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를 다스리기
회사에서 충실히 근무하고, 역량을 함양하고, 남는 시간에 자기 계발까지 하다 보면 어느새 내 옆에는 '피로'라는 별로 반갑지 않은 벗이 찾아올 거다.
벗이라 하는 이유는, 자주 보는 주변의 친구처럼 대하라는 거다.
주변을 보라. 몇 명의 친구들이 있는가? 이 중에서 반갑지 않은 친구는 누구인가?
반갑지 않지만 친구라는 인연을 놓지 않는 이유는 가지각색 이겠지만, 결국 인연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반갑지 않은 벗, 피로이지만 잘해주자.
찾아오면 싫은 내색하지 말고, 달래주고 왜 왔는지 의중을 파악해 보는 것이다.
그 친구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거운 스트레스, 과한 업무 노동, 어쩔 수 없이 미소 짓는 가식적인 미소, 동료와의 불화 등의 이유로 찾아왔을 것이다.
한병철의 피로사회를 보면, 피로가 일상화되고 그 피로가 지난 시대와는 다른 피로라고 진단한다.
피로가 생활화돼있다는 거다. 과거보다 훨씬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시간도 많은 여유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해야 하는 시간은 줄지 않고, 더 많은 풍요와 욕심을 채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지불해야 하는 사회인 것이다.
현시대는 피로라는 친구를 떼어 놓으려야 떼어 놓을 수 없다.
이제는 그 친구를 달래고, 그 친구와 잘 지내보자.
제일 좋은 방법은 그 친구와 한적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대화는 불필요하고 그저 같이 걸으며 머리를 비워보는 거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비우는 법은 바로 산책이다.
개만 산책을 시키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도 산책을 시켜줘라.
일단 하루에 일정한 시간에 산책을 하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혈액이 산소와 영양소를 몸속 구석구석까지 운반한다.
특히 공원이나 숲과 연계된 둘레길 같은 곳을 걸으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우리의 뇌를 휴식시키는데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휴식과 함께 머리에 쌓여있는 쓰레기 같은 잡생각을 버리고 머리를 맑은 상태로 비울 수 있다.
산책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도 많다. 캠핑 의자와 미니 테이블을 들고 한강 공원등에 나가서 물멍을 때리며, 지나가는 라이더들, 쉬고 있는 사람들을 그냥 구경하는 거다. 이때 자기가 먹고 싶었던 음식과 술을 준비해서 즐겨보자. 혼자서!!
혼자 한다면 좀 많이 어색할 수 있다. 어색한 이유는 자기와의 진지한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평소에 가져보지 못한 이유가 크다. 몇 번만 이렇게 나의 피로, 스트레스를 비우는 작업을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거다.
내 동창중 하나는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회사 출장 다녀온 후,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모텔에 일박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인간도 있다는 거다.
각자만의 방법으로 피로라는 친구와 잠시 거리를 둘 수 있는 비우는 방법을 찾아보고 밑져야 본전이니 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