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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쁨작가 마드쏭 Oct 29. 2022

자유 자유 자유

자유로운 삶을 위한 '나' 여행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감정을 만난다. '계속 이대로만 같아라' 지속하고 싶은 좋은 감정, '보고 싶지 않아. 저리 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나쁜 감정, 또는 잔잔한 파도같이 고요한 감정 등 매 순간 다양한 감정이 지나간다. 




 예전에는 금전적 제약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꿈꿨다. 하지만 부와 운도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되니 내 마음 상태는 어떠한지 궁금해졌다. 언니와 자주 다투던 어린 시절에는 무심코 뱉은 말에 상처받은 예민한 언니의 반응 덕분에 나를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가 한 말과 행동이 어떤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말이다.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했지만 잘 들여다보면 언니의 말대로 내 마음에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감정의 씨앗이 있었던 것이 맞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간을 보내던 때가 있었다. 어느 날 버스 안 창가에 앉았는데 나의 상황과 상관없이 눈부신 햇살과 따스한 햇볕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아... 햇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밝고 따뜻한 기운이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시어머니는 아무리 며느리에게 잘해줘도 불편하다고 하는데 우리 시어머니는 결혼 전에도, 후에도 같이 있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님도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셨지만 오랜 시간 절에 다니신 덕분일까...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시고 내 의견을 존중해주셨다. 친정엄마처럼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 나를 걱정하고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감이 준 편안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롤모델을 묻는다면 햇살과 시어머님이 떠오른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있으면 따뜻함과 기쁨,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람. 그러기 위해선 내 마음부터 그것들로 채워야 한다.  




 보통 자신의 마음에 분노, 서운함, 짜증, 외로움 등 부정적인 마음이 들면 빨리 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른 일로 관심을 돌리며 외면하거나 참으며 그 고통을 혼자 다 감수하려고 한다. 또는 그 감정에 휩싸여서 마치 감정이 곧 자신인 것 마냥 폭발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어느 쪽도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외면하거나 참으면 또 다른 유사한 상황에서 같은 감정을 만나게 된다. 해결하지 못한 감정은 트라우마처럼 계속 나타난다. 그렇다고 감정을 여과 없이 직접 표현하는 것은 상대방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도 권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나도 본의 아니게 모든 방법을 해보았지만 앞서 말한 어떤 방법도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았던 방법은 그 감정과 직면하는 것이었다. '아...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웠던 거구나.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수치심이었구나. 남에게 인정받고 싶었구나. 주변의 상황에 네가 상처받고 힘들었었구나.' 내가 어떤 감정이었는지 이름을 붙이고 인지하고 받아들이자 부정적인 감정도, 그런 감정을 느낀 나 자신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받아들이니 그냥 그렇게 감정도 지나갔다. '알아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치 '나 좀 봐줘!' 하고 직접 마주할 때까지 계속 내 마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만 같다. 봐주기만 해도 쉽게 지나가는 것을... 그것이 내가 나와 만나는 감정 여행을 시작한 이유다. 부정적인 감정도, 많이 좋아해서 나를 즐겁게 해 줬던 긍정적인 감정도 받아들이자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아니, 일부는 아직 벗어나고 있는 중이다.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자 그것으로 구속받지 않고 예전보다 점점 더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지고 있다. 



 누구나 자유를 꿈꾼다는 것은 누구나 지금 무언가로부터 구속받고 있다는 것과 같다. 부와 성공, 인정에 대한 집착, 가족, 사회에서의 다양한 역할, 의식하지 못한 어떤 감정들에 얽매여 있다. 집착한다는 것은 결국 결핍을 의미하고, 결핍을 느낀다는 것은 자신을 계속 부족한 상태로 머무르게 한다. 의식적으로 전환시키지 못한 부정적인 감정들 역시 부정적 에너지를 만들어 계속 좋지 못한 에너지 흐름으로 나를 이끈다.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나를 알아가는 것이었고 나의 마음과 만나는 여행이었다. 일상을 살아가는 게 바쁘겠지만 앞으로도 하루의 일정 시간은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그것이 지금처럼 낭독이어도 좋고, 글쓰기, 감사일기, 새벽시간이어도 좋다. 어떤 방법도 좋으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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