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기소개서를 쓸 때, 그때의 막막함이 생생합니다. 대단한 경험을 한 것도 아닌데, 회사에서는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작성해야 할 문항이 참 많습니다. 회사마다 문항이 또 달라서 경험을 자기소개서 여러 개를 작성하다 보면, 진이 빠지더라고요.
근데 20개 정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다 보니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궁금증을 충족시킬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인사(HR) 업무를 하면서 이 방법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방법은 나의 경험을 성과 - 과정- 역량의 3단계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성과 - 과정 - 역량의 3단계 분석
회사가 알고 싶은 건 단순합니다."이 친구, 이 일을 잘할까?"입니다. 이걸 알아보려면 먼저 탐색할 대상이 있어야겠지요. 이게 성과입니다. "근데 이 친구 혼자 한 건가?" "뭐가 중요한지 알고 한 건가? "이런 걸 알아보기 위해 그 방법을 물어봅니다. 이건 과정입니다. 이렇게 성과와 그 과정을 종합하면, "이 친구, 이 일을 잘하겠구나" 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잘하는 것`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역량이 됩니다. 나의 대표 경험들을 이 원리대로 정리해보면 자기소개서 쓰는 것이 쉬워집니다.
1) 성과: 도입부
성과는 보통 자기소개서 항목의 도입부(첫 줄 또는 소제목 등)에 해당합니다. 두괄식으로 성과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성과는 검토자가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합니다. 보고서의 소제목을 작성하듯이 핵심 키워드를 사용하여 간결하게 작성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학회라는 동아리 활동을 했다면, 프로젝트 중 대표 결과를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한 지역사회 활성화"로 적어볼 수 있습니다.
추가로 증빙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성과가 어떤 맥락에서 차별화되는지 설명합니다. 당시 학교 주변 음식점의 홍보를 해서 매출을 높였다면 "2019년 서대문구 B업체 매출 20% 증대"로 성과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성과는 반드시 매출 증대나 시스템 효율화 등의 재정적인 결과가 아니어도 됩니다. 중요한 건 특정 기간 중 만들어낸 결과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그 흐름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2) 과정: 본문
자기소개서 내용 중 본문에 해당합니다. 자기소개서 도입부에서 성과로 검토자의 관심을 끌었다면, 이제 그 성과를 만들어 낸 노하우를 적어봅니다.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면, 다른 상황에서 내가 어떤 성과를 만들 수 있는지 설득할 수 있습니다.
성과 달성 과정에서 문제나 갈등이 발생한 지점, 협업하면서 수행한 역할, 의사결정의 근거 등이 과정에 주로 사용하는 테마입니다. 이 부분은 다방면으로 고민해서 작성해야 합니다. 자기소개서는 면접의 근거자료 가 되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구성해두지 않으면 면접이 진행될수록 밑천이 드러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매출 하락의 핵심 원인을 "대학생이 선호하는 마케팅 결여"라고 판단했다면, 분석과 판단의 근거를 강조합니다. 마찬가지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용"했다면, 어떤 인플루언서를 정했고, 그것이 왜 효과적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분량이500자 내외인 경우 3단계로, 700자 이상은 5단계로 구성하면 적당합니다.
3) 역량: 결론
자기소개서의 결론에 해당합니다. 기업은 직무의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 싶어 합니다. 자기소개서의 결론은 이걸 키워드로 제시하는 겁니다. 명확한 성과와 그것을 이루어낸 과정을 미루어볼 때, 나는 이런 걸 잘한다,라고 최종 마침표를 찍는 것이지요. 따라서 도입부에 달성한 성과를 제시하고, 본문에 과정을 명확하게 설명한 후, 결론에서 해당 직무에 적합한 역량을 명시한다면, 채용담당자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B 업체 매출 하락 원인을 "대학생 맞춤형 마케팅 경험 부족"으로 파악했다면,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는 "분석력"이라는 강점을 갖췄다고 어필할 수 있습니다. 최근 활용도가 높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했다는 과정은 마케터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기획력'으로 설명할 수 있겠지요. "바이럴 마케팅 적용"은 고객과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경험 구조화 3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케팅 동아리 경험 구조화 예시
내 경험, 평소에 정리해두자
성과 - 과정 - 역량 작업은 저학년 때부터 학기 말에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취업시즌에 구조화를 하더라도 충분히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준비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화를 빨리 시작할수록 각 단계에서 얻는 효과가 시간이 갈수록 커집니다.
성과를 쓰는 것 자체로 목표 지향적인 자세를 갖게 되고 더 나은 성과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과정을 정리하면서 문제 상황에서 나만의 문제 해결 노하우를 쌓을 수 있습니다. 역량을 키워드로 종합하면서 나의 강점을 발견하고 어필하는 퍼스널 브랜딩이 시작됩니다.
예시로 든 동아리 외 다른 활동도 성과 - 과정 - 역량의 흐름에 따라 정리해두면, 자기소개서 각 항목별 구조와 에피소드를 갖출 수 있을 겁니다.다음의 활동 별 성과 - 과정 - 역량 예시를 참고해서 지금 한 번 정리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