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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쁨작가 마드쏭 Oct 27. 2022

안녕, 난 더 이상 네가 아냐

좋아하는 일과의 이별

좋아하는 일과의 이별

행복이 뭘까?



 2년 3개월 가까이 매주 월요일 새벽 5시 오디오 방송을 했다. 어릴 적 방송반을 하고 싶었던 나는 누가 시켜주지 않아도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는 오디오 채널이 좋았다.


"매주 어떻게 쉬지 않고 할 수 있나요?"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연휴에도 방송하였다. 목소리를 녹음해야 되는 일이라 소음에 민감했다. 그래서 다들 잠자는 새벽이나 밤에 녹음했다. 녹음하기 전 스크립트를 써야 하고 녹음 후에는 잡음 제거, 음악 삽입 등 편집을 해야 다. 녹음하기 전 무슨 내용으로 방송할지도 정해야 니 한 번 방송을 하는 데 꽤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런데 그 일을 하면서 힘든 줄 몰랐다. 매주 방송하는 것이 즐거웠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어 감사했고 행복했다. 아니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디오 방송을 꾸준히 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기회도 얻었다. 나는 상대를 모르는데 오디오 방송을 통해 나를 알게 되는 사람들, 그들로부터 기회가 찾아왔다. 커뮤니티, 온라인 교육채널에서 강의 제안을 받았고 내가 '지칠 줄 모르는 꾸준함'으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처음부터 그런 것들을 예상하고 시작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 일을 지속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100일 동안 좋아하는 일도, 아무것도 하지 마라."라고 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겠는가?

'아니 왜?!'


 오디오 방송을 통해 구독자 사연을 읽어드리며 누군가에게 마음을 대신 전달하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또는 사람들과 오가는 대화 속에서 느낀 것들을 공유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하지 말라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일로 누군가에게 도움 줄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냐?!'

반발심으로 어떻게든 그것을 해야 되는 이유를 찾았다. 내가 힘들어하면서 마지못해 하는 일도 아닌데 뭐가 문제일까? 학창 시절 때부터 여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본 적 없던 나로서는 어떤 것도, 특히 좋아하는 일을 하지 말라는 말에 강한 저항이 생겼다.






 평소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에 가있는 동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혼자 잘 놀고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도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어느 날 지리산에서 30여분 혼자만의 시간으로 목적지까지 걸어가면서 그때서야 오롯이 나를 느꼈다. 엄마, 아내, 딸, 리더 등 어떤 역할로서가 아닌 단지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함께 하는 나를 느꼈다. 그때 문득 '내가 오디오 채널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하는 질문이 떠올랐는데 그제야 알았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왜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는지. 그것이 나에게 사라진다고 상상하니 마치 내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멈추기 힘들 정도로 눈물이 났다. 내가 이 정도로 여기에 빠져있었던 것일까? 단지 좋아해서 시작했고 즐겼을 뿐인데 그게 뭐라고 마치 '나'인 것처럼 허(虛)한 느낌이 드는 것일까.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고해야 되는 것처럼 가슴이 아렸다.



'아... 진짜 내려놓아야 되겠구나...!'

오디오 방송 나와 동일시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내가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까지 내려놓아야 함을 알게 되었다. 계속 중독된 상태로 이것을 지속한다면 죽음에 이르러서야 지금과 같은 공허함을 느낄 것 같았다. 경제적 자유뿐만 아니라 어떤 것에 구속됨 없는 마음의 자유. 어떤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다. 관계에 있어서의 어떤 역할도 때가 되면 보내야 되는 지점을 만난다. 영원한 만족이 없는 물질에 대한 소유욕도, 어떤 일에 대해 애정이라 불릴 수 있는 집착도 없이 그냥 '나'로서 존재하고 싶다. 더 늦기 전에 오디오 방송 없이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행복을 밖에서 찾으면 죽을 때까지 얻을 수 없다. 물질적 풍요든, 남보다 뛰어난 재능, 우호적인 관계든 언제나 상대적이다. 영원한 만족이란 없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남들이 말하는 행복과 성공을 쫓느라 '나'는 잊어버린다. 최후에 남는 것은 가장 중요한 '나'를 찾지 못했다는 깨달음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과 상관없이 '온전한 나'를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디오 채널 운영 여부와 관계없이 '나'로 있으며 충분한 만족과 기쁨,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그동안 나의 가치를 높여 주었던 오디오 방송과의 이별을 알린다.

'안녕, 마드쏭의 마음 드라마'

이 '마음'이 지금보다 더 평화롭고 온전한 진짜 내 마음을 만날 때까지 잠시 안녕.



행복이란 
밖이 아닌 '나 존재 그 자체'에 있다. 






<마드쏭의 마음드라마 마지막 방송>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757/clips/109



<2년 3개월동안 처음부터 함께한 팟빵>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7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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