이 올해 1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 이커머스 시장 전체 거래액이 약 200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급속도로 성장한 구독 경제에 적지 않은 이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너무 많은 멤버십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최근 주요 구독 서비스가 잇따라 가격을 올리면서 '구독플레이션'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교묘하게 가입을 유도하고 해지를 어렵게 만드는 '다크 패턴'도 이슈이다.


구독은 기업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 이탈을 방해하는 '록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매달 고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한다. 멤버십 구독자는 비구독자보다 2~7배까지 더 소비를 한다고 한다. 한번 구독을 시작하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데도 매달 자동결제 되기에 방치되고 있는 구독서비도 많다. 기업들이 너나없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은 배경이다.


문제는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  한국 소비자는 매달 4만원을 구독서비스에 지출한다고 한다. 특정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싶어 구독을 시작했다가 접속조차 안 하는 OTT가 생겨날 수 있다. 다른 OTT의 독점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새로 구독할 수밖에 없다.   국내 서비스 중인 OTT만 해도 8개다. 거기에 음원 스트리밍, 전자책, 쇼핑, 배달 이모티콘 멤버십까지.


오프라인 매장도 구독 열풍에 합류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0월부터 '버디패스' 구독 서비스를 시험 운영 중이다. 월 9900원에 오후 2시 이후 음료를 30% 할인받을 수 있다. 아메리카노 기준 월 8잔 이상 마셔야 본전인데, 오후 2시는 사람들이 주로 출근길, 점심시간에 커피를 구매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애매한 시간이다.


최근 구독료를 올린 업체가 많아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담은 더 늘어났다. 구독과 인플레이션 합성어인 '구독플레이션'이 신조어로 떠올랐을 정도이다. 유튜브는 1만450원이던 프리미엄 요금제를 1만4900원으로 인상했다. 이어 디즈니 플러스도 9900->13900원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사실상 인상을 단행했다. 플릭스도 역시 마찬가지. 뭐 하나 구독하면 한 달에 최소 15000원 정도는 감당해야 한다. 쿠팡 또한 올해 8월부터 우 회원 멤버십 구독료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가격 부담은 올라가지만 해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구독하 편의성에 익숙해진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록인을 풀기 어렵다. 구독료를 인상해도 체감하는 혜택은 크지 않다. 점점 부담감만 커진다.


'다크 패턴'에 구독당한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무료 체험 뒤 유료 결제 수법은 가장 흔한 방법이다. 유료 결제로 자동으로 넘어가 버리니 오랫동안 구독료가 나가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발견하게 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커져간다.


어떻게 하면 구독공화국에서 내 돈을 지켜가며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을까.

유튜브 프리미엄의 경우 나라마다 구독료가 다르다. VPN 등을 이용해 접속 국가를 바꿔서 구독료를 아끼는 사람들이 있다. 꼼수로 볼 수도 있겠으나 매월 나가는 구독료가 아까운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무료 체험의 경우 안 하는 게 상책이다. 혹여 호기심에 무료 체험을 하게 된 경우 반드시 유료로 전환되는 날짜를 캘린더에 입력해 놓아야 자동결제를 막을 수 있다. 알람지 맞추어 놓으면 더 확실하다.

넷플릭스의 경우 최근 공유 정책이 강화되어 제3자와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아 졌다. 하지만 나머지 OTT들은 아직까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공유가 가능하다. 공유서비스인 피클플러스 등을 이용하면 구독료 절반정도 아낄 수 있다.


OTT 같은 경우는 한번 구독을 시작하면 본전 생각에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시간 보내기 일쑤다. 차라리 다른 취미생활을 찾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른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이 돈이 더 들 수 있는 것은 함정이나 최소한 내 시간이 순삭 되지는 않는다. OTT 한번 시작했다가 정주행 하며 주말이 사라져 버린 경험이 있다. 거기에 밤늦게까지 보다가 다음날 일상까지 영향을 받기도 한다.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게 정신건강상 좋다. 밖에 나가서 하늘도 보고 숨도 크게 쉬어보자. 약속이 없다면 동네 도서관으로 향해보자.  세상에는 재밌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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